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산타 이웃사랑과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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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산타 이웃사랑과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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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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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모 목사 / 인천 내일을 여는 집 이사장

지난 12월 1일, 한신대학신학대학원에서 ‘열린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몰래산타 이웃사랑 성탄연합예배 및 발대식’이 열렸다. 이 행사는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사회적기업의 친환경제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만들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게 함으로써 사회적기업의 판로를 돕자는 취지로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에 참여한 교회와 사회복지기관들은 사회적기업의 물품을 구매해 줌으로써 사회적기업을 돕게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1,000가정이 넘는 취약계층 가정에 선물을 전달하게 되는 일거양득의 행사가 되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 행사가 주는 또 다른 장점들은 많다. 이번 행사에서 사례 발표를 한 한신교회의 예에서 보면, 교인들에게 사회적기업과 불우한 이웃들의 사정을 알리고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선물세트 구입비를 내고 신청함으로써, 성도 개개인이 성탄선물을 전달하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교인들이 우리의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스스로 재정을 내고 선물을 준비하여 산타복을 입고 찾아가 전달하는 것은 매우 신나는 일임에 틀림없다. 노원구의 한 교회는 선물을 전달할 때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바이올린으로 캐롤성을 연주해 주기도 하고 독거노인에게는 안마를 해 주기도 한다. 또 하나는 성탄연합예배와 발대식을 기점으로 이 상품을 구매한 교회와 사회복지기관들이 각 교회와 사회복지현장에서 선물 전달식이나 방문 전달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웃을 사랑하자’는 캠페인이 되고 있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몰래산타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웃사랑 행사가 물결치고 있다. 물론 사회적기업과 함께 하는 몰래산타 행사만이 아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사랑의 몰래산타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는 행사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몰래산타 행사가 같은 행사는 아니지만 행사가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적기업의 자립을 돕는 의미있는 행사로 계속 진행된다면 실제 우리 사회의 화합과 양극화의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그 어느 종교단체보다도 이웃사랑의 모범을 보여 왔다. 불우한 이웃을 돕는 면이나 북한 동포를 돕는 일이나 해외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나 재난사고를 당하는 이웃국가의 국민들을 위해 그동안 한국교회는 아낌없는 사랑을 실천하여 왔다. 이 번 행사에도 사회적기업의 물품을 구입하는 교회와 사회복지기관을 돕기 위해서 노원구에 있는 열림교회나 사회적기업 SK 행복나래와 동원디자인 등 기독교계 좋은 기업들이 재정과 물품을 지원해 주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교회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몇몇 대형교회들에서 일어나는 교회세습, 재정, 성추행, 납세, 인권 등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한국교회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사회가 투명사회로 급진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혜니 관행이니 하는 구태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공성의 가치를 선도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낙제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이제는 좀 더 공공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목회철학을 재정립하고,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 경제와 같은 공공성의 가치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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