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담아둘만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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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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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그늘에 생명의 빛을, 카이퍼의 개혁주의 미학 (11) - 안용준 목사(목원대 겸임교수)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담아둘만한 그릇

인간의 마음이 아름다움에서 멀어지는 시기는 언제인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리의 참된 자아를 잃어버렸을 때가 아닌지. 하나하나 짚어본다면 이런 경우다. 자연세계에 나타난 하나님의 존재와 능력을 분명히 보고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합당한 응답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나님께 의존해야할 피조물이 감사는 드리지 않고 도리어 삶의 방향감각을 상실해 허무해지고 지각없는 인생으로 전락할 때도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 인간이 생명과 빛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소외시키려 하자 먼저 자신의 인식기관이 어두워져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게 되는 이치이다.

카이퍼 역시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그는 죄의 문제가 우리의 삶의 세계 안으로 깊숙이 침투해 들어온 경우를 가장 치명적이라고 본다. 사실 역사 속에 흐르는 죄의 문제를 소홀히 했을 경우 인간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우리의 삶을 에워싼 죄의 심각성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죄와 싸워 이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영적인 눈이 어두워져 진정한 아름다움의 예술을 이야기하기도 힘들게 되며 주변의 일들이 점점 복잡해지고 깊은 혼란 가운데 빠지게 된다. 카이퍼는 인간의 죄로 인하여 발생하는 슬픈 결과로 참으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우리에게서 멀어졌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카이퍼는 이런 참담한 경우에도 인류의 역사 안에 변치 않는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줄 수 있다고 한다. 예술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조명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즉 예술은 단순한 물질적 요구를 넘어서 삶의 아름다운 의미와 가치를 담아낼만한 큰 그릇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인간의 본질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하나님이 베푸신 은사라는 사실을 잊지 않은 것이다. 참으로 신선한 생각이다. 예술은 우리의 생활에서 산소 같은 존재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행복한 삶을 가져다주는 가능태를 키워나갈 수 있다. 하나님을 향한 무너진 믿음의 성벽을 다시 세우고 문화 예술의 청지기가 될 수 있다.

1490년대 후반 유럽에서는 일이다. 당시 폭풍우가 몰아칠 것만 같은 종교개혁전야의 음산한 분위기가 휩쓸고 있었다. 그곳은 불안과 격동, 대혼란과 내란의 땅이었다.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가치들이 걷잡을 수 없이 붕괴했다. 고딕성당 안으로의 불안한 도피와 이교사상으로의 과감한 일탈도 이루어졌다. 이 세상의 종말이 다가왔다는 공포가 보헤미안 사이에 널리 퍼졌고 또한 남부 독일까지 이르렀다.

▲ 독일 화가 뒤러의 ‘요한계시록 판화’
당시 독일의 화가 뒤러(Albrecht Duerer, 1471-1528)는 유일한 희망이 하나님의 능력과 힘에 있다고 믿었다. 그는 요한의 환상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명확하고 예리하게 투영될 수 있도록 판화로 제작하였다. 그는 <요한계시록 판화>를 통하여 누구든 예수님의 생명과 사랑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그들의 참된 소망이 주의 보좌 앞으로 다가서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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