[허진권의 문화칼럼] 아끼다 오물된다
상태바
[허진권의 문화칼럼] 아끼다 오물된다
  • 운영자
  • 승인 2015.08.04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31)

봄이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 중 50대 이상은 어린 시절 먹을거리가 없어 초근목피 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는 물자 절약이 미덕이었다. 물건을 아끼면 부자가 됐다. 공장에서 만든 물건은 없어서 못 팔던 시절, 필자도 아끼고 아끼는 축에 들었다. 쓰던 재료, 특히 종이는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 그렇게 모아둔 것들은 쓰지 않게 된다. 따라서 공간은 정리가 되질 않았다. 수년 전부터 버리려 한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함에도 지금까지 끌어안고 있다. 매번 “가족과 작품 말고는 다 버리자!”고 하면서도 말이다.

▲ ⓒ허진권, LIFE, 118X84cm, 혼합재료, 2015.

그렇다.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아끼려고 모아둔 물건이 차지하는 공간을 비용으로 따져도 버리는 것이 옳다. 특히 맛있는 음식은 아끼지 말고 그때그때 먹어야 된다. 과거 못 먹던 시절을 생각하여 아끼면 결국 음식물 쓰레기통에 들어간다.

하지만 버려서는 안 될 것이 있으니 살아온 역사와 생명이다. 그럼에도 정신을 찾는 이들은 세상에서 격리된다.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면 노인네 취급 받는다. 지금 주변은 온통 즐거움을 찾는데 혈안이다. 매체의 발달로 우리 주변은 영상물 홍수다. 뮤직비디오로 시작해 즐길거리, 진기명기한 것들을 담은 것들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노아 시대는 40주야였지만, 오늘날 영상물의 끝은 짐작도 못하겠다. 어쩌면 그칠 것 같지 않다. 젊은이들은 자극이 없으면 외면한다. 감각, 감각, 그리고 또 감각! 온통 자극 뿐이다. 젊음의 특권, 그것은 자극이다.

하지만 자극 뒤에는 권태가 따른다. 우리는 그 공허함, 그 고독이 가져다주는 결과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샘물은 쓰면 쓸수록 더 맑은 물이 나온다. 생명! 버릴 수 없는 아주 소중한 생명도 마찬가지다. 써야 될 곳에 아낌없이 나누다보면 향기 나는 삶이 된다. 그리고 더욱 건강해진다.

이 시대 크리스천들은 자기의 그 소중한 생명을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일에 아낌없이 사용할 때다. 이와 같은 생각들로 제작한 필자의 최근 작품 ‘LIFE’로 안내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