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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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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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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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 신촌성결교회

이제 사순절 절기를 맞이하였다. 3월 5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됐다. 사순절은 주님의 고난받으심을 되새기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동참하며 기도하는 기간이다.

사순절은 기독교의 여러 절기중 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순절 기간동안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보낸다. 금식하고 절제하며 보내기도 한다. 새벽기도도 한다. 한국 교회는 대부분 사순절 기간동안 새벽기도를 하면서 보낸다.

그리고 사순절 말미에 고난주간을 맞이하고 부활주일을 맞이하여 헌금을 한다. 그 헌금은 물론 부족한 교회 재정으로 들어간다.

사순절은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사순절을 그렇게 보내왔다. 사순절은 더 이상 매년 하던대로 행사하듯이 지내서는 안 되는 절기이다.

사순절은 주님께서 자신을 남김없이 세상을 위해서 주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살이 찢기시고, 물한방울 남기지 않고 다 쏟으셨다. 철저하게 자신을 제물로 바치셨으며 자신을 비우셨다. 모두 우리를 위해서 희생하셨다. 그리고 나를 위해서 제물이 되셨다.

이제는 우리 차례이다. 그래서 사순절은 묵상하는 것으로 다가 아니다. 금식이 다가 아니다. 40일간 새벽기도를 한다고 다가 아니다. 이제는 구체적으로 우리 자신들이 제물이 되어야 한다.

먼저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의 고난받음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창조주가 세상에 오셔서 피조물들로부터 온갖 수난을 다 당하고 고난받으시다가 마침내 죽임을 당하고 무덤에 묻히게 되는 그 수모들을 묵상하면서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이 기간에는 모두 옷깃을 여미고 우리의 삶을 한번 점검해 보며 축제와 오락과 환락을 피하고 기도와 참회와 절제와 경건으로 주님의 고난과 죽으심을 회상하면서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초대교회 시대에는 물고기나 육류는 물론이고 우유와 달걀로 만든 음식들도 모두 금지하였다고 한다.

다음은 우리 자신들이 제물이 되는 일이다. 진정한 제물화는 나눔이다. 베풂이다. 다가가는 일이다. 다가가서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여는 일이다. 이 사순절 기간을 이웃을 위한 사랑의 쌀을 모으는 기간으로 보낼 수도 있다. 40일동안 새벽기도를 드리면서 매일 헌금하는 것도 중요한 나눔이 될 것이다. 동남아 가난한 나라에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수술해 주는 목표를 세우고 함께 기도하고 헌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한 동기 제공이 될 수도 있다. 북한 어린이 돕기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기도하면서 헌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몰래 헐벗고 있는 소외된 우리의 이웃을 찾아내서 그들과 함께 하는 사순절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엊그제 송파에서 숨진채 발견된 박씨 세 모녀의 죽음은 우리들이 살펴야 할 일을 게을리한 결과다. 아무런 행동도 없이 돌아다니며 교회 나오라고 전도하기에 앞서 오늘 한국 교회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과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요즘 한국 기독교가 사회로부터 낯뜨거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일종의 편견일 수도 있다. 잘못된 인식때문일 수도 있다. 그동안 앞뒤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저돌적으로 전도하는 모습에서 오늘 기독교가 공감을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요즘 한국 기독교는 세상으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지라도 오늘 기독교는 이 사순절을 더 진지하게 사순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보냈으면 한다.

그리고 2014년도 사순절은 한국 교회 모두가 이웃에 초점을 두고 보냈으면 한다. 주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너무 기도하는 일에나 금식이나 내재적 프로그램에 몰두하지 않았으면 한다. 기도도 하고 금식도 해야 하지만 이웃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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