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선 '일단 합격' 외부여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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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선 '일단 합격' 외부여론 관심
  • 승인 2003.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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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총회(총회장:최병곤목사) 주기도문·사도신경 재번역위원회(위원장:이종윤목사 이하 위원회)가 내놓은 재 번역안은 ‘잘 번역됐다’는 의견이 강했다.

그리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 또한 번역에 대한 신학적·교리적인 문제보다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 번역의 품위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어떻게 번역됐나: 위원회가 번역을 위해 세운 원칙은 주기도문의 경우 △마태복음판 주기도문 번역 △연합성서공회가 출판한 헬라어(3판) 성경 난하주의 송영도 본문으로 간주 △현대 문어체로 정중한 표현 등 3개 항.

재 번역된 주기도문은 친밀감과 능동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 등 아버지를 4번 반복해서 사용함으로써 하나님 중심의 강한 구조를 보여주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고’로 수정됐으며,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는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는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로,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는 ‘영원히 아버지의 것이옵니다’로 번역됐다.

사도신경은 △750년 공인된 원문인 포르마 리셉타(Forma Recepta) 채택 △원문에 충실하고 항목별 개별성을 존중 △신학적 검증 △오늘에 사용하는 언어 표현을 따른다는 원칙 하에 진행됐다.

기도문이 아니고 신앙고백문이기에 고백자, 즉 주어가 앞에 나와야 한다는 이유로 ‘나는 ~ 믿습니다’라는 구조를 갖게 했다(나는 전능하시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위원회가 고민한 또 다른 부분은 ‘그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되시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의 경우대로라면 ‘예수님이 성령으로 말마암아 임신하셔서 처녀 마리아게게 애를 낳아주셨다’는 해괴망측한 말이 된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

원문에 있는 ‘지옥으로 내려가셨다가’는 신학적 논쟁과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판단, 새 번역에는 넣지 않기로 했다.

추후 일정: 위원회는 타 교단에서 추천하는 인물과 신학자들을 초청해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재 번역에 대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여기서 지적되는 문제들을 반영해 최종안을 만들어 9월 총회에 상정하게 되는데, 총회에서 통과되면 2004년 봄노회에서 수의를 거치게 된다. 노회 수의는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문제점: 특정 교단이 번역한 것을 한국교회 전체가 사용하도록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

한국교회는 하나의 성경과 찬송을 사용한다는 것을 큰 자랑으로 삼고 있어, 전체 교단이 아닌 특정 교단이 단독으로 재 번역한 것을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타 교단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한국교회는 교단별로 각기 다른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통해 신앙을 고백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통합총회가 이를 받아들이더라도 2/3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노회 수의를 남겨두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성서공회와 찬송가공회가 이를 수용하느냐 하는 것과,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더라도 교인들이 성경·찬송을 또다시 구입해야 한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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