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찬송가 '출판권'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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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찬송가 '출판권'난항 예상
  • 승인 2003.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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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국찬송가공회 총회가 특별히 주목을 받은 이유는, 현재 교회에서 사용중인 찬송가(통일찬송가)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했다고 하는, 이른바 21세기찬송가 발행을 놓고 그 출판권을 가지려는 업체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성경판매와 함께 수백억원대 시장인 찬송가 출판권을 획득하려는 업체간 경쟁은, 기독교출판 시장 중 수익이 가장 큰 사업으로 갈수록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 총회에서 21세기찬송가 출판권 논의가 다루어질 예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예산편성 항목등 관련사항을 통해 출판권 향방을 나름대로 추측할 수 있기에 현재 사용중인 찬송가를 출판하고 있는 몇몇 일반 출판사 사장이 총회가 열린 찬송가공회 회의실로 찾아와 공회위원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기도 했다.

현재 사용중인 찬송가를 출판하는 업체는 교단들이 참여하는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를 비롯 개인운영 출판사인 두란노, 생명의말씀사, 성서원, 아가페 4곳이다. 당초 공회가 출판권을 준 곳은 서회와 예장출판사 두 곳이었지만 찬송가공회가 잇달아 일반 개인출판사에게도 출판권을 허락해 최근까지 서회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이런 상황은 21세기찬송가 출판권이 교단연합 기관인 서회와 예장출판사에게만 주어져야 할지 아니면 현행대로 개인출판사에게도 주어야할지 판단을 어렵게하고 있다.

일반출판사측은 “지난해 찬송가출판 부수 중 불과 11.4%만을 서회와 예장출판사가 점유했다”면서 “전체판매량의 88%를 점유한 우리에게 21세기찬송가 출판권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회는 하지만 찬송가사업이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면 안된다면서 교회연합이란 대과업을 실현하는 만큼 연합사업기관인 우리가 가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찬송가공회는 총회가 끝난 이후인 지난 6일 임원회를 연 자리에서 21세기찬송가 개발비로 올 예산에 반영된 ‘8억원’을 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 그리고 현재 해설찬송가를 발행하고있는 일반출판사들로부터 지원받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공회 예산은 서회(4억), 예장출판사(4억) 두곳에서만 개발비 지원을 받기로 했으나 “21세기 찬송가출판권을 전제한 것처럼 오해받는다”는 지적에 따라 임원회로 위임된 것인데, 결과적으로 공회측이 21세기찬송가 개발비를 일반출판사로부터 지급받게됨으로써 출판권을 둘러싼 ‘서회-공회-일반출판사’의 불편한 관계는 더 격화될 전망이다.

또 하나, 출판권을 부여받은 업체가 찬송가공회측에 지불해야할, 이른바 인세의 규모 때문에 총회예산, 결산에 관심이 컸었다. 예상대로 지난해 회계결산과 올 예산안 공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인세규모에 대한 무성한 추측만을 남기게 됐다.

지난해 찬송가 전체판매부수의 8.7%만 점유한 서회의 인세규모가 대략 1억3천만원 선에 이른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판매부수의 88%를 차지하는 일반출판사의 인세규모는 상당할 것이란 추정이다.

찬송가공회 운영전반을 평가하고 심사하는 기준인 총회자료가 그동안 비공개원칙으로 다루어지면서 찬송가공회는, 개혁시대 속에서 처음으로 열린 총회임에도 ‘큰 돈으로 재미보는 기관’이란 의혹의 수식어를 여전히 떼지 못하고 있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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