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스토리텔링(Storyt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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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스토리텔링(Storyt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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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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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ㆍ경영학 박사)

▲ 이상덕 목사
인간은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며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이것을 학습이라 하는데, 이 학습은 끊임없는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학습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기억은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주 재미가 있었거나 즐거웠던 일, 슬픈 사연, 충격적인 경험과 같이 자극적인 것들은 정보가 뇌에 쉽게 입력되고 견고하게 저장되기 때문에 세월이 한참 흘러도 잊어버리지 않고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특히 6.25전쟁이라는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가난과 굶주림의 절박한 삶, 눈부실 정도의 빠른 경제성장이 만들어가는 경탄할 만한 문명들, 소용돌이치는 정치적인 격변기 등을 경험한 우리 같은 세대들은 눈을 감기만 해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많다.

물론 같은 사건이라도 자극을 받는 정도가 개인의 경험이나 성품 그리고 자라난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난다. 매일 조그만 실수에도 욕을 먹고 매를 맞으며 자라난 아이들은 어지간한 욕이나 체벌에도 별로 자극을 받지 않지만, 생전 처음으로 욕을 먹거나 체벌을 받은 아이는 그 자극이 엄청나게 커 평생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들의 속을 썩이는 대부분의 경우는 부모들이 잔소리를 하도 많이 해서 가슴에 담아두어야 할 소중한 가르침을 주어도 잔소리로 여겨 자극이 되지 않아 금새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교육시킬 때 잔소리와 같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격려와 칭찬을 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에게 즐거운 마음을 주고 기억에 오래 남게 되는 효과가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학습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즐겁게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강압적인 방법보다 효과적이고 좋다. 즐겁게 공부를 하게 되면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고 학습한 정보가 쉽게 입력, 저장되므로 기억이 더 잘되고 이로 인해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도 기억력의 이와 같은 특징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story)+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을 생생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방법을 말한다.

문학용어로 사용되던 스토리텔링은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디지털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을 계기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으며,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드라마, 웹 에듀테인먼트 등이 이 분야에 속한다. 스토리텔링이 수학 공부에도 이용된다.

스토리텔링 수학은 수학을 추상적인 기호가 아니라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도입해서 구체적인 경험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수학의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이라든지, 수학자들의 이야기, 수학과 관련 있는 실제 생활 이야기 등을 도입함으로써 개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창조적인 표현과 지식에 대한 기쁨을 깨우쳐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요즈음은 스토리텔링이 기업의 광고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광고는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단순ㆍ평범하게 알리는 것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광고만 나오면 식상해서 채널을 돌려버린다. 그러나 스토리텔링 광고는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한다든지 또는 평범한 사람이나 명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을 이용한다. 스토리텔링 광고에 나오는 이야기는 기업이나 상품을 소제로 실제로 만드는 경우도 있고 전설, 신화, 게임, 등에 나오는 이야기를 차용하는 경우도 있다.

스토리텔링은 소설과는 다르다. 소설은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꾸민 이야기지만, 스토리텔링은 주어진 주제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 생각, 특성, 경험 등을 바탕으로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이미지를 각인시키도록 엮은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성경은 스토리텔링의 시작이요 가장 모범적인 교과서라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창조의 과정과 이유, 인간의 타락,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십자가, 그리고 구원에 관해서 인간들이 가장 잘 이해하고 감동하고 믿을 수 있도록 스토리로 말씀하고 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장엄하고 엄숙한 선포를 시작으로 자상한 스토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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