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자비로운 심판은 하나님께 돌아올 기회를 남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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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자비로운 심판은 하나님께 돌아올 기회를 남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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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0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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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우상을 파괴하시는 하나님
▲ 이경직 교수

하나님께서 이집트에 내리신 우박 재앙은 하늘의 여신 누트(Nut)과 대기의 신 수(Shu)를 무력화시켰다. 누트는 질서 있는 우주를 혼돈과 무질서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다. 수는 이집트에 평온한 기후를 주는 존재로 여겨졌다. 이집트 남부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기에 이집트인들은 북부지역에서 내려오는 나일 강을 통해 물을 얻었다. 하늘은 따뜻하고 온화한 날씨를 제공하기 위해 비어 있는 편이 더 좋았다. 이집트 땅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인 가나안과 대조되는 땅이었다(신 11:11).

이스라엘 백성은 하늘에서 무엇인가 내려오기를 언제나 기다려야 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배가 고플 때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하늘에서 양식을 비 같이 내리”셨다(출 16:4). 그들이 “우리의 기력이 다하여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도다”(민 11:6)고 불평하고 울었을 때, “바람이 여호와에게서 나와 바다에서부터 메추라기를 몰아 진영 곁 이 쪽 저 쪽, 곧 진영 사방으로 각기 하룻길 되는 지면 위 두 규빗 쯤에 내리게”(출 11:31) 했다. 하늘에서 무엇인가 내려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복된 일이었지만, 이집트인들에게는 나쁜 일로 여겨졌다.

이집트인들은 하늘보다는 땅에 의지해서 사는 민족이었다. 누트 여신은 땅의 신 겝(Geb)에게 양손과 양발을 디디고서 몸을 활처럼 타원형으로 휘고 있는 여성으로 묘사된다. 이는 하늘조차 땅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고대 신화에서 하늘의 신이 남성으로, 땅의 신이 여성으로 묘사된 것과 달리 이집트에서 하늘의 신은 여성으로 땅의 신은 남성으로 묘사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모세가 하늘을 향해 지팡이를 들었을 때, 누트가 지킨다는 하늘에 많은 구름이 몰려와서 이집트 전역에 우박을 쏟아놓았다. 이는 하늘도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음을 이집트인들에게 가르쳐주었다. 우박 재앙은 습기와 이슬, 비를 책임진다는 여신 테프눗(Tefnut)도 무력한 존재임을 드러내었다. 또한 이집트의 곡식을 보호한다는 세트(Seth) 여신도 무력화된다. 그 우박이 “밭에 있는 모든 것을 쳤으며 우박이 또 밭의 모든 채소를 치고 들의 모든 나무를 꺾었”(출 9:25)기 때문이다. 우박 재앙은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지던 이시스(Isis) 여신을 무력화시켰다. 하나님께서 들에 있던 이집트 종들과 가축들, 밭의 모든 작물과 들의 모든 나무를 꺾으셨기 때문이다.

모세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지팡이를 하늘로 내밀었을 때, 하늘과 대기를 책임진다고 자랑하던 이집트 신들은 하나님 앞에서 무너진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이 너무나 강해보이더라도 만왕의 왕 하나님을 의지하여 그분께 기도의 손을, 기도의 지팡이를 내밀 때 하나님께서는 강한 팔로 응답하신다. 하나님은 “너희 땅에서 너희가 자기를 압박하는 대적을 치러 나갈 때에는 나팔을 크게 불지니 그리하면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너희를 기억하고 너희를 너희의 대적에게서 구원하시리라”(민 10:9)고 약속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거짓을 피난처로 삼을 때 하나님은 이집트를 심판하신 것처럼 “우박이 거짓의 피난처를 소탕”하도록 하신다(사 28:17).

말세에 일곱째 천사가 그 대접을 쏟는 심판이 있을 것이며 한 달란트 무게의 큰 우박이 내릴 것이다(계 16:17, 21). 이집트가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무력화되듯이 그 날에도 하나님을 대적하던 “큰 성 바벨론이 … 하나님의 맹렬한 진노의 포도주 잔”을 받게 될 것이다(계 16:19). 하나님은 이집트에 일곱 번째 재앙을 내리실 때 여전히 자비로우시다. “그 때에 보리는 이삭이 나왔고 삼은 꽃이 피었으므로 삼과 보리가 상하였으나 그러나 밀과 쌀보리는 자라지 아니한 고로 상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출 9:31-32). 하나님은 일곱 번째 재앙을 내리시는 시기를 1-2월로 잡으심으로써 이집트인들에게 밀과 쌀보리라는 양식을 보장해주셨다. 이집트인들은 여전히 밀로 만든 빵을 먹을 수 있었다. 자비의 하나님께로 돌아올 기회가 그들에게 아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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