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중의 문화칼럼] 레퍼런스, 창작과 표절을 가르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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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연중의 문화칼럼] 레퍼런스, 창작과 표절을 가르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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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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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연중의 CCM프리즘 (20)

레퍼런스(reference)의 사전적 의미는 ‘참고, 조사, 언급’이다. 학술적으로는 연구논문의 작성을 위해 참고한 문헌을 의미한다. 예술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기 위한 ‘기준’이자 ‘시작점’으로도 정의 할 수 있다. 그래서 음반작업시 기획단계에서 각 단계별 모델이 되어 줄 ‘레퍼런스 CD’를 선정하거나, 영화제작시 장르나 컨셉, 편집 등 에서 기준이 되어 줄 ‘레퍼런스 필름’을 찾기도 한다. 이런 경우, 레퍼런스에 대한 올바른 적용은 창작활동을 돕는 예술적 동기부여라는 표현이 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좀 더 쉽게 그 의미를 살펴보자. 일본의 유명한 개그작가 그룹인 후루타치 프로젝트 팀이 쓴 ‘기획의 발견’을 보면 ‘제로에서 1은 나오지 않는다’는 정의가 나온다. 이는 모든 창작물에는 첫 시작점이 있고 롤 모델이 있다는 표현이다.

‘비틀즈 이후의 창작은 없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영국출신의 4인조 그룹 비틀스가 현대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런 비틀즈 조차도 버디 홀리나 엘비스 프레슬리를 카피하며 음악적 영향력을 키웠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예술은 모방에서 나왔다는 정의는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다.

한 아티스트의 창의적인 작품은 다른 아티스트를 모방하는 과정 속에 환경, 개성, 습관 등 다양한 융합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미술가로 꼽히는 피카소는 “예술은 도둑질이다”고 정의했고 영국 락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데이비드 보위도 “내가 공부해야 할 단 하나의 예술은 뭔가 훔쳐올 만한 게 있는 예술이다”라고 했다.

미국의 크리에이터 오스틴 클레온은 “모든 창작물들이 이전의 다른 창작물들의 토대위에서 만들어졌으며 세상에 오리지널은 없다”고 단정한다. 이는 표절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는 기준점인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는 해석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예술문화계에서는 위대한 작품을 존경의 표시로 인용하는 ‘오마주'와 기존 저작물의 형식이나 소재를 익살스럽게 풍자 표현하는 ‘패러디'를 모두 하나의 창작 기법으로 인정한다. 이같이 인정 받으려면 인용과 풍자에 대한 주체가 무엇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

창작이 표절로부터 좀 더 자유스러워지려면 작가의 선명한 양심과 이에 대한 레퍼런스가 무엇인지 당당히 밝히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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