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결혼문화모델, 획일화보다 다양성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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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결혼문화모델, 획일화보다 다양성 중요해”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2.11.2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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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MCA, 올바른 결혼 문화 정착 세미나

▲ 지난 14일 서울YMCA 본부에서 개최된 건전한 사회조성을 위한 제1회 연합세미나에서 박혜인 교수는 개성과 당양성을 존중하는 건전한 결혼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1세기 들어 급격히 변화된 사회문화 속에서 젊은 미혼남녀 세대는 예전과는 다른 결혼문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 중 예전같이 획일화된 롤 모델은 올바른 결혼문화 형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많은 결혼문화 관련 전문가들은 다양성과 개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모델보다는 세대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다양한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울YMCA(회장: 안창원)는 이와 관련 지난 14일 종로2가 본부 대강당에서 ‘우리사회결혼장례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발전방안’ 연합세미나를 개최했다. 건전한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120여 년 전 결혼문화에서 허례허식을 없앤 기독교 사회문화운동. 기독교 단체가 제시한 최근 결혼문화에 대해 조명했다.

# 미혼남녀 붙잡는 높은 집값
수저 두 벌, 이불 한 채, 몸 누일 공간만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있다. 오늘날 사회ㆍ문화 변화상은 결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랑만 있으면 내가 택한 배우자와 결혼할 수 있다는 결심도 현실 앞에서는 무너지고 있다는 것.

김창규 한국웨딩플래너협회장은 “결혼한 2만 쌍의 젊은이를 만나본 결과 사치스러운 결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리 사회에서 남녀 한 쌍이 가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평균비용은 2억여 원으로 나타났다”며 “미혼남녀 결혼문제의 중심에 높은 집값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신혼집 마련 비용은 1999년 평균 4천 262만 원에서 2012년 1억4천219만 원으로 3.3배 증가했다. 이와 함께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혼인 건수는 계속 감소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국내 평균 혼인 건수는 32만3천 건으로 평균 40만 건을 유지해온 1990년대에 비해 평균 7만7천 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간 인식변화도 결혼 지연의 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결혼하는 자녀를 위해 희생만 강조하던 기성세대의 생각에도 전환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김 협회장은 “과거에는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고 부모가 자녀를 결혼식까지 이끌어주던 문화가 지속됐지만 평균연령의 증가와 노후생활에 대한 현실적 부담은 부모세대에 있어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기성세대가 다음세대를 위한 기존의 의무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 그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신혼집 마련 때까지 양가 중 한 곳에 머무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파급효과는 초혼 연령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2010년 평균초혼연령은 남성 31.9세, 여성 29.1세로 조사됐다. 또한 만혼 증가와 가치관의 변화, 남녀 성비의 변화, 여성권익 증진, 독신 선호문화 등이 결혼률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혼에 대한 여성의 인식의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혼 여성 중심으로 웬만한 남성과 결혼해 고생하는 것보다 혼자 살겠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번 발표에 따르면 미혼 여성 중 65%는 결혼 후 배우자가 경제적 능력을 상실할 경우 이혼할 의사가 있다며 배우자의 경제력이 결혼의 첫 조건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

# 건전하고 다양한 예식모델 필요
최근 재조명되고 있는 호화 결혼식비용 문제는 어떨까. 서울YMCA 한석현 간사는 지난 10월 서울 시내 특1급 호텔 21개소를 대상으로 결혼예식 관련 조사를 해본 결과 20개 호텔에서 끼워팔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결혼식 대관을 무료로 하는 대신 △식사비 △꽃 장식 △폐백실 이용 △예식사진 등을 필수 항목에 포함해 결혼예식 고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 현재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21개 호텔을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석현 간사는 “문화는 규제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부터 개선해 나가면 현명하게 결혼을 하려는 젊은 세대의 증가와 함께 차츰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사회의 특징을 반영한 개성 있고 다양한 결혼모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계명대 사회과학부 박혜인 교수는 “하나의 올바른 전통혼례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이전 시대의 모습이었다면 현대 사회는 그 특성에 맞는 아주 다양한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경사회에서 근대화사회, 근대화 및 후기근대화 사회를 거치며 각 사회상을 반영하는 이상적인 결혼모델이 존재해왔는데 다양성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맞는 건전한 결혼모델이 필요하다는 것.

박 교수는 “사회가 어느 한 쪽으로만 가는 것보다는 이전 전통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계승해 새로운 결혼문화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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