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직도, 다른 직업도 하나님의 ‘부르심’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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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직도, 다른 직업도 하나님의 ‘부르심’은 같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5.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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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직, 다른 직업과 어떻게 다른가

▲ 목사직은 다른 직업과는 달리 하나님의 특별한 소명, 곧 '부르심'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은 목사직은 성직(聖職)이고, 그 외의 다른 직업은 세속직(世俗職)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목사직이든 일반 직업 모두 동일한 하나님의 부르심 속에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음)
목사직=성직, 다른 직업=세속직으로 구분하는 것은 비성경적
‘소명’보다는 목사로서의 자질과 은사 분별하는 것이 바람직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목사직은 성직(聖職)이고, 그 외의 다른 직업은 세속직(世俗職)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보니 사업을 하거나 관공서나 회사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사직을 하고, 이른바 ‘주님의 일’을 위해 신학교에 지원해 목사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목사 이외의 직업은 주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 내에서도 목사와 성도들 사이를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목사직만 주님의 일이고, 다른 직업은 주님의 일이 아닐까? 이와 같은 이원화 현상에 대해 현유광 교수(고신대)는 “교회의 안과 밖을 성속(成俗)으로 나누고, 목사직을 성직으로, 다른 직업을 세속직으로 구분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가 지난 11일 개최한 제25회 논문발표회서 소명과 역할을 중심으로 목사직이 다른 직업과 어떻게 다른지 발표한 현 교수에 따르면 모든 직분과 직업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있어서 동등한 위치를 지닌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목사직은 다른 직업과는 달리 하나님의 특별한 소명(부르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이 ‘부르심’을 기준으로 성직과 세속직을 구분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반면, 현 교수는 “부르심의 가장 근원적인 목적은 창조 시에 주어진, 그러나 범죄로 말미암아 잃어버린 하나님과의 언약관계의 회복과 교제의 풍성함에로의 초대”라며 “목사의 직분을 받으려 하는 사람이나 그 외의 다른 직업을 갖거나 교회 안에서 어떤 직분을 맡으려는 사람이나 모두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나아와 구원의 은혜를 누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결국 구원이라는 부르심의 관점에서 볼 때 목사나 다른 모든 직업들은 모두 동일한 출발선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직은 일반 직업과는 달리 특정한 사역(섬김)을 위해 부름 받았기 때문에 ‘특별한 소명’이 요구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현 교수는 “목사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직분이나 직업은 하나님의 특별소명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이 목사직에는 특별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직분이나 직업에 대해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생각하지 않고, 책임을 맡거나 생업으로 택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론 목사직의 특수성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목사직의 특수성은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부름을 받았다거나 그 부르심이 다른 직분이나 직업과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목사직이 다른 직분이나 직업과 구별되는 것은 그가 맡은 책임과 기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은 제사장이다. 그러나 다른 직분이나 직업과는 달리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고 가르치며, 삶으로 보여주는 역할과 사명을 지닌다. 현 교수는 “목사는 강단에서 노인으로부터 갓난아기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모든 직종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자”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며, 회중들이 가정과 직장, 사회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공의롭고 충성되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중심으로 일하라고 선포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신실하게 선포하고 가르칠 때 국한된 권위를 지닌다. 하지만 이와 같은 권위도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동일하게 주어진다”고 설명한 현 교수는 “결국 신학의 훈련을 받고, 교회의 검증을 거쳐 안수 받은 목사들은 교회라는 영역에서 특별한 권위를 갖는 것”이라며 “성도들의 개인, 가정, 직장, 사회에서의 모든 생활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도하는 권위를 갖고 있다는 것이 목사가 다른 직분이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점”이라고 피력했다.

소명과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직분이나 직업에 비해 특별한 기능을 가진 목사직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부분도 많다. 현 교수는 “목사 후보생이 되기 위해 신학교에 입학할 때, 목사로의 소명보다는 목사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은사의 유무를 분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소명은 점진적인 것이고, 수시로 재확인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목사로 소명을 받았다는 확신이 없을지라도 목사직에 합당한 자질과 은사를 갖추고 있는 사람도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목사의 소명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신학교에 입학한 사람이라도 신학수업의 과정에서 자신의 소명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자질이나 은사가 확인되지 않고 계발되지 않은 사람은 신학교를 자퇴하거나 휴학을 하는 용단도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 교수는 “한국 교회가 성경적인 직분관과 직업관을 확립함으로써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의 사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현철 교수(성결대)와 신성열 교수(백석대)도 신학교육과 한국 교회의 역할, 기독교적 에토스 개념에서 본 설교자 주기철 연구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가 지난 11일 강성교회에서 '목회와 목회자'를 주제로 제25회 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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