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하라, 기도하라, 사고하라, 그리고 일하라 - 로크마커의 개혁주의 미학 (8)
누구든 고개를 들면 하늘로부터 임하는 감미로운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몸의 미세한 감각세포들이 기지개를 트는 순간이다. 무척이나 행복해 질것만 같은 애절한 감동이 밀려온다. 이렇듯 하늘은 복잡하거나 요란스러운 이야기를 전해주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하늘을 창조하셨기에 단순하지만 고귀하게 전달되는 그 무엇이 있다. 그래서 하늘은 숨길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의 색깔을 머금고 보랏빛 행복을 그리며 축복을 약속하는 듯하다. 이제 파릇한 길목에서 만나는 멋진 기쁨의 향연에 손을 내밀어 본다.
이러한 점을 발견했던 최초의 화가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루이스달(Jacob van Ruysdael, 1628-82)을 들 수 있다. 그는 하를렘 출신이었다. 그의 그림은 설명이 간결하고 솔직했다. 조용한 아름다움이 베여있는 숲과 특징이 없어 보이는 자기 고향의 정경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하늘은 화면의 반 이상의 독특한 비율로 자리하고 있다. 루이스달은 하늘의 현상에 대해 머리로만 사고한 것이 아니라 그 현상 자체에 사로잡혀 하늘에 계신 창조주의 존재와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다. 나아가 세계의 역사가 창조주의 목적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이스달은 하늘의 아름다움과 땅의 인생들은 인격적으로 돌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당시엔 그와 같은 예술가가 여럿 있었다. 얀 반 호이엔(Jan van Goyan, 1596-1656), 피셔(Claes Jansz. Visscher, 1586-1652), 벨트(Esaias van de Velde, 1590-1630), 몰린(Pieter Molijn, 1595-1661), 그리고 코닝크(Philips Coninck, 1619-88) 등이다. 그들은 자연을 매우 생생하게 묘사했으며 하늘을 통해 영원한 신비를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들의 그림은 공간적 조화와 통일성을 지녔고 색조감각이 뛰어나고 아울러 정교한 세부묘사를 특색으로 했다.
이러한 17세기 문화, 특히 미술을 바라보는 로크마커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데카르트가 성경적 진리가 아닌 ‘방법적 회의’를 고안해 냄으로써 인류가 인간 존재의 확실성에 이르는 길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경의 인물에 관심을 가지고 표현 한 것처럼, 당시의 세계관은 전통상 기독교적인 것이라고 한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 돋보이는 위대성과 보편성, 철학적 이해의 깊이, 부요한 문화적 자산과 효력 등은 인간적 노고의 결과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기독교 이념의 부산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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