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목회는 꿈, 교회 교육으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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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목회는 꿈, 교회 교육으로 만족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06.03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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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에서의 여성 리더십, 어디까지 왔나

단독 목회하는 여성 리더십 10명 중 2.4명 불과
배려-돌봄의 성향, 전인적 교회공동체 이루는 장점

경기도 안양에 있는 A 교회. 교육 파트를 담당하는 목사를 포함한 부교역자 15명 중 여성 목사는 2명. 그러나 모두 교육 파트를 담당할 뿐 교구 사역이나 교회 행정은 물론 주일 대예배에서 설교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 교회 여성 성도의 비율은 70% 정도. 타 교회와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출석 성도들 또한 여성 목사에 대해 낯설어하지 않는다.

‘여성 목사’, ‘여성 리더십’. 이제 많이 익숙해졌지만, 교회 내에서 여성 목회자가 차지하는 비율과 여성 지도력은 어느 정도이고 어디까지 왔을까.

총신대학교 강호숙 박사(실천신학)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여학생들과 동문들을 대상으로 지난 2013년 12월 조사한 설문 결과를 보면 ‘교회 교육’이 가장 높은 비율인 25%를 차지해, 여성 리더십이 특정 사역에 편중돼 있고, 이런 상황은 A 교회를 포함한 타 교단에까지도 보편화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여성 리더십 55% ‘목회’ 선호, 현실은 24%

사역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단독 목회’는 근소한 비율인 24%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예장 합동총회는 여성 목사 안수를 시행하지 않는 교단. 결국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타 교단으로 옮겼거나, 전도사로서 가정교회를 포함한 단독 목회를 하고 있는 상황을 나타내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심방’ 사역 종사자도 14%를 차지했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성 교역자들의 고유 사역으로까지 안식되는 심방은 여전한 비중으로 자리잡고 있었고, 교육과 단독 목회를 제외한 다른 사역과 비교할 경우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이었다. ‘선교’ 7%, ‘신학교 강의’ 7%, 기타 ‘총회나 기독교 관련 기관’이 5%를 차지했고, ‘사역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6%를 차지했다. 그러나 단독 목회를 하고 있는 여성 리더십은 10명 중 2.4명에 불과하다.

사역의 평등성에 대해서는 ‘평등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불평등하지 않다’, 즉 ‘평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에 그쳤다. 98%의 여성 사역자들이 불평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특히 ‘(교단 헌법 또는 총회 차원에서의) 직위’ 부분에 대한 비 평등성이 46%로 가장 높았다. ‘사례비 및 대우’에서 28%, ‘남성 목회자의 설교’에서 12%, ‘손님 접대 및 목사 보조 등의 사역 보조’에서 8%가 불평등하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 강 박사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 안수를 주지 않음으로 인해 직위와 이에 따른 처우에서 불평등과 불공정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았다.

여성 리더십이 가장 시급한 부분은 설교를 포함한 ‘목회’가 55%를 차지, 다른 부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두 번째로 지적된 부분은 ‘교회 교육’으로 20%였고, ‘교회 행정’ 8%, ‘상담’ 8%, 선교사역’ 4%, 탈북 여성과 미혼모, 다문화권 여성들을 위한 ‘특수사역 4%, ‘사회봉사’ 2% 순이었다.

# 전문직-특수사역의 기회 제공 필요

그렇다면 이미 40년 전부터 여성 목사 안수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총회)의 상황은 어떨까. 기장총회의 상황도 여성 목사 안수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는 없다.

기장총회가 최근 개최한 ‘양성평등정책협의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기장총회의 ‘여성 목사’ 비율은 10.6%로 10명 중 한 명꼴. ‘담임목사’의 비율은 5.4%로 이마저도 반토막이 나는 상황이다. 그나마 가장 비중이 높은 부분은 ‘준목’. 57%의 비율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전도사가 48.9%, 목사 후보생이 39.9%에 육박하지만 목사 안수를 받는 비율은 10.6%로 급격히 떨어진다. 전체 2,090명 중에 291명이었고, 담임목사가 되는 여성은 1,478명 중에 79명(5.4%)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혜진 목사(기장 여교역자협의회 총무)는 “총회에서 여성 목사 안수가 결의된 지 40년이 됐지만, 여성은 목사가 되기 힘들 뿐 아니라, 교회에서 담임목사가 되기는 더 힘들다”고 말했다.

강호숙 박사는 그러나 여성 리더십의 공감성과, 배려와 돌봄의 성향이 전인적인 교회공동체를 이루는 데 큰 장점이 될 것이며, 목회 대상의 약 70%를 차지하는 여성들의 삶의 필요와 경험을 적절하게 운용하는 목회적 돌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임신과 출산, 양육과 관련한 몸의 경험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결혼과 이혼, 부부문제, 낙태, 자녀 탈선, 갱년기와 우울증 문제 등을 다룸으로써 좀 더 원활하고 심도 있게 복음적 소통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 “여성 사역자들에게 사역의 기회를 넓혀주어 은사에 따라 전문직과 특수사역에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한국 교회를 풍성하고 역동적인 공동체로 살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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