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칼럼] 평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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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문화칼럼] 평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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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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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성지를 찾아서 (30)

어느덧 마지막 달, 12월을 맞이했다.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뒤돌아보며 감사의 조건을 새겨 본다. 올해는 우리의 마음을 내내 우울하게 했던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해다. 국민 모두에게 잊지 못할 큰 상처를 마음 깊이 남겼다. 또 희생자들의 아품을 함께 나누며 울었던 해였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필자는 배에 물을 채워야 한다는 평형수에 대해 알았다. 평형수는 배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배의 무게를 주어 복원력을 갖게 해주는 중심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월호는 화물을 더 싣기 위해서 평형수를 줄이고 화물로 그 무게를 대신했다고 한다. 배의 아랫 부분에 물을 채워 중심을 아래로 맞추는 평형수가 있다. 그런데 그 물을 빼내고 위에 그 무게만큼 화물을 쌓았다는 것이다. 배가 기울때 평형수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무게 중심이 위에 있으니 배는 전복된 것이다.

대한민국도 커다란 배다. 지금 대한민국의 평형수는 무엇이며 누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가? 평형수를 빼버린 위태한 배처럼 균형감각을 상실한 거대한 구조물 안에 갇혀 살고 있지 않은가? 70~80년대 급속히 늘어난 개신교는 한때 1200만 성도를 자랑하며 세를 과시 했다. 통계청에 의하면 850만 명이 기독교인이라 한다. 숫자가 늘었다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성찰하며 이제 양보다 질에 관심을 써야할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이란 거대한 배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것이 그동안 많은 위기와 시련 속에 목숨을 내놓고 순교의 피를 흘린 믿음의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1920년대 2000만 인구중 2%에 불과했던 기독교 인구임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압제 속에서 이 나라를 지켜낸 기독교는 숫자에 비해 무게감이 월등했음을 알 수 있다. 1920년 조선 기독교신보에 의하면 개신교인들을 24만명 으로 기록하고있다. 진정 평형수를 채우기 위하여 숫자가 아닌 무게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호’에 있어 평형수는 무엇인가? 기독교인들이 평형수의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한국교회는 대한민국호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평형수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 우리는 ‘성도의 숫자가 곧 무게’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성탄의 계절 12월이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우리는 대림절의 절기를 지킨다. 고통 중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망의 빛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린다. 갈등과 대립과 다툼의 현장에 한국교회가 소망이 되길 원한다. 부조리와 폭력과 부패의 사슬을 끊고 국민을 하나로 녹일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겠다.

평형수는 다른 말로 소금으로 빛으로 나타나서 부패하고 어두운 곳곳을 치유하고 밝히는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북녘 땅에도 복음의 빛이 퍼져 나가길 기도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때 내 안에 평형수가 든든히 채워져 있는지 점검하며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계절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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