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 고요한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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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 고요한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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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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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28)
▲ ⓒ허진권 ‘고요한 바다로, 50 x 120 Cm 4Pcs, 2014.

사람은 식물과 다르기에 자신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고 보존하며 살아간다. 또한 처해진 환경을 오늘보다 더 좋은 내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 신분사회에서는 신분 상승과 그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근대화되면서 보다 풍요로운 내일을 만들고자 동분서주하였다. 가난에 찌든 고향을 떠나 혈혈단신 객지에서 수없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 오직 공부만이 살 길이기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 다니며 또래들보다 수년은 늦게 학업을 마친 이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어린 동생들을 키우며 눈물과 긴장감으로 젊은 날을 보낸 이들, 부모로부터의 돌봄은 꿈도 못 꾸고 병든 부모를 봉양하는 소년소녀가장, 자신의 주린 배를 채우고 피곤에 지친 몸을 돌본다는 것이 부양 가족 앞에서는 사치인 사람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먹고 마시고 놀기에 흥청망청 해대는 경제대국에서도 이런 현실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들의 차이점이 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지난 일을 후회한다. 그리고 앞날을 걱정하며 조바심에 잠도 못자고 깊은 한숨을 쉰다. 그리고 그 결과가 잘되면 내 탓, 안되면 조상 탓이다. 그러나 믿는 사람들은 다르다. 후회 대신 회개한다. 그리고 걱정 대신 기도하며 마침내 기도가 응답되면 감사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필자의 최근 작품으로 찬송가 ‘고요한 바다로’를 텍스트로 하였다. 필자는 이 찬송가를 1절만 부르고 2절부터는 목이 메어 부르지 못하였다. 특히 2절의 가사 ‘큰 물결 일어나 나 쉬지 못하나 그 풍랑으로 인하여 더 빨리 갑니다’에서는 지난날들이 주마등 치며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자세를 가눌 수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소리 내어 울 수도 없고…. 그런 체험이 있는 이 찬송을 지난 여름 4절까지 제작하기로 작정을 하였다. 아무도 없는 작업실에서 이 찬송을 부르고 또 불렀다. 마침내 북받치던 감정이 누그러졌다. 4절까지 부를 수 있었다. 드라마 같은 지난날의 삶이 담담해졌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 풍랑은 배를 전복시키는 두려운 것이나 믿는 이들에게는 배를 빨리 가게 하는 요소가 된다. 필자에게 거센 풍랑은 쉼 없이 불어오지만 이 풍랑으로 인하여 지금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 앞으로 더 빨리 가게 됨을 믿으니 두려운 중에 감사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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