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으로 나간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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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밖으로 나간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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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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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교회 시리즈14 - 송기태 선교사 (인터서브 코리아 교회 관계팀)

풀 깎는 이야기: 미국에서 살 때 한 한인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던 일이다. 어느 더운 여름 주일에 성도들이 교회의 넓은 마땅에 자란 풀을 깎았다. 거기 까진 좋았다. 그런데 깎은 풀을 철조망 바깥으로 버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 분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철조망 너머 길 건너편에는 남미 출신의 히스패닉들이 주로 살고 있었다. 교회 마당에서 깎은 풀을 히스패닉들이 살고 있는 곳을 향하여 버린다면 그들은 교회에 대해서 무엇이라 생각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아무 도움도 주고 있지 않은 교회가 쓰레기까지도 자신들이 사는 쪽을 향하여 버리게 될 때 그들은 과연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경배하고 싶은 생각이 들까?

하나님 나라와 교회 : 나는 이 해괴한 현상을 경험하면서 도대체 왜 이런 행위가 유발되게 되었는지를 생각했다. 그 답은 바로 “교회는 세상과 별로 상관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만약에 잔디를 깎았던 성도들이 그 지역 동네를 섬겨야 하는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면 절대로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왜 성도들은 교회를 ‘교회 담장 안에 존재하는 어떤 곳’으로 규정을 하게 된 것일까? 이러한 교회에 대한 개념은 교회가 하나님 나라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것과 매우 밀접한 이슈이다. 교회는 그 자체로 하나님 나라가 아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 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이다. 아니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섬기기 위해서 세우신 주님의 몸이다. 하나님 나라의 대리인(agent)인 것이다.

교회와 세상 : 교회가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기 위한 주님의 대리인이라면 마땅히 교회는 세상을 섬겨야 하는 사명을 갖게 된다. 결코 교회가 교회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의 예배와 교제와 여러 섬김의 모임을 통하여 성도들이 하나님 나라의 축복과 기쁨을 경험한다면 그러한 경험이 고스란히 세상을 향하여도 발휘되어야 한다. 즉 주기도문처럼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마 6:10).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려면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주님께서 성육신하셔서 섬기는 분으로 오신 것 처럼 교회도 세상을, 동네 사람들을 섬겨야 한다.

지역을 섬기는 교회 : 오늘날 지역 교회들의 가장 큰 문제는 교회가 위치하고 있는 동네를 어떻게 섬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가 그 지역 가운데 임한다고 믿는다면 교회 공동체가 교회 담장 안에서 경험하는 것을 동일하게 지역 사회도 경험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지역 사회를 향하여, 지역 사회와 함께 동네의 필요에 동참해야 한다. 지금은 지방 자치제 시대여서 동사무소나 구청에서 지역 주민들을 필요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다.

누가 도움의 필요가 있는지, 지역 사회에 어떤 중요한 일들이 필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일에 지역 교회가 지역 행정부와 함께 일해야 한다. 노인 문제, 청소년 문제, 학교 문제, 동네 환경 문제 등에 교회 공동체가 지역 공동체로서 참여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교회의 성도들 뿐 만 아니라 그 지역 주민들도 관심이 있으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을 상식선에서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는가?

교회 밖으로 나간 교회 : 과거에도 그래왔지만 지금의 지역 교회들에게 가장 우선순위로 요구되는 것은 비행기를 타고 먼 곳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먼저는 교회 담장 바깥의 지역 사회를 향하여 예배의 감격과 은혜의 축복을 넓혀야 한다.

자기 동네 있는 눈은 치우지 않으면서 해외 원정을 가서 눈을 치우는 교회에 대해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무엇이라고 평가할까?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께서는 과연 무엇이라고 평가하실까? 지역 교회들은 교회 담장을 넘어서 예배를 통해 주님을 섬기는 그 섬김으로 지역 주민들을 섬겨야 한다. 하나님을 교회 건물 안에만 가두어 두지 말고 하나님께서 지역 사회 가운데 임하시도록 통로가 되어야 한다. 이제 교회들이 교회 밖으로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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