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사람을 변화시키는 산
상태바
(6) 사람을 변화시키는 산
  • 운영자
  • 승인 2013.05.16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세가 그 증거의 두 판을 자기의 손에 들고 시내산에서 내려오니 그 산에서 내려올때 모세는 자기가 여호와의 말씀을 인하여 얼굴 꺼풀에 광채가 나나 깨닫지 못하였더라”(출34:29).

매년 5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비룡산을 찾아오곤 하였다. 사람들이 비룡산을 찾는 데는 그럴 만한 세 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첫째 비룡산은 국립공원으로서 그 경관이 수려하였다. 둘째 비룡산 동남쪽 7부 능선에 세워진 빅토리아 식으로 건축된 고색이 찬란한 수도원 삼일원은 비룡산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경이로운 존재였다. 셋째 삼일원에서 기도하는 사람마다 기적 같은 일이 나타난 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비룡산을 기적이 나타나는 산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비룡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적이 나타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룡산을 찾아왔던 사람들이 변화되었다는 것이었다. 삶의 목표가 없이 살던 사람들이 목표를 갖기 시작하였고, 장래에 대한 꿈이 없던 사람이 꿈을 갖는 사람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삼일원 건물이 있기 전 일이었다. 일기예보에 맑은 날이 될 것이라고 예보를 하였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비룡산을 찾았다. 비룡산에 기도원이 처음 시작될 때는 작은 초막에서 몇 사람이 모여 기도를 시작하였다. 삼일원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많아지자 수도사들은 광목으로 대형 천막을 만들어 기도처로 사용하고 있었다.

서울의 유수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백항련 회장의 손자 백지훈은 정신분열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백회장의 저택에서 백지훈을 돌보는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가 실종되어 3개월 지나 행방이 묘연했었다. 그의 가족은 그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뜻밖에 진위연이 백지훈을 데리고 백항련 회장을 찾아왔다. 백항련 회장은 멀쩡하게 돌아온 그의 손자를 보자 놀랍기만 하였다. 집에 돌아온 후 그는 더 이상 정신분열증의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었다.

5월이 되자 백항련 회장은 그의 손자 백지훈과 수행원 1명을 대동하고 삼일원을 찾아왔다. 천막 안에서는 이미 기도회가 시작되었다. 천막 안은 더 이상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백항련 회장과 그 손자, 수행원은 천막 앞에서 선채로 사람들이 기도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전에 날씨가 일기예보대로 청명했다. 기도를 시작한 후 날씨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바람도 거세게 불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던 등산객들이 비를 피할 곳이 없었다. 그들은 기도하는 천막을 발견하고 모두 천막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등산객들이 서로 밀치면서 천막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천막의 기둥이 넘어지고 천막이 찢겨지면서 바람에 날려갔다. 이때 기도를 하던 수도사 정해원이 사태를 진정시켰다.

“여러분, 제 말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우리는 기도를 멈추지 맙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세찬 비가 기도하는 사람들 머리 위로 내렸다. 그러나 기도가 끝날 때까지 단 한 사람도 그곳을 떠나지 않고 비를 맞으면서도 하나 같이 그들이 하던 기도를 계속하였다. 그들의 얼굴에는 빗물과 눈물이 하나가 되어 흘러내렸다. 백항련 회장은 그의 손자 백지훈의 손을 잡고서 마치 장승처럼 서있었다. 수행하던 수행원 한 사람이 우산을 펴서 비를 가리고자 하였다. 그는 손을 저으면서 거절했다. 수행원이 손수건을 꺼내어 내밀어도 역시 거절했다. 그는 기도하는 사람들과 같이 무엇인가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 같았다.

그때 정해원이 일어나면서 말했다.

“형제여, 치유를 확신하는 사람이 있으면 일어나 주십시요!”

그가 말하자 무릎을 꿇고 있던 한 청년이 일어났다.

“걸어보시오!”

그가 걸었다. 마치 정상인처럼!

“여러분, 이 청년은 어저께까지만 해도 잘 걷지를 못해 그의 아버지가 부축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청년의 아버지는 기도하던 자리에서 일어나서 기도에 참여한 회중에게 여러번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들의 기도가 끝나자 억세게 불던 바람도 오던 비도 멎었다. 청명한 해까지 비쳤다. 모든 사람들은 모습에서 밝은 빛이 빛나고 있었다.

그후 백항련 회장의 후원하에 비룡산 속 해발 659m 위치한 곳에 현대식 기도원을 세우게 되었다. 진위연은 백지훈을 구출한 장소를 소생언이라고 불렀다. 위연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삼일원에서 정착해서 수도사가 되었다.

부모들이 삼일원에서 기도하고 있는 시간에 그들의 자녀들은 또 다른 체험을 하고 있었다. 5명의 소년들이 진선린과 함께 소생언에서 놀고 있었다. 소생언은 월계수나무, 밤나무, 상수리나무, 갈대숲, 야생화, 넓은 바위 등 모든 것이 어우러저 마치 무릉도원과도 같아서 소년들이 놀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소년들은 갈대숲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월계수 나무를 올라가기도 하고 작은 돌을 주워서 멀리 던지는 시합을 하기도 하였다.

“이 나무가 무슨 의미의 나무인지 너희들 알아?”

선린이 말했다.

“네가 알면 말해 줘!” 김승원이 말했다.

“아버지가 알려주셔서 아는데, 이 나무의 이름은 월계수(月桂樹)래, 그 의미는 영과, 승리란 뜻이래! 그리고 옛날엔 마라톤 경주에서 우승을 하는 사람에게 이 나뭇가지로 월계관을 만들어 머리에 씌워준다고 했어!” 진선린이 말했다.

“나, 월계관 한 번 써 보고 싶다.”

김승원은 그의 조상 경순왕(신라 56대 왕)이 금관을 썼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말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하자! 저기 보이는 저 꿈 바위 바위까지 갔다가 제일 먼저 여기까지 오는 사람에게 월계관을 만들어 씌워주는 것이 어때?!”

이갑원이 말했다.

“그렇게 하자!”

모든 아이들이 찬성을 했다.

“그런데 너희들 저기 꿈 바위 앞에 가서는 그냥 오지 말고 꿈 하나씩 정해가지고 와야해!”

진선린이 말했다.

“그것은 왜?” 김승원이 물었다.

“우리가 장래의 꿈을 가지고 있어야 이루어 질 수가 있대.”

“알았어!”

모두들 동의했다. 여섯 명의 아이들이 꿈 바위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월계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험한 숲을 헤치고 바위 언덕을 기어 올라가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경주를 하였다. 어쩌면 그들의 생애에 처음인 경주는 산 속에서 시작됐다. 그 경주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 줄은 그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꿈을 가질 것인가 생각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선린은 동네 사람들이 그를 불러주는 비룡산의 다람쥐의 실력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는 시합을 하나 마나 월계관은 자기의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린은 처음부터 달리는 것을 서두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는 다른 아이들의 안전을 돌볼 의무가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소년들은 꿈 바위 앞에 이르자 각자 한 가지씩 꿈을 결정했다. 아이들은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엎어지고 넘어지면서도 달리고 또 달렸다.

목표가 가 보이기 시작했다. 선린은 빨리 달렸다. 한 사람, 두 사람,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앞에 달리던 이지헌이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고 말았다. 그가 넘어지는 바람에 선린도 함께 넘어졌다. 이지헌은 발목을 접질러 걸을 수가 없었다. 선린은 할 수 없이 그를 부축해 내려오는 수 밖에는 없었다. 선린이 일등을 하려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6명 중 김승원이 그 이름에 걸맞게 1등을 했다. 이지헌과 진선린이 공동 꼴지를 했다. 소년들은 같이 월계수 나뭇가지를 꺾어서 월계관을 만들었다. 제일 먼저 1등 김승원에게 씌워줬다. 그리고 등수 대로 한 번씩 씌워줬다.

“월계관을 써 보니까 어떤 기분이 들었니?”
이승룡이 물었다.

“나는 전쟁에서 승리한 느낌이 들었어!”
“난 정말 내 꿈이 이루어진 것 같은 기분 들었어!”
“나는 우리 할아버지가 고종 황제때 암행어사가 썼던 어사관이 생각났어.”

이갑원이 말했다. 어떤 소년은 마치 자기가 왕이라도 된 기분, 또 어떤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 된 기분, 또 다른 아이는 무엇을 성공이라도 한 기분이라고 각각 말했다.

“그래 꼴지를 한 기분은 어땠어!”
김승원이 선린과 이지헌을 보고 말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는 것 같았어!”
이지헌이 말했다.

“나는 실패를 거울로 삼을 거야!”
선린이 말했다.

그들은 소생언의 월계수 나무 앞에서 각자 장래에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꿈을 갖기로 약속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