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행동’에 앞서 ‘생각하는 신앙’ 회복해야
상태바
‘열정과 행동’에 앞서 ‘생각하는 신앙’ 회복해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7.29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승호 교수, 한국교회 신학무용론 및 반지성주의 비판

“한국 교회는 열정적인 신앙 이전에, 행동하는 신앙 이전에 ‘생각하는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목회윤리연구소장 김승호 교수(영남신대)가 한국 교회는 반지성주의와 자기성찰 부족으로 뜨거운 신앙에 삶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며 생각하는 신앙을 추구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승호 교수(영남신대)
김 교수는 바른교회아카데미 저널 ‘좋은교회’ 8월호를 통해 “교회 내의 반지성주의 경향은 신학무용론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목회자들 중에 ‘신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목회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며 신학공부 자체를 폄하하는 이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위 큰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 가운데 신학공부와 하나님의 은혜를 극단적으로 대조시키며 목회는 신학공부로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로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신학교 채플에 설교하러 온 목회자를 통해 이런 말을 듣는 일부 신학생들은 골치 아픈 신학공부를 대신하는 핑계 좋은 대안물로 성경읽기와 기도생활에 매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성경읽기와 기도생활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신학무용론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며 “신학에 무지한 목회자에 의한 교회성장은 결국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을 저하시키고 세속화의 물결에 휩쓸린 난파선과 같이 방향을 상실하게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와 같은 한국 교회 문제는 ‘반지성주의’에서 비롯됐다며 반지성주의는 주술적 성경읽기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주술적 성경읽기’는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본문의 뜻을 이해하고 깨닫는데는 별 관심 없고, ‘성경을 읽는 행위’ 자체에만 관심을 갖는 태도를 말한다.

김 교수는 “성경을 대하면서 깨달아 마음판에 새기고 결단하고 실천하는 일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읽은 횟수와 양은 무의미해진다”며 “오로지 성경을 읽는 행위 자체가 읽는 자신에게 신비한 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바로 반지성주의적 성경읽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지성주의는 결국 신비주의 신앙을 부채질한다”며 “신비주의 신앙은 일상적 삶을 등한이 여기게 만든다. 당면한 문제와 과제를 해결하는 일보다는 초월적 내세의 세계에만 관심을 갖게 되고, 결국 기독교 신앙을 일상적 삶과는 무관한 내세적이고 초월적인 종교로 제한한다”고 피력했다.

올바른 신앙을 갖기 위해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김 교수는 “한국 교회는 열정적인 신앙과 행동하는 신앙 이전에 ‘생각하는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신앙을 지속하기보다는 관습과 전통을 뛰어넘어 행동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성장이 멈춘 한국 교회는 더 이상 배울만한 교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다른 교회 흉내 내는데 몰두하지 말고, 우리 교회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열정과 행동이 생각을 앞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