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은혜 거부하고, 예수님 닮아가는 교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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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은혜 거부하고, 예수님 닮아가는 교회되길”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4.12.3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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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 미래목회포럼 대표 이윤재 목사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유난히 가슴 아픈 사건들이 많았던 2014년을 보내고, 우리 사회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사명이 한국교회 앞에 놓여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고, 어쩌면 2015년은 가장 첨예한 변곡점에 서 있는지 모르겠다.

t신년 특별대담에서 미래목회포럼 대표 이윤재 목사는 그럼에도 한국교회 안에서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연합할 때이고 그런 운동을 일으켜가겠다는 각오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교회 연합기구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5년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4년은 민족의 가슴에 한이 많았던 해였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고 한국교회도 어려웠던 해였습니다. 그러나 2015년에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어났으면 합니다. 그래서 시무하고 있는 분당 한신교회의 새해 표어도 ‘희망’으로 정했습니다. 희망은 상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약속에서 오는 것입니다. 상황이 어떠하든 약속을 믿고 희망을 선포하는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가슴 아픈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올해는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군대에는 향도가 있습니다. 지휘관을 따르면서도 일반 군인보다는 앞서가는 사람입니다. 지휘관과 군인 사이에 있는 향도는 지휘관에게는 좋은 팔로워(follower)이고, 일반 군인에게는 좋은 리더(leader)여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좋은 치유자, 영적 안내자가 돼야 하고 하나님께 대해서는 좋은 제자, 따르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목사님께서는 얼마 전 미래목회포럼 대표로 취임하시면서 ‘연합’, ‘영성’, ‘미래’ 세 가지 키워드를 강조하셨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발전은 큰 조직을 이루거나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래 목적에 충실히 가는 것입니다. 그 취지와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을 때 떠오른 키워드가 연합과 영성, 미래입니다.

한국교회 역사는 분열로 얼룩졌습니다. 오죽하면 한국교회는 분열로 성장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겠습니까? 개인적으로도 교회 분열의 아픔을 경험했지만 분열은 교회의 신뢰를 잃게 만듭니다. 이제는 연합해야 합니다.

교회 내적으로는 영성의 부재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영성은 예수님과 지속적으로 동행하는 삶입니다. 레너드 스위트의 말대로 한국교회는 교회만 좋아하고 예수님은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자기 사랑의 기독교로 전락했습니다. 자기성공과 자기연민, 자기만족의 3남매를 자녀로 둔 모습과 같이 돼 버렸습니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처럼 스스로를 죽여 세상을 살리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이미 우리에게 와 있습니다. 성경 속 과거가 우리의 미래입니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 가지 키워드에 따라 미래목회포럼의 올 한해 사역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선교 130주년이자 광복 70주년이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미래목회포럼은 한국교회 전체와 공조해 활동하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월 1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신년기도회에도 동참하고, 올 한 해 보조를 같이하려고 합니다. 자체적으로는 오는 5월에는 선교 130주년 광복 70주년 기념전시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교회 연합을 위해 3월 셋째주일을 교회연합 주일로 정하고 강단교류를 적극 추진하려고 합니다. 연합을 하려면 자꾸 만나야 합니다. 합동측과 기장측 목사님이 강단교류로 설교를 했는데 교인들이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실체적인 느낌을 주고 같이 가야 합니다.

이제는 교단을 하나의 색깔로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교단에 따라 고유의 신학이 있지만 다양한 신학을 경험하는 때입니다.

최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이 취임하면서 양기구의 통합 가능성도 높아진 분위기입니다. 올해는 연합기구 사역을 어떻게 기대하십니까?

한기총과 한교연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한 소식은 아주 희망적인 이야기입니다. 올해는 한국교회 연합의 호기라고 생각합니다.

제안하고 싶은 것은 연합기관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우선은 보수적인 연합기관인 한기총과 한교연이 연합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수와 진보 연합기관이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보수와 진보 기관이 매년 돌아가면서 한국교회 대표를 하면 좋겠습니다. 공평하게 한 해씩 맡게 되면 가시적 일치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부활절연합예배 등과 같은 사역을 하되, 한국교회 전체를 대표하는 데는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정관에 못을 박아서 개인에 따라 시스템이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미래목회포럼은 2003년 출범 당시만 해도 한국교회 차세대 목회자들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출범했습니다. 이제는 멤버들이 교계 중진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겠습니까?

‘도랑이 흐르면 강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미래목회포럼은 한국교회의 싱크 탱크로 개혁의 생수이며, 미래 목회를 제시하는 사명을 감당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교단의 목회자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공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또 교회의 주요 이슈를 공론화 해 한국교회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도 더 강화해 가려고 합니다.

특히 미래목회포럼은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도록 격려하고 잘못하는 부분은 지적할 것입니다. 그것은 미래목회포럼이 교단 배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들의 순수한 자생적 그룹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한국교회 위기를 이야기한 지 한참이 됐지만,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회복되는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입니다. 기독교 인구 감소세가 뚜렷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목사님께서 제언하신다면?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은 조금 더 본질적이고 영적인 데 있습니다. 하나님과 연합하고 예수님과 동행해야 하는 본질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상이 들어와 버렸습니다. 세상이 지탄한다고 반드시 교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들어야 할 것은 성경의 음성입니다.

교회는 2천 역사 내내 주목의 대상이었습니다. 포도원에 심긴 무화과나무처럼 언제나 눈에 띌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비판을 받게 되어 있고 비판을 통해 자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회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자기변명이나 합리화하는 자세는 좋은 대처방안이 아닙니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갱신의 주체는 우리가 돼야 합니다.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갱신을 선점해야지 수동적이어서는 안됩니다.

미래목회포럼은 주로 각 교단 갱신그룹 목회자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소속 목회자들은 교단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미래목회포럼 회원들은 건강한 목회를 지향하는 목회자이고 실제 지역사회와 한국교회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올바로 성장하는 교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목회자들이 교단 정치에 함몰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직 교회를 새롭게 하는 데만 쓰임을 받았으면 합니다.

한국교회의 희망적인 부분,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물론 있습니다. 이를 4P라는 표현으로 강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assion(열정)의 DNA가 있고, People(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고, Product(탁월성)에 대한 경험이 있고, Prayer(기도)에 대한 불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4P를 잃지 않는 한국교회가 돼야겠습니다.

희망은 환경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약속으로부터 옵니다. 언론의 기사보다 성경을 믿고, 미래학자의 분석보다 마태복음 16장 18절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또 교회의 외적사역보다 예수님을 닮으려고 하는 본질적 사역에 집중합시다. 값싼 은혜주의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이중표 목사님의 별세신학과 옥한흠 목사님의 제자훈련의 정신은 성화의 정신입니다. 리처스 포스터가 말한 것처럼 ‘은혜는 훈련으로, 훈련은 은혜로 간다’를 실천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눈을 들어 교회 밖을 봐야합니다. 교회는 네 방향을 순서대로 봐야한다고 합니다. 위로 ‘하나님과 예수님’, 옆으로 ‘성도’, 교회 밖 ‘세상’, 안으로 ‘자신’입니다. 이 순서대로 하면 위 ‘예배’, 옆 ‘친교’, 밖 ‘선교’, 안 ‘훈련’으로 연결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단과 개인, 시대에 따른 균형과 조화가 필요합니다. <정리=이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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