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심어줄 다음세대 설교자 열띤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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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심어줄 다음세대 설교자 열띤 경연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11.1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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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제5회 백석대 신학대학원생 설교대회 개최

신대원 3학년 신찬송 전도사 ‘다윗과 요나단’으로 대상
심사위원들 “청중 눈높이에 맞춘 복음중심 설교” 당부

“사탕 제가 먹을래요.”, “나도 사탕 먹고 싶다고 내가 먹을래.” 어린 친구 둘이 사탕 한 개를 두고 싸움을 하자 전도사님 입에서 성경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 친구들은 여기 이 친구들처럼 똑같은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는 우리 친구들이 이럴 때 어떻게 하길 원하실까요? 오늘 말씀을 통해 알아보기로 해요. 그럼 모두 함께 말씀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지난 6일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원이 주최한 ‘제5회 신학대학원생 설교대회’에서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3학년 신찬송 전도사가 설교를 시작하자 100여 명의 청중들이 순식간에 유치부 아이들로 동화됐다. 역할극으로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성경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유치부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생각해 각종 PPT 그림자료가 첨부됐다. ‘다윗과 요나단’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시작한 신 전도사는 서로 자신의 목숨을 아끼듯이 친구를 사랑했던 다윗과 요나단처럼 서로 사랑하는 어린이가 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우리를 사랑하셔서 목숨까지 버리신 예수님의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핵심적인 신앙을 전달했다. 생동감 있는 표현과 묘사, 주제를 정확히 관통하는 설교로 신 전도사는 이날 설교대회 대상을 받았다.

매년 신학생 대상 설교대회를 개최하는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원(원장:김정훈)은 올해 구약 본문을 주제로 정하고, 주일학교 어린이 대상 설교를 테마로 잡았다. 본선에 오른 6명의 출전자들은 저마다 준비한 자료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설교를 구사했다.

‘왼손잡이 에훗’에 대해 설교한 강미진 학우(신대원 2학년)는 오른팔에 붕대를 감고 나와 에훗과 같이 오른팔 하나만 쓰며 설교를 전했다. 강 씨는 자신의 약점으로 인해 먼저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약함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자고 전했다.

유년부를 대상으로 설교를 준비한 박대선 학우(신대원 2학년)는 ‘지혜의 왕 솔로몬’의 이야기를 구연동화와 같이 실감나게 전달했다. 그는 설교에 필요한 그림과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성경 속 솔로몬 재판 이야기를 나누고 지혜의 왕 솔로몬과 같이 하나님의 지혜를 배우는 아이들이 될 것을 당부했다.

김정섭 학우(신대원 1학년)는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출애굽기 3장 9~12절 말씀을 본문으로 삼았다. 주인공 모세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과정을 설명한 김 씨는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이라며 지금도 예수님을 모른 채 고통받는 이웃이 많다는 사실을 초등부 어린이들에게 전했다.

대회 막바지에 이르면서 설교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철저하게 어린이의 마음으로 설교를 듣는 청중들은 우렁찬 대답과 큰 박수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섯 번째 순서를 맡은 박태호 학우(신대원 1학년)는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착시현상 그림을 처음으로 소개하며, 보이는 것이 믿음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깔았다. 그는 “불안한 마음과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닥치더라도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처럼 두려움 없이 이겨내고,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믿는 어린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서로 나선 한정일 학우(신대원 2학년)는 ‘능력의 선지자 엘리야’를 통해 영적 싸움에서 승리하는 삶의 비결에 대해 강조했다. 한 씨는 하나님만 의지하는 삶의 중요성과 그 방법을 갈멜산 전투를 예로 들어 전했다. 대상은 유치부 아이들이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이어졌다. 신학대학원장 홍인규 교수는 “주일학교 학생의 입장에서 설교를 경청했다”며 떨리는 자리에서도 침착하게 설교를 전한 신대원생들에게 격려를 전했다.

하지만 어린이라는 대상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기독교 용어 사용으로 설교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백석대 대학원 류호준 부총장은 칼빈의 말을 예로 들어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야기 할 때는 어린아이에게 하듯 한다”며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도록 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설교자가 되었을 때는 듣는 청중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것. 류 부총장은 “오늘 신학생들이 사용한 언어들 중에서 유치부, 초등부 아이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이 쏟아졌다”며 “신학적 용어를 일상에서 평범하게 받아들이는 말로 번역하는 훈련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신대원 교무본부장 임원택 교수는 “설교자의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들이 있어 많이 배웠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열정과 청중의 감동 사이가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 설교를 준비할 때에는 가급적 성경본문에서 제목을 따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는 한편, “개혁주의생명신학에 맞추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드러나는 설교를 준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설교대회 대상은 신찬송, 금상은 박대선, 은상 박태호 학우가 각각 수상했으며, 나머지 참가자는 동상을 수여했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설교대회는 다음세대 한국교회 강단을 이끌 인재를 발굴함과 동시에, ‘복음의 생명이 넘치는 설교자’ 양성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특히 16세기 개혁정신으로 돌아가 ‘5대 솔라’를 중심으로 한국교회가 다시 서야 함을 주장하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이 강단에 선포되도록 신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설교대회를 주최한 개혁주의생명신학실천원 김정훈 원장 역시 설교에 더 특별한 것을 담아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김 원장은 “내가 만들어 내는 설교가 아니라 말씀에 특별한 것을 발견하고 그 속에 빠져야 한다”며 “복음이 기초가 된 후에 설교의 강약과 시선, 표정 등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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