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나의 이야기 아닌, ‘하나님의 이야기’로 묵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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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나의 이야기 아닌, ‘하나님의 이야기’로 묵상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4.27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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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탐구센터, ‘한국교회 QT운동, 다시보기’ 주제로 포럼 개최
▲ 매일 일정 성경 본문으로 말씀을 묵상해 삶에 적용하는 큐티는 이제 성도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건훈련으로 자리잡고 있다.

“매일 Q.T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한국교회 성도라면, Q.T를 해야 한다는 권유를 한번쯤이라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신앙생활을 오래한 성도 중에는 매일 Q.T 하지 않으면, 무언가 불안하고 찜찜한 기분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경건훈련 중 하나인 Q.T가 한국교회 성도들의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는 증거다. 매일 조용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삶에 적용함으로 삶의 성숙을 이루고자 하는 경건 훈련인 Q.T(Quiet Time).

어느새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바른 신앙생활의 척도로 한국교회의 중요한 신앙 운동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성경 해석에 대한 바른 이해 없이 그릇된 묵상과 자의적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한된 분량의 성경구절을 통해 자신의 실제적인 삶과 연관된 부분을 적용하려고 애쓰다보면, 성경 전반에서 일관되게 제시된 하나님의 음성을 무시한 채 자신의 ‘이해’와 ‘형편’에 맞는 방식으로 성경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Q.T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Q.T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벌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송인규)는 ‘한국교회 Q.T운동을 주제로 지난 25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세미나를 열고 QT운동이 활발해진 배경을 분석하는 한편 바른 경건훈련을 위한 한국교회 Q.T운동의 방향성을 점검했다.

▲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지난 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한국교회 Q.T운동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개인주의가 Q.T 활성화의 주된 요인

최근들어 Q.T운동이 더욱 부각되긴 했지만, 국내 Q.T운동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지 않다. 대학생 선교단체를 중심으로 5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진행됐으며, 성경 읽기와 기도가 융합된 새로운 경건훈련의 방식으로 외국에서 전래됐다. 특히 과거 새벽기도를 강조했던 우리나라의 문화 속에 Q.T가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은 개인주의적 문화로 인한 신앙적 생태의 변화가 일어난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Q.T운동이 활발해진 배경에 대해 설명한 송인규 소장은 “1970년대 초에는 교회, 지도자, 신자 개인을 공동주의적 견지에서 파악했는데, 20세기 말로 접어들면서 점차 개인주의적 시각이 우위를 점하게 됐다”며 개인주의적 경향의 가속화를 Q.T운동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했다.

송 소장은 “한국교회의 Q.T운동은 표면적으로는 새벽기도의 쇠퇴가 그 이유라면 개인주의 문화, 준 집단주의, 탈권의주의, 선자아주의가 심층적 이유로 작용했다”며, 자기 주도적 신앙생활을 추구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귀결된 당연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간 Q.T의 문제점으로는 실행 과정에서 성경 본문을 그릇되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수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거론됐다.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정당화 할 수 있으므로 경건훈련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일각에서는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말씀을 개인주의적 시각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비판하지만, 이 문제의 소지는 우리의 마음에 있는 것이지 Q.T 경건 훈련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경 본문의 올바른 해석과 적용은 하나의 이상이요, 목표지 모든 이가 현실로 누리는 신앙적 삶은 아니다”라고 진단하며 “성경학자들이나 관련 전문가들이 비판만을 능사로 삼지 말고 어떻게 하면 일반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Q.T가 가진 해석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도와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경, 통으로 읽어야

매일 하루씩 읽고, 묵상하도록 하는 큐티의 방법은 성경을 하나의 역사로 읽게 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토막’으로 인식하게 한다는 우려도 있다. Q.T에 대한 성경해석학적 적용의 고민으로 성도들이 성경의 역사나 문법에 대한 지식 없이 문맥에 어긋난 문자적 해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국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는 성경을 역사 속에서 진행되는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예수가 구약과 이스라엘 역사의 성취요 완성이라고 본 신약시대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새로운 성경 해석의 틀을 마련했다. 즉 성경을 역사 속에 진행되는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이야기로, 종말론적 삶을 위한 안내서로, 신앙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말씀으로 읽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경은 ‘하나님의 이야기’이지, ‘나의 이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즉 성경 묵상은 나 중심의 해석이 아닌, 철저한 하나님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내려다 보는 시각으로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구속사적 성경 읽기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 교수는 “성경은 구약에서 시작되어 그리스도에게서 먼저 성취됐으며, 그의 재림 시에 완성될 유기적 이야기”라며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된 구약의 의미를 우리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경을 지금 여기에서 사는 종말론적 삶을 위한 안내서로 읽을 것”을 제안한 정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은 죄의 세력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고 살아가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는 자들”이라며 우리 시대의 사회, 문화에 대한 성경적 인식에 대한 연구와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발전적 Q.T 생활을 위해 한국교회를 향한 제언을 남겼다. “성경 교육 방법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성경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읽는 관점을 교육시켜야 한다. 주요 성경 신학적 주제들에 대한 교육과 메시지화가 필요하다.”.

Q.T 매체 생산자들에게는 “책별 묵상과 함께 주요 성경신학적 주제별 묵상 기획이 있어야 한다. 주요 성경 신학적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읽을거리를 첨부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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