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통한 거듭남과 죄사함으로 성화된 존재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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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 통한 거듭남과 죄사함으로 성화된 존재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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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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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웅 목사 (은혜복음교회)

유엔개발계획 보고에 의하면 세계인구 중 10억 명 이상은 안전한 물을 사용하지 못하며, 세계은행은 전 세계 80개국이 물 부족으로 국민 건강과 경제에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물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며 문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2013년 유엔이 정한 ‘세계 물 협력의 해’를 맞아 지난 8일 ‘물의 그 위기 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생태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발표 내용 중 물에 대한 구약ㆍ신학적 관점을 요약해 실었다. <편집자 주>

신약성서에서 물에 대한 개념은 항상 주님의 행적과 어록에 관련해 그리스도 중심으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비중 있게 물 개념이 적용되는 것은 상징적 차원, 즉 물의 신앙적 차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일상에 흔한 요소인 ‘물’이 신약 시대에는 매우 중요한 신앙적 장치와 상징으로 발전해왔다.

기독교 모태가 된 유대교 문화에서는 ‘물’을 중요한 종교적 상징으로 삼는 활발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 이는 헬라와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이방인과의 구별을 통해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과 연관된 정결법의 강화와 관련돼 있다. 물론 이것은 물이 더러운 것을 씻어내는 데 사용된 평범한 일상의 삶에서 연장된 것이다. 유대인이 바깥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발을 씻는 일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누가복음 7장 44절에는 주님께서 발 씻을 물을 주지 않은 바리새인 시몬을 타이르는 말씀을 하신다. 또한 주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든 표적은 정결용 물은 담은 물 항아리를 통해 이루어졌다.

초대 유대교 시대에 물은 일상적 차원을 넘어 신비한 의미, 상징적 의미가 부여된 것으로 이해됐다. 성경에는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음으로써 자신의 책임 없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빌라도에 대한 묘사가 그렇다. 또한 베데스다 연못이 특정한 순간 치유의 효능을 발휘했다는 말씀도 이런 특징을 드러낸다.
하지만 일상적 물이 가장 강력한 상징적 의미로 적용된 것은 요한의 ‘세례’ 운동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세례 요한의 운동이 유일한 세례운동은 아니었다. 다양한 세례운동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것에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기원전 2세기 하스몬 왕조 요나단의 대제사장 즉위로 성전을 떠나 광야에 수도원 공동체를 건설했던 엣세네파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반복적으로 목욕을 통한 정화 의식을 거행했다.

둘째, 이방인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도 할례와 더불어 세례 의식이 거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레미아스는 요한의 세례가 유대교로 개종하는 자들을 위한 입교의식에서 유해한 것이라고 추정한다.

셋째, 요세푸스의 스승이었던 바누스라는 사람도 목욕을 통한 정결예식을 거행했다. 이와 같이 씻음, 정화, 세례의 여러 흐름 가운데서 세례를 확고부동한 종교적 제의로 발전시킨 신양성서를 봐야 할 것이다. 신약성서를 기록한 원시기독교 공동체들은 세례를 새로운 기독교 입교의식으로 발전시켰다. 기독교의 두 가지 제의는 입교를 위한 세례와 성만찬이다.

요한복음의 세족식은 아마도 초기 공동체에 행해진 또 다른 제의 후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요한복음에는 공관복음서와 바울 전승에서 거의 일치된 형태로 보도되는 성만찬 본문이 없다는 점, 세족식이 ‘저녁 먹는 중에’ 거행된 점, 그리고 제자들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을 의무화한 점은 이러한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세족식에서도 물을 통해 자기 낮춤과 섬김의 의미가 강조된다는 점은 의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만찬과 함께 세례가 기독교 제의가 된 것은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례를 예수님의 죽음과 연결한 최초의 증거는 바울이다. 바울에 따르면 ‘무릇 그리스도 예수와 합해 세례를 받은 우리는 그의 죽으심과 합해 세례를 받은 줄을 알지 못하느냐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롬6:3-4).

마가 기자 또한 이러한 개념을 예수의 말씀 전승으로 보도한다. 신약성서에서 물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죄용서의 회개, 영생을 가능하게 하는 생수와 같은 고도의 의미로 발전했다. 여기서 물은 그냥 물이 아니다 물은 씻음을 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구별함으로써 인간을 정결한 자와 부정한자로 구별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더 이상 세속적인 존재가 아니라 성화된 존재로서 인정되는 것이다 신약의 물은 역사적 인물 세례 요한,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최고로 거룩한 의미를 확보한다. 신약문서는 태초로부터 변함없이 존재한 ‘물’에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를 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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