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비대위 해산 이유, “역할 다했다”
상태바
합동 비대위 해산 이유, “역할 다했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5.27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속회총회ㆍ총회장 근신ㆍ제98회 총회 개혁안 다수 헌의 이끌어냈다” 강조

예장 합동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서창수 목사, 이하 비대위)가 활동 중단을 전격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대위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절차를 거쳐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활동 중단 및 해산을 선언한 이유는 오는 6월 3일부터 열리는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이하 목장기도회)에서 정준모 총회장이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개회예배 설교를 원로에게 맡긴다고 밝힌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대위는 이와 같은 정 총회장의 행보를 자기근신으로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며, 총회화합을 위해 목장기도회를 따로 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목장기도회 이후 교단 내 갈등이 과연 해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물론 비대위는 지난 7일에도 교단지를 통해 “총회 설립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사실 앞에 총회 화합과 정상화를 위해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따로 개최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성명서는 비대위 실무팀인 사일환 행정부위원장과 김정호 실무총무의 명의로 발표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비대위 내부의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성명서는 비대위원장 명의로 발표되면서 비대위의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비대위는 지난 2월 18일 개최한 ‘속회 총회’에서 정준모 총회장과의 ‘합의안’ 결렬로 목장기도회를 별도로 개최하기로 최종 결정했었다. 당시 비대위는 “속회 총회 이후 자진 근신을 약속한 정 총회장이 총회 임원회에서 계속 사회를 보는 것은 총대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또한 비대위와의 법적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상 정 총회장의 행보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총회 일정과는 별개로 교단 개혁을 위해 목장기도회를 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5월 들어 두 차례에 걸친 성명서 발표를 통해 비대위는 목장기도회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입장을 번복했고, 활동 중단 선언 및 해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렇다면 비대위가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대위원장 서창수 목사는 “그동안 비대위는 총회 개혁을 위해 부르짖었고, 각 노회들이 봄노회를 통해 각 개혁안들을 총회에 헌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따라서 비대위는 일정한 역할을 다 했다고 본다. 앞으로 제98회 총회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비대위가 그동안 유보해왔던 노회 상회비 및 세례교인 헌금 납부를 다시 요청한 것은 천서를 받아야 제98회 정기총회에 총대로 참석할 수 있고, 총회 현장에서 개혁의 목소리를 다시 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대위 행정부위원장 사일환 목사는 “지난해 총회 파회 이후부터 비대위가 요구했던 것은 ‘속회 총회’였고, 이미 지난 2월 총회가 열렸다”며 “비록 정준모 총회장과의 합의안은 결렬됐지만 그 자리에 총회장이 참석했고, 이번 목장기도회 개회예배 설교도 양보하는 등 정 총회장이 자진근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가 더 이상 활동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 목사는 “황규철 총무와 관련된 문제는 사실 비대위가 요구했던 사항은 아니었다”며 “황 총무 문제를 비롯해 총회 개혁안들은 이번 98회 정기총회 때 다뤄질 것이다. 비대위는 총회 화합과 안정을 도모하며 98회 정기총회를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 측과 정 총회장 측과의 고소, 고발을 취하해 줄 것을 밝힌 성명서 내용에 대해 비대위 서기 송영식 목사는 “정준모 총회장이 비대위를 상대로 소송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소송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고소와 고발이 있다면 비대위도, 정 총회장도 자신들의 입장을 내려놓고, 함께 총회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번 비대위의 활동 중단 선언에 대해 총회에 무릎을 꿇은 것은 아닌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 총회장을 비롯해 총회 원로 목사들은 비대위의 행보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정 총회장의 경우 지난 2월 18일 속회 총회 ‘합의문’ 결렬 이후부터 비대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채, 총회 공식 모임에서 사회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왔으며, 증경총회장들로 구성된 총회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등 총회 원로들도 비대위가 해체되지 않으면 책임자들을 조사해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등의 압박을 해왔다. 또한 지난해 12월 초부터 비대위 내부에서 일부 임원들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비대위 내부적으로도 총회 개혁을 향한 동력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라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대위는 현재 자신들의 활동 중단 선언에 대해 총회의 압박과 자체적인 동력 상실로 보기보다는 총회 화합과 협력을 위한 조치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회 개혁을 향해 그동안 노력해왔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봄노회에서 총회에 헌의한 것으로 열매를 맺었기 때문에 굳이 총회 화합을 저해키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대위가 공식적으로 해체하려면 전국 노회장들의 결정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대위는 이번 목장기도회 이후 노회장들과의 연석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7월 초 열릴 실행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향후 비대위의 모든 행보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