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가 먼저 성경의 가르침 ‘삶’으로 살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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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가 먼저 성경의 가르침 ‘삶’으로 살아내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4.30 13: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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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의 길을 묻다 - 복음주의신학회 ‘100분 토론’

▲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지난 27일 '한국 교회와 설교'를 주제로 제61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학자들은 '한국 교회 설교가 직면하는 도전들'을 주제로 100분 토론을 진행하며 한국 교회 강단의 문제점 및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모색했다.
말씀 왜곡하는 것은 하나님과 성도, 자신에 대한 ‘반역’과 같아
교회의 정체성ㆍ건강성 위한 설교는 예배와의 균형과 조화 필수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흔들리는 한국교회. 그 중심에 복음을 상실한 강단, 설교자들의 추락이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강단에서 힘 있게 선포되면 교회는 흥했고, 그렇지 않을 때 교회는 병들었다. 이것이 바로 지난 2천 년 동안의 교회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 통찰이다. 결국 한국 교회 위기는 강단, 설교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성주진 박사)가 지난달 27일 ‘한국 교회와 설교’를 주제로 제61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4명의 신학자와 1명의 목회자가 ‘100분토론’을 진행하며, 한국 교회 설교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했다. <편집자 주>

‘한국 교회 설교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을 주제로 발표한 정창균 교수(합신대)는 설교자들이 성경말씀을 제대로 선포하지 않거나, 임의로 바꿔 말하거나, 말씀보다 다른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말씀의 주인이신 하나님, 말씀을 기다리는 회중, 말씀사역자인 자신에 대한 반역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설교자의 반역이 오늘날 강단이 죽은 가장 큰 원인”이라며 “그동안의 설교들은 말씀에 집착해 신자와 교회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가르치기보다는 위로와 격려, 축복과 성공 등 소위 부와 건강의 복음을 선포하는데 힘을 쏟아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회에 대한 강조도 교회의 본질에 관한 성경말씀의 가르침보다는 주로 일과 봉사 등을 강조하며 교회의 기능이나 실용성 등 교회의 기능적 정체성에 초점을 맞춰 설교를 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설교는 점점 본문을 이탈한 설교로 변질됐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의 파장이 이렇게 크게 나타나는 것도 성경에서 멀어져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분별을 갖추지 못한 신자가 많아진 현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해도 지나친 과언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 교리 설교가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성장성이 아닌 교회의 본질과 건강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를 위한 필수적인 처방 가운데 하나가 교리 설교라는 것이다. 물론 교리의 선포를 딱딱한 신학적 담론이나 지루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논리체계나 재미없고 부담만 주는 어려운 논설과 주입이 아니라 흥미 있고 현실감 있게 선포하기 위한 고민과 방법의 시도는 설교자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정 교수는 “신자와 교회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해주는 교리 설교의 회복 외에도 예배가 단순히 의식절차나 혹은 문화 활동이나 공연 수준으로 전락하지 않고 설교와 함께 말씀 선포의 본질적 기능을 감당하도록 예배와 설교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신앙고백서를 다함께 낭독하고 있다.
한국 교회 위기상황, 본문중심성, 설교주제의 균형성, 예배현실 등의 관점에서 설교의 방향성을 제시한 정 교수의 발표 이후에는 다양한 논평도 쏟아졌다. 김운용 교수(장신대)는 “그동안 한국 교회는 수백 년 이어져온 가난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의 일환이었던 근대화 운동에 편승해 강단에서 왜곡된 복음을 선포하고, 신앙이 자기만족과 행복을 위한 것으로 곡해하는 기복신앙을 조장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삶의 실천을 강조하는 설교의 윤리적 차원이 약화됐고, 교회 부흥과 수적 성장이 중요한 요인이 되면서 그 결과에 의해 모든 것이 용납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경영논리와 세속적 논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앞서가는 현상을 낳음으로 교회의 빠른 세속화가 양산됐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복음에 대해 적대적인 상황에서 설교 사역을 온전히 감당하기 위한 노력과 반성, 신학적 숙고는 계속돼야 한다”며 “문화사회적 환경의 변화나 교회 밖에서 찾기보다는 진리의 자리를 내어준 교회의 내적 차원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영돈 교수(고신대)는 “말씀의 부재와 영성의 빈곤은 설교에 직결된다”며 “설교자들이 하나님의 관심과 뜻에 온 마음을 기울이기보다 사람들의 관심과 필요에 민감해지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만 신경을 곤두세우다보니 강단에서 하나님이 설교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 강단의 위기는 교리 설교의 부재, 즉 신학의 실종뿐만 아니라 영성의 빈곤에서도 찾아야 한다”며 “지금까지 성경본문에 충실한 강해 설교에 관심을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성령에 이끌리는 설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주 교수(아신대)는 “교회의 본질과 건강성을 위해 교리 설교가 회복돼야 하지만 교리 설교가 강화될 경우 신학-교리적 논쟁과 교회-정치적 사안들로 인해 나타난 교파-교단 분열의 심각성과 폐해가 또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허 교수는 “각 교회가 자신들의 교단신학에 기초한 ‘교리 설교’에 과도하게 집중할 경우 한국 교회가 힘써야 할 복음 안에서의 성숙한 연합지체 의식은 더욱 미온적 성과를 낳을 수 있다”며 “교리 설교는 강해 설교와 함께 상호 유기적 보폭을 함께 함으로 교파-교단의 정체성 내지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한국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된 복음 안에서의 형제-가족의식이 깨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회자의 자격으로 이날 자리에 참석한 송태근 목사(삼일교회)는 “근간 예배 형식의 급격한 변화가 설교에 준 것은 분명하다. 예배가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 목적이 있다면 설교가 예배의 중심을 차지해야 함은 부인될 수 없다”며 “예배에서 감성에의 강조가 혹시 청중에게 심리적 만족만이라도 주어야겠다는 절박한 목회적 악수는 아닐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송 목사는 “정 교수님의 교리 설교에 대한 강조는 강해 설교를 위한 ‘신학적 해석’이라고 칭하고 싶다”며 “결국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이기 위해서는 설교자는 강해 설교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강해설교자들은 누구보다도 성경의 가르침을 삶으로 살아내야 할 사명이 주어진다. 이는 성경을 전하고, 전한대로 살아내는 일이 목회자 평생의 핵심 가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기논문발표회에서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와 정성구 박사(대신대 총장)가 주제강연을 진행했으며, 구약과 신약, 역사, 조직, 윤리 등의 분과에서 한국 교회 설교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다양한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 한국복음주의신학회에서 활동하는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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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2013-05-03 17:08:14
설교자가 성경의 가르침을 삶으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뜻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것인데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리라 . 마지막 날은 언제이며, 다시 살리는 일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왜냐하면사람은 누구나 성경 기준에서 심판받게 되고(요 12:48, 계 20:12), 성경 기준으로 신앙한 자가 구원받게 된다. 성경을 떠난 신앙은 인정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