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따르는 ‘교회 세우기’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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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따르는 ‘교회 세우기’에서 벗어나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5.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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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자들이 제시하는 한국교회 소생 원리와 방법

▲ 한국기독교학술원이 지난 20일 오후 2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교회소생'을 주제로 제43회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지성ㆍ감성적 회개보다 악에서 돌이키는 ‘의지적 회개’ 필요
설교자는 거룩한 말씀의 운반자, 자기선전 유혹에서 탈피해야

최근 한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을 잃어버린 채, 세상에서 근심의 대상이 되는 단체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종교개혁 이래 가장 부패한 교회라는 오명도 뒤집어쓰고 있다. 원인은 무엇일까.

왕대일 박사(감신대 교수)는 “한국 교회가 교단과 교파, 지역 등을 초월해 지나치게 시장경제를 따르는 방식의 ‘교회 세우기’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큰 교회, 작은 교회 할 것 없이 모든 목회자가 안고 있는 문제라는 것.

왕 교수는 “성경적 교회론, 성경적 목자상의 상실이야말로 한국 교회가 세상에서 무기력하게 질타 받는 대상이 되고만 진정한 이유”라며 “성경적 교회관과 목자상 회복이 한국 교회가 진정 다시 소생해 온 세상을 살리는 ‘생명사랑 공동체’가 될 수 있는 참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이종윤 목사)이 지난 2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교회소생’을 주제로 제43회 공개세미나를 개최하고, 교회다운 교회, 목사다운 목사가 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 권성수 박사(총신대 교수)
권성수 박사(총신대 목회신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일곱 교회에 보낸 주님의 일곱 편지를 중심으로 한국 교회 소생의 필요성과 방안을 성경적으로 제시했다.

권 박사는 한국 교회는 요한계시록이 질타했던 교회의 온갖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형국이라며 사도행전의 초대교회처럼 ‘생명사랑 공동체’가 되기는커녕 온갖 부정과 비리 박물관이 되고만 참혹한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한국 교회는 살아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죽어가고, 주님의 교회이지만 ‘나의 교회’가 되어가고, 주일에만 신자, 평일에는 불신자로 사는 성도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목회 세습, 가짜 박사학위, 교계대통령이 되려는 목회자들의 욕망 속에 세상과 타협하며 주님이 없어도 된다는 자기기만에 빠져 있고, 건물과 예산 등을 자랑하고 내세우는 시장철학에 빠져 있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와 관련 권 박사는 교회를 교회답지 못하게 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극복하게 만드는 소생 방안과 구체적 실천지침들을 제시했다. △신학적 유흥과 복음적 개그가 아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설교와 예리한 책망의 메시지 △위기의식 고취 △지성적으로 인정하고, 감성적으로 아파하고, 의지적으로 돌이키는 철저한 회개 △주님께 대한 첫사랑 회복 △교인들을 교회로 잘 나오게 하는 목회에서 예수님을 닮아 생명사역을 하게 하는 훈련목회로의 목회 패러다임 전환 △신앙과 삶의 괴리 가져오는 이원론 청산 △윤리가 철저한 복음이 되도록 하는 윤리적 복음의 구현 △복음을 실천하는 철저한 충성 △생명을 살리는 성령의 능력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교회는 죄를 인정하고 죄에 대해 눈물을 흘리는 지성적 회개와 감성적 회개는 있지만 의지적인 회개가 약하다”며 “악에서 돌이키는 의지적인 회개, 빚을 청산하듯 죄악을 청산하는 청산회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 정장복 박사(장신대 명예교수)
정장복 박사(장신대 명예교수)는 한국 교회 소생을 위해서는 복음설교가 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한국 교회 변질과 탈선, 퇴락의 원인은 설교자의 소명의식 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설교자들이 소명을 받은 자로서의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고 임무수행을 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선포되는 대신에 개인 간증, 영웅담, 가족상황, 출세기법과 성공비결, 복을 받는 비법, 적극적 사고방식, 번영을 위한 전략 등 한국 교회 강단에서 지적인 수준이 낮은 설교자들이 자기 노출과 자기선전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박사는 “설교자들의 인격과 하나님의 말씀은 삶 속에서 성육신돼야 한다”며 “설교는 잊혀지더라도 말씀이 성육신된 설교자와 그가 증언하는 말씀은 청중들에게 신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수하게 가감 없이 운반하는 ‘성언운반자’라는 자각을 항상 해야 한다”며 “자신의 소명과 임무를 진지하게 인식하고, 떨림과 두려움으로 강단에 올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논찬자로 참여한 한신대 전 총장 오영석 박사는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불의하고 억압적인 현재의 시대적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함과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 같이 흘려보내라는 공의의 빛에서 사회의 구조가 변화되도록 증언하고 부르짖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사회의 정의를 간과하고, 오직 복음전도에만 치중하고 기도하기만 힘쓰고, 영혼의 구원에만 전력 전심하는 설교는 복음의 일방적인 왜곡”이라며 “한국 교회는 전적인 복음을 전적인 인간에게 전달해야 한다. 몸과 영혼이, 개인과 사회가, 이 세상과 저 세상의 통전적인 구원과 해방의 복음이 설교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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