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훈련 통과한 자에게 하나님의 복 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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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훈련 통과한 자에게 하나님의 복 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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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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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직 교수의 십계명에서 찾아낸 그리스도인의 삶 (17)

                                    영적 공동체의 중요성

▲ 백석대 조직신학
하나님은 마라의 샘에서 단 물을 마시게 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법도와 율례를 정하시고 그들을 시험하셨다(출15:25). 마라의 샘물을 마시게 된 이스라엘 백성에게 왜 갑자기 법도와 율례가 필요했을까?

모세의 인도를 따라 이집트를 벗어나 마라에 이른 이스라엘 백성의 수는 매우 많았다. 그런데 3일 동안 목말라 했으며 쓴 물 때문에 더 조바심이 났던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이제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 하지만 그 물은 단 하나의 샘에서만 나온다. 게다가 그 샘물은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마시기에는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누가 먼저 물을 마실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 결정이 없는 경우 젊고 강한 남자들이 노약자들과 여성들, 아이들을 제쳐놓고 그 물을 마실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이겠는가?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약한 자들이었으며 소외계층이었다. 강한 자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약한 자가 얼마나 큰 서러움을 겪는지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집트에 살고 있었지만 이집트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러했던 그들이 마라의 샘물 앞에서 약한 자들을 배려하지 않고 그들을 힘으로 눌러버린다면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 백성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노약자들을 먼저 배려하는 법도와 율례를 정하셨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힘으로 밀쳐내고 샘물을 향해 달려갈 수 없는 노인들과 여성들, 아이들이 먼저 그 샘물을 마셨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힘이 많기 때문에 샘물을 마지막에 마셔도 되는 젊은 청년들이 가장 마지막으로 그 샘물을 마셨을 것이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불의한 법령을 만들고 가난한 자를 불공평하게 판결하여 가난한 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며 과부에게 토색하고 고아의 것을 약탈하는 자”에게 화가 있다(사10:1-2). 그러한 자는 이스라엘 공동체를 파괴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를 우선적으로 섬기고 배려하는 공의는 이스라엘이 하나의 공동체로 참된 평화(샬롬)를 누리도록 해준다(사32:17). 마라의 쓴 물 앞에서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했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법도와 율례를 지킴으로써 최초의 공동체 모습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시내 산에서 완전한 형태의 율법인 십계명을 주시기 전에 법도와 율례를 주심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을 미리 훈련시키신다. 하나님께서는 그분 앞에서 불평을 일삼았던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너희가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의 말을 들어 순종하고 내가 보기에 의를 행하며 내 계명에 귀를 기울이며 내 모든 규례를 지키면 내가 애굽 사람에게 내린 모든 질병 중 하나도 너희에게 내리지 아니하리니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출15:26)는 약속을 주신다.

하나님께서는 마라의 샘물 앞에서 하나님의 법도와 율례에 순종함으로써 공동체적 삶을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에 합당한 복을 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마라에서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10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엘림에 이르게 하셨다. 그곳에서 그들을 반긴 것은 12개의 우물과 70그루의 종려나무였다(민33:9, 출15:27). 1개의 우물 앞에서 정의의 법을 실천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12개의 우물이 주어졌다.

그들이 우물가에 장막을 치고 쉴 수 있도록 70그루의 종려나무가 그들에게 그늘을 제공했다. 종려나무는 하나님의 말씀과 법도에 순종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달콤한 열매를 제공했다.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을 바빌로니아의 포로로 70년 동안 지내게 하심으로써 유다 땅이 70년 간의 안식을 누리게 하신 것처럼(대하36:21) 70그루의 종려나무는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달콤한 안식을 제공했다. 하나님께서는 엘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번영과 평화를 상징하는 종려나무를 70그루나 주셨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시92:12)할 것이라는 약속이기도 했다.

죽은 나무에서 다시 새순이 나와 열매를 맺는 나무인 종려나무는 이집트에서 죽었던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부활과 성장을 경험함을 상징한다. 공동체 훈련을 통과한 사람에게 하나님의 복이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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