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환의 문화칼럼] 꿈 꿀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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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환의 문화칼럼] 꿈 꿀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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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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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의 얼렁뚱땅 세상보기 (6)

“제가 여기에 선 이유는 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말하고자 섰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며, 평화롭게 살 권리, 존엄하게 대접받을 권리, 기회의 평등 권리,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책과 펜을 집읍시다.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Let us pick up our books and pens. They are the most powerful weapons).

2013년 7월 12일, 불과 16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UN에서 한 연설문이다. 연설에 앞서 그는 5년 전 BBC 방송의 블로그를 통해 공부할 권리를 알리기 시작했다.

말랄라가 사는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었다. 탈레반은 학교를 폭파하고 소녀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말랄라는 계속해서 블로그를 통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국제 사회에 호소했다. 소녀의 열망은 국제 사회에 알려지고, 2010년 어느날 말랄라는 통학버스에서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다.

말랄라는 머리와 목에 총격을 받았지만 국제 사회의 도움으로 영국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되어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그리고 3년 후 UN에서 당당한 연설을 한다. 그리고 지난 10일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노벨 위원회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수년간 소녀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위해 싸워왔다.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자신들의 상황을 향상하는데 공헌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었다(Despite her youth, Malala Yousafzay has already fought for several years for the right of girls to education, and has shown by example that children and young people, too, can contribute to improving their own situations)”고 평가했다.

이제 불과 17살밖에 되지 않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가 나에게 무한한 감동과 도전을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17살 청소년들이 생각났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학원에서 머리가 빠지도록 시험문제를 풀고 있기에…. 야간자율학습에서 힘들게 수능 공부만 할 그 나이기에….

유명 가수의 노래가 유튜브에서 수억의 조회수를 달성했다는 이야기에 대한민국은 열광한다. K-POP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이야기가 뉴스 머리기사를 장식한다. 한류가 아시아를 휩쓴다는 소식에 우쭐함을 느낀다.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래서 어떻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꿈, 세상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 아! 이런 것을 청년들의 가슴에 심어주고 싶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꿈꿀 수 없는 사회’, ‘꿈꾸고 싶지 않은 세상’으로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결국 꿈이 없는 세상에는 절망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쾌락만 꿈꾸는 세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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