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현대사회의 문제 ‘작은 공동체형 교회’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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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시티, 현대사회의 문제 ‘작은 공동체형 교회’가 대안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3.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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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대·종교사회학회, ‘메가시티와 기독교’ 주제로 공동학술대회 개최

도시의 인구 집중화 현상이 심화될수록 물리적인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한층 더 고독해진 현대인들의 심리적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 교회는 현대사회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기보다 사회경제적으로 우월한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자기정당화를 하는 것은 아닌 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주목해볼만한 특징은 거주 인구가 1천만 명이 넘는 초거대도시 메가시티의 급증 현상이다. 이러한 메가시티의 등장과 함께 성도 10,000명 이상이 넘는 초대형 교회라 불리는 ‘메가처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지향하는 움직임마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세모녀 자살과 늘어나는 도심 속 아파트의 고독사 사례는 집단 거주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의 고립, 단절에 대한 문제를 드러내는 단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병폐는 메가시티 내에 자리 잡고 있는 교회 공동체의 역할을 되묻게 만든다.

변화하는 사회적 흐름에 따라 바람직한 교회의 역할과 기능이 요청되는 가운데 서울신대・종교사회학회는 ‘메가시티와 기독교’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지난 28일 서울신대 우석기념관에서 열고 ‘작은 교회 공동체’에서 답을 찾았다.

#메가시티, 교회가 필요한 이유

인위성과 다양성이 극대화되는 메가시티에서는 편리함만큼이나 정신적인 공허함도 크다. 특히 이러한 현대 도시의 특징은 물리적인 공간이나 시설만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측면, 곧 종교적 차원을 더욱 필요로 하는 큰 이유로 작용하기도 한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공동체형 교회는 구성원간의 친밀도를 높이고 개별화된 관계로부터 야기되는 인간관계의 소원함과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며 “반면 지나치게 내부 공동체성이 강조되면 다른 공동체에 대해서는 배타성이 증가하고 더 넓은 사회적 차원에 대한 관심이 약화돼 건강한 공동체가 되지 못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그는 “도시지역에서 목회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거나 권위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합리성에 기반해 개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교인들이 교회 생활에 다양하게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시 지역에서는 종교가 사회통합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게 돼 ‘종교 영향력의 감소’라는 세속화 현상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사람은 더욱 공동체 환경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

정 교수는 “메가시티에서 조직 구조의 거대화와 관료주의화는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비인격적인 인간관계를 추구한다”며 사회통제력과 통합의 기능이 약한 메가시티가 공동체 환경을 제공하는 교회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메가시티에 편승한 ‘메가처치(megachurch)’

현대 사회에 새롭게 형성된 메가시티를 따라 거대한 종교조직인 ‘메가처치’가 형성되는 것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다.

메가시티는 기존의 현대 도시와 차별화 된 특징을 가진다. 국내에서는 보통 10,000명 이상의 성인 성도가 모이는 교회를 ‘메가처치’라 일컫는다. 특히 한국 개신교 내에서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출현한 ‘메가처치’ 현상의 원인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메가시티 현상에 따른 교회의 대형화는 한국 개신교에 큰 영향력을 갖게 하고 분산된 힘을 결집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일으킨 반면, 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득권 형성은 한국 사회 내에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하는 큰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국내의 ‘메가처치’ 현상이 보여주는 종교사회학적 의미에 대해 김성건 교수(서원대 종교사회학)는 ‘자본주의와 개신교’, ‘기업가형 목회자’, ‘번영의 복음의 상품화’ 등의 측면에서 주목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번영의 복음의 상품화는 미국의 ‘메가처치’에서 먼저 이뤄진 사실”이라며 “이러한 ‘메가처치’로의 힘의 집중은 오늘날 글로벌 자본주의의 경쟁적 양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신흥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싱가포르, 홍콩을 비롯해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등 전 세계의 수도인 메가시티들 속에서 계속 출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대규모의 새로운 종교조직인 ‘메가처치’가 창출되는 데는 영적 시장에서 여타의 종교조직과 달리 관료적 지도자와 구별되는 이른바 ‘기업가형 목회자’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반면 자유시장 경제체제 내에서 번영을 획득한 초대형교회가 한국 사회의 주류 집단을 형성하면서 전통적 교회의 목회자들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자본주의와 자유시장 경제체제로 이뤄진 현대사회에 대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묻기보다 사회경제적으로 우월한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자기정당화를 하는 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작은 교회 공동체’가 대안

메가시티의 세계화적 흐름을 한국 교회가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와 현대인들의 소외 문제를 껴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70,80년대의 한국 교회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전통의 공동체가 와해된 한국 사회에서 대체 공동체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교회는 교회 자체가 대형화, 관료제화되면서 공동체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얻고 있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가 안으로의 공동체성을 회복한다면 교회는 교회에 속한 구성원들에게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강화하고 공동체 환경에서 형성되는 폭넓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통해 사회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점에서 메가시티에서는 규모가 작은 공동체형 교회를 필요로 한다. 작은 공동체 교회가 도시민의 공동체 의식의 회복과 개인의 소외감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

정 교수는 “메가시티와 같이 극도의 다양성의 혼재와 종교의 사사화(私事化)로 사람들이 더 이상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 지 확신하지 못할 때, 공동체 안에서의 사회 교섭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며 “소집단이 대형화되어가고 조직화된 교회 속에서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형교회는 교인들이 너무 많아 분절화되고 단절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지만 작은 교회에서는 남녀노소를 아울러 교제하고 활동하게 된다”며 “이것이 보다 더 신앙 공동체에서 적합한 모습이며 이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쌍방향 의사소통 구조의 구현도 긍정적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아래로부터의 리더십’을 통해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평등한 구조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교회가 세속화된 사회에서 종교 권위를 회복하려면 공동체를 통해 교회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공의 참여에 대한 의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교회의 공동체 정신을 지역사회에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지역공동체 운동이다. 전통적인 촌락공동체가 붕괴되고 극도로 다양성이 심화된 도시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지역공동체 운동이 매우 시급하다.

정 교수는 “교회는 일차로 예배 공동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사회 속에 존재하는 시민공동체”라면서 “하나의 의례행위로 예배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교회가 터한 지역사회를 공동체 하는 데까지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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