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호칼럼] 여보, 오늘은 하나님이 자장면을 먹으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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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성호칼럼] 여보, 오늘은 하나님이 자장면을 먹으라시네요!
  • 옥성호
  • 승인 2012.11.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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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성호의 기독교문화를 깨운다(11)

우리는 흔히 설교 시간에 “하나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혹은 “성령님이 저를 강하게 이끄셨습니다” 하는 식의 목사님들 말을 듣는다.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볼 때 목회자들에 비해 아직은 좀 더 순진한(?) 성도들이 가진 콤플렉스를 자극해 목회자의 우월함 내지 특별함을 과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완전히 떨쳐버릴 수는 없다. 사실 교회 다니는 사람들 치고 이런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아, 예수님과 정말로 한 번만 만날 수 있다면, 아니 그분의 목소리를 한 번만 들을 수 있다면 내가 정말로 조금의 의심도 없이 믿을 텐데. 그냥 하나님께서 내 눈 앞에 한 번만 나타나셔서 당신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시면 난 평생 오로지 주님만 사랑할 자신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마치 자기는 하나님과 매일 손잡고 대화라도 하듯이 소위 ‘주의 종’이 어떻게 보이겠는가? 신령한 정도를 넘어서 나 같은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도달할 수 없는 경지에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특히 큰 교회의 ‘주의 종’은 이성적인 기준에서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해도 그 속에 뭔가 놀라운 뜻이 있을 것이라는 식의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말한다. 오늘날 하나님 앞에 ‘특별한 종’은 더 이상 없다. 이 부분에서 우리 성도들의 의식이 바로 깨어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교회가 다시금 살아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시작이다. 반복을 통해 형성되는 ‘자기 착각’ 내지 ‘자기 최면’으로 무장하기만 하면 누구나 다 내가 어린 시절 참석했던 집회의 그 목사님처럼 될 수 있다. 조금만 눈 딱 감고 노력하면 누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여보, 하나님께서 오늘은 물김치 대신 총각김치를 사라고 하시는군요.”

오늘도 하나님의 특별한 종으로 여겨지는 분들은 무엇보다도 신유 집회와 방언 집회 등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다. 물론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특별한 누군가를 찾는다. 그리고 의지하고 싶어 한다.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될 수 없는 바로 그 ‘영웅’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가 내 스스로는 결코 채울 수 없는 내 속의 결핍을 보상해주기를 바란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의 결핍을 직접 채우시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는데도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데 필요한 ‘매개체’를 인간 속에서 찾는다. 그 사람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 병을 낫게 해주신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내 머리에 손을 얹어야 하나님께서 내게 축복을 내리신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의사를 아버지로 둔 아들이 있다. 그런데 이 아들은 참 이상하다. 몸이 아플 때마다 아빠한테 그냥 가면 되는데 꼭 아빠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한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간호사한테 부탁한다.

“간호사 누나, 아빠한테 연락 좀 해주세요. 제가 지금 몸이 좀 안 좋아요.”

이런 아들은 어떤 아들인가? 스스로를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에 들어온 종으로 격하하는 비참한 아들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지금 이 아들의 모습이 아닌가? 그것도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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