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총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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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총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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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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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회의 시절이 다가오고 있다. 각 교단마다 9월부터 총회를 치르게 된다. 총회는 말 그대로 모두 모여서 치르는 회의이다. 교단총회에서는 보통 1년을 결산하고 1년의 계획을 세운다.

특히 교단헌법을 고치거나 첨가해야할 것이 있을 경우 절차를 거쳐 이를 이룬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은 차기 총회장이나 부총회장에 누가 당선되는가이다. 관심이 이리로 쏠리는 것은 그 과정이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이 이 자리에 오르고자 몇 년을 준비하고 정성을 쏟았던 것을 사람들이 잘 알기 때문이다. 또 어떤 사람이 총회장이 되느냐에 따라서 교단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들이 선거운동을 어떻게 했느냐일 것이다. 과연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는지, 또는 부끄러운 과정은 없었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아무래도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부끄러움이지만 몇몇 교단에서는 총회장이 되기 위해서 얼마의 돈을 쓴다고 들었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이런 사실이 공공연하고, 목사들에게 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까지 다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액수까지도 추측되어 돌아다니는데 목사로서 부끄럽기가 그지없다.

과거 총회장이 된다는 것은 이렇게 내가 되고자 하여 힘썼던 자리는 아니었다. 교단의 구성원들이 존경하는 분을 세워드리는 자리였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자익목사이다. 그는 마부출신의 목사로 더 유명하다.

그는 전라도 금산에서 어느 양반집 마부였다. 주인인 조덕삼과 함께 교회를 다녔다. 그런데 어느날 장로선거에서 주인인 조덕삼을 제치고 그가 선출되었다. 그 자리에서 조덕삼은 흔쾌히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런 결과를 만든 교회가 위대하다고 했다. 그 후 조덕삼은 이자익의 후견인이 되어, 그를 목사로 만든다. 그리고 금산교회의 담임목사로 초빙한다. 이자익은 이후 훌륭한 목사가 되었고 후에 총회장이 되는데,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라 세 번에 걸친 3선 총회장이 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때만 해도 누가 되겠다고 해서 되는 총회장이 아니라 추대에 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대에 의해서 마부였던 목사 이자익이 3번이나 총회장을 했다는 것이다.

전에 노회에서 아주 은혜로운 장면을 보았다. 노회원들이 노회 가운데 존경받는 목사를 총회장 후보로 추천하려 했다. 이미 몇 번 추천을 하고자 했으나 그 목사의 고사로 인해서 실패한 후였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에도 안 나겠다고 했다. 그는 말하기를 ‘제가 자격도 안 되지만 총회장 선거에 나가면 돈이 오간다는데 그럴 힘도 없고 마음도 없습니다’ 했다. 그 소리에 다들 또 다시 수긍해야 했고 그 분의 추천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그 목사님의 마음을 알기에 먼저는 존경이 갔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놀라운 마음도 들었다. 총회장 추천을 받는데 저는 그럴 힘도 없고 마음도 없다는 변이 나오게 된 현실에 대해서 놀라게 된 것이다.

내가 봉사하고 있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서는 2년 전부터 교단선거법 개정운동을 펼치고 있다. 교단의 임원이 되는 선거에서 금권, 탈법 선거를 추방해 보고자, 선거법 개정을 해 보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그러한 가능성을 먼저 제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를 위해서 각 교단의 선거법을 조사했는데, 물론 모든 법이 다 금권선거에 대해서 엄한 규정이 있었고,모든 비도덕적인 일들에 대해서 제한 조항을 두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제한 조항들을 어겼을 경우 어떻게 처벌하겠다는 규정이 부족했다. 처벌규정도 부족했고, 그렇게 법을 어겼을 경우 어떤 절차를 걸쳐서 처벌하겠다는 것도 부족했다. 심지어 제한규정은 있는데 처벌조항은 없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각 교단마다 공명선거에 대한 기대들이 커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공명선거감시단을 꾸렸던 한 교단은 오히려 적발 사항이 없어서 아쉬웠다는 후문도 있다. 다른 교단들 역시 바른 선거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실제적으로 바른 선거에 다가가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총회가 바르게 이루어져 그냥 모두 모여 하는 회의가 아니라 거룩한 성 총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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