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효성의 문화칼럼] 이중성과 이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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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문화칼럼] 이중성과 이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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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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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성의 성지를 찾아서 (29)
▲ ⓒ 방효성, 2014, ‘추수를 기다리며’.

감사의 계절, 가을이다. 교회는 추수감사주일을 지키며 한해 동안 받은 은혜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사랑하셔서 신앙의 자유를 주시고 섬길 수 있는 교회를 주심에 더욱 감사하다.

교회나 세상에서 ‘세습’이란 말이 요즘처럼 부정적으로 들리던 시대는 없던 것 같다. 전통을 이어 받아 다음세대로 물려 주는 것인데  중성적인 의미가 꽤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오죽하면 각 교단에서 세습금지를 법으로 만들었겠는가. 자식뿐만 아니라 사돈의 팔촌까지 범위에 넣은 교회도 있고 소속 교회 장로의 자식까지 금지하는 교단도 있다.

얼마 전 별세하신 기독교계 큰 어른이신 방지일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기자가 목사님에게 물었다.“목사님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방지일 목사님은 “밥을 굶는 목회자 아들이 대를 이어 목회를 하겠다고 할 때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어려운 미자립교회에 목회자를 모실 수 없어 아버지 뒤를 이어 자식이 목회를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세습은 어떻게 다른가? 같은 말이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요즘 성직자의 이중직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온다. 목회자가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이러한 문제가 이슈 되는 것은 목사 후보생들과 목사들이 그들을 받아줄 임지가 제한적이다 보니 목사가 임지를 찾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들은 모두 소명의식에 따라 세상의 어떤 것보다 삶을 바쳐 주의 종으로 살기로 헌신한 이들이다.

소명에 대하여 순종하는 마음으로 개척을 하게 되었지만 기도와 전도에 힘써도  일년이 지나도 가족밖에 남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청빙을 기다리는 많은 목사들이 이제 과연 담임목회를 할 수 있을 지 염려하는 때가 되었다. 목사는 목양일념으로 교회를 통하여 말씀의 꼴을 먹이는 목회가 이상적이었다. 이제 전형적인 틀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목사 가운데는 택시기사로 또는 대리기사로 일하고 있고 택배기사도 하며 개척교회를 유지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성직자의 이중직을 공론화시켜야 할 때가 왔다는 말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바울사도는 자비량으로 사역을 감당하신 분이다.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성직자의 이중직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다만 통일된 한국을 위하여 예비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이 있음을 간절히 사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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