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언론, 교파이기주의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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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언론, 교파이기주의 벗어나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11.25 20: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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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심포지엄 열어

한국 교회를 보면 교단이 굉장히 많이 나뉘어져있다. 그 교단에는 해당 교단의 소식을 전하는 소식지, 크게는 ‘교단지’가 존재한다. 많은 교단의 숫자만큼 교단지의 숫자 또한 다양하다. 이런 교단 언론들이 교단회보의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뼈 아픈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런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는 지난 22일 신촌성결교회에서 ‘교단 언론의 설 자리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2012년 기독언론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는 CBS TV보도부 박성석 기자와 뉴스앤조이 김종희 대표가 나서 현재 교단언론이 가진 문제를 꼬집고 대안을 제시했다.

과거 한국성결신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박성석 기자는 “예전 ‘성결교가 장감성(장로교,감리교,성결교)3대 교단에서 밀려났다’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며 “당시 교단의 치부를 드러낸 기사였고, 당시 총무에게 불려가 힘든 상황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침례교, 기하성 등의 교세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 성결교단의 개혁을 말했던 기사는 교단지라는 언론의 현실에 부딛혔다”고 회상했다.

위에서 지적한대로 교단을 향한 쓴 소리에 교단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 그는 “이런 부분에 있어 교단의 개혁을 위한 발언도 필요하다”며 “건강한 교회를 위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95-2000년까지 약 5년간 예장합동 기독신문의 기자로 일했던 김종희 대표는 “당시 기독신문에서는 영남과 호남의 지역갈등이 굉장히 심했다”며 “결국 그 때문에 회사를 나오게 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회사를 나온 이유는 기자가 쓰는 기사들이 제대로 보도되지 못했기 때문. 그는 “기자는 기자답게 살아야하지 않느냐”며 “기사를 쓸 때는 고소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계속 고소, 고발이 반복되면 기자들은 두렵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기사를 쓰지 않게 되는데 그래선 안 된다. 기자들은 언제는 고소당할 수도, 조사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소송에서든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기자는 어떤 기사든 써낼 수 있는 용기와 소송에서 정확히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자의 발제 뒤로는 현직 교단지의 기자와 초교파지의 기자들이 함께한 패널토의 시간이 마련됐다.
기독신문의 노충헌 기자는 “교단지의 기자들은 주 독자층이 누군지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교회의 주인이 예수님이듯 교단의 주인도 예수님이다. 교단을 대변하고 섬기는 것이 교단지라는 생각을 한다면 어떤 회유나 협박이 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보의 구본철 기자는 “교단지의 기자들은 파수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멀리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멀리 보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대안을 제시하며 교단지의 특성을 살려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 기자들에 대한 바른 소리도 이어졌다. 그는 “요즘 기자들은 자기 기사에 대한 애정이 없다”며 “본인의 기사가 신문에 실리지 못하면 데스크와 싸울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교단지의 특성상 속도보다 깊이로 접근해야 한다”며 “기사를 손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발품을 팔아 값진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연합신문 홍순현 기자는 “교단 이기주의와 파벌주의에서 벗어나야한다”며 “기자들은 소속된 교단의 틀에서 벗어나 언론인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진 기사 서술은 물론 기자이기 때문에 힘든 부분들에 대한 토의도 진행됐다. 홍 기자는 “기자의 아픔은 기자가 가장 잘 안다”며 “누군가 힘든 일을 겪을 때 동병상련으로 함께 아파해줄 수 있는 연대의식은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교계 언론 차원의 지속적 연대를 통해 기자교육과 공동취재가 이뤄져야한다', '감시와 견제 중심의 기자가 되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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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 2012-11-28 06:25:32
언론이 교단, 교파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공정한 보도를 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면 편파보도를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독자들의 알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결과를 가져와 무용지물의 언론이 되고만다.

김원 2012-11-26 13:40:11
기자도 언론인이죠. 교단에 속한 기자라고 교단의 대변인은 아니지 않나요? 언론인으로서 사실은 사실대로 보도하고 삼각확인 정확히 해서 독자들이 알 권리를 충족시켜줘야죠. 교단 목회자와 총회장님께 잘보이려고 기자 하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