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계 지도자들, “잘못 돌아보고 새 도약 발판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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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계 지도자들, “잘못 돌아보고 새 도약 발판 삼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2.0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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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적폐 청산하려면 급진적인 대안도 필요”
▲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이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가평 생명의빛예수마을에서 열렸다.

한국 선교계가 마지막 시대의 선교주자로 쓰임받기 위해 지금까지의 폐단을 드러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한정국, KWMA)는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가평 생명의빛예수마을에서 제13회 한국 선교지도자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국내의 120여 개 선교단체 및 기관대표 1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포럼 참가자들은 한국 선교계의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하기 위한 열띤 논의를 펼쳤다.

'한국 선교계의 폐단 분석과 대안 마련'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 선교의 ‘구조’와 ‘사역’, 선교사 ‘개인’의 세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짚고 그룹별 토론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KWMA는 이번 포럼에 앞서 사회학 박사(서울대)인 MVP선교회 한수아 본부장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고 리서치를 실시했다. 한수아 본부장은 리서치 결과 발표에서 “한국선교의 문제는 그 구조적 요인이 되는 한국교회의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빠른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가 선교계에도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본부장은 한국교회와 연관된 한국 선교의 대표적 폐단으로 성장주의와 성과주의, 분열, 연합 부족 등을 꼽았다.

한 본부장은 무엇보다 성과주의가 선교에 조급을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빠른 외형적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선교사들이 언어나 현지 문화를 연구하기보다 교회 건축 위주의 ‘콘크리트 선교’로 빠질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는 “성과 위주의 선교는 개척선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아무리 미전도종족과 전방개척 선교를 부르짖어도 성장이 늦고 성과를 빨리 내기 어렵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지 않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교단 분열과 개교회 주의 등 그동안 한국 선교가 연합하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이러한 분열 현상은 선교에 있어 경쟁과 중복 사역을 만들어 내고, 비공식 선교사의 증가를 야기하며, 무분별한 단기선교와 낭비적 선교회의가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이외에 한 본부장은 선교계 주요 이슈인 ‘선교 담론의 취약성’, ‘고비용 선교’, ‘선교사 고령화’ 등의 구조적 요인들을 짚었다.

행사가 진행된 이틀간 한국 선교와 관련된 리서치 결과 발표를 비롯해 대한국 선교의 미래와 대안을 모색하는 발제가 이어졌다. 발표자로는 두레교회 이문장 목사(한국교회 선교의 매래)와 KWMF 김종국 대표회장(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국선교에 대한 평가와 기대), 백석대 장훈태 교수(선교학자가 보는 한국선교의 미래)가 나섰다.

‘한국교회 선교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한 두레교회 이문장 목사는 “선교 패러다임이 타문화권 선교에서 유사문화권 혹은 자문화권 선교로 변했다”며 “한국교회가 독자적인 선교신학을 정립하고, 지교회 중심의 선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또 “교단이 선교지에서 행정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주요 역할을 맡으려면, 교회와 교단 선교본부, 현장 선교사간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국선교에 대한 평가와 기대’를 주제로 발표한 한인세계선교사회(KWMF)의 김종국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그동안 한국교회 방식대로 선교를 해왔다”며“이제는 교단을 확장하는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건설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어우러지는 선교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들어 비효율적인 선교 모임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만만치 않다”며 “각종 선교대회에 제3세계 선교지도자들을 초청하고 한국이 아닌 선교지 현장에서 모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수 KWMA국제 협력 총무는 이번 대회는 본부에서 활동하는 선교 단체 및 기관 대표가 모인 만큼 대회의 논의 내용이 국내 본부는 물론이고 선교지 곳곳에 파급력있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대회는 선교계의 문제점을 다룬다는 점에서 어떤 해에 비해 무게감이 남다르다며 아프지만 이를 통해 선교계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KWMA 한정국 사무총장은 "이번 포럼에서 드러난 한국 선교계의 문제점은 새삼 새로운 것이 아니라 KWMA 25년 역사 과정에서 수없이 지적되어 오던 것"이라며 "포럼을 통해 이를 시정하기 위한 급진적인 강구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대회 마지막 날 결의문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각 단체 및 기관들이 향후 선교 전략 수립에 참고 하도록 발표했다.

결의문은 다음과 같다.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 결의문

한국교회 선교지도자 130여명은 2014년 11월 27(목)-28일(금)까지 경기도 가평 생명의빛예수마을에서 “한국 선교계의 폐단 분석과 대안 마련”이라는 주제로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주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것을 확신”하면서 하나님께서 그 동안 세계선교 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역을 감당케 하셨음을 감사하며 한국선교계의 폐단을 직시하고 통감하고 회개하면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우리는 선교사 개개인이 자신을 비우고 경청하는 자세와 논쟁 대신 대화로 현지인들에게 다가가며 우리를 파송한 한국교회에게 우리 사역의 책무성과 재정사용의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2. 우리는 그 동안의 한국선교가 많은 부분에서 한국사회와 교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성장주의 및 성과주의 영향으로 가시적 물량주의 선교를 해왔음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체마다 그러한 경향을 감시하고 중재할 수 있는 제도와 선교정책을 수립해 나가도록 한다.

3. 우리는 한국신학과 한국선교학 정립의 필요성을 인식했던 바, 그를 위해 계속 노력하며 선교단체들이 그에 맞는 선교이미지와 선교전략을 세워나가도록 노력한다.

4. 우리는 그 동안 교계와 선교계에 있었던 분열과 불일치를 회개하고 연합과 일치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하나님 나라 의식을 고취하도록 훈련한다.

5. 우리는 한국 선교사들이 바른 정체성과 역할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선교지의 문화와 상황과 사람들에 대해 철저하게 숙지할 수 있는 전생애(Life-long) 선교사 훈련을 강화해 가도록 한다.

6. 우리는 한국선교와 선교사가 우리의 후대는 물론 선교지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단체별로, 개인별로 사역에 대해 자료화 해나가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이에 대한 결과 가 나올 수 있도록 각 단체는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7. 우리는 각 선교지의 친교(fellowship) 성격의 선교사회가 그곳 선교사들이 인정하는 지도력을 세움으로 선교사 협의회(association)로 전환될 수 있도록 교단과 선교단체와 선교사 친교회에 적극 권면한다.

8. 우리는 한국선교의 지속을 위해 다음 세대 선교동원 방안을 계속 모색해가며 인재자원개발 시스템이 한국선교의 미래를 결정함을 인정하고 선교계의 각 분야별 차세대 리더십을 발굴하여 그들을 키우고 세우는 일에 각 단체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이를 수행하도록 한다.

9. 우리는 국가마다 한인선교사협의회 및 한인목회자협의회가 조직되어 동반자 관계를 통해 해당 국가의 신속한 복음화가 되도록 노력하고, 나아가 이 두 협의회가 KWMF, KWMC, KWMA 그리고 KIM NET 등과 함께 글로벌 카운실(Global Council)을 이루어 한국선교가 마지막 시대 선교 주자로 쓰임 받도록 힘쓴다.

10. 우리는 그 동안 한국교회의 선교사에 대한 헌신적이고 너그러운 후원에 감사하고 한국선교계가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으로 현재의 폐단을 과감히 극복하고 보다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선교에 힘쓰기로 다짐한다.

2014년 11월 28일

제13회 한국선교지도자 포럼 참여자 일동

결의문 기초 작성 위원(가나다 순)

김승호, 김연수, 김호동, 유기남, 이용웅, 이재경, 이정건, 조명순, 한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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