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생수를 맛보게 하는 지팡이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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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생수를 맛보게 하는 지팡이가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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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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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직 교수의 십계명에서 찾아낸 그리스도인의 삶 (16)

                                          그리스도인의 역할

▲ 백석대 조직신학
시내 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십계명을 삶의 방식으로 얻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출애굽부터 시내 산 사이에서 하나님의 나라의 일원이 되는 훈련을 받았다. 그 훈련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홍해를 건넘으로써 이집트로부터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 앞에는 수르 광야가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두고 온 이집트에는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나일 강이 있었으며, 나일 강 삼각지 평야는 비옥했다.

그런데 그 비옥한 땅을 버리고 들어선 땅은 물도 나무도 없는 메마른 땅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따라 그 길을 걸어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의 몸은 이집트를 떠났지만 그들의 마음에는 이집트가 아직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을 것이다.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나 피곤치 아니하며”라는 찬송을 부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앞을 알지 못하는 광야 길을 걸어갈 때 그들이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물은 점점 떨어져 갔다. 광야에서 신선한 물을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였다.

홍해를 건넌 후 미리암의 지휘에 따라 하나님께서 감격의 찬송을 드렸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흘 동안 물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사흘 만에 도착한 마라에서 발견한 샘에는 그들이 마실 수 없는 쓴 물만 있었다. 이 때 그들은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출15:22-24). 그러자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짖었으며 하나님께서는 그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셨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지정해주신 나무(지팡이)를 그 샘에 던져 넣었을 때 쓴 물이 단 물로 바뀌었다.

이 사건은 요한복음 4장 5-14절에 나오는 수가 성 여인의 사건을 떠올린다. 매번 물을 길어야 하는 야곱의 우물에 의존하고 살아가던 사마리아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물을 약속하신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지정해주신 나무는 일종의 지팡이였다. 모세의 지팡이는 이집트 파라오 앞에서 뱀으로 바뀌기도 했으며 반석에서 샘물을 나게 하기도 했다.

모세의 손에 들린 그 지팡이는 하나님의 손에 들린 모세를 의미한다. 이는 출애굽과 그 이후의 모든 기적적인 사건이 모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뜻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사용된 모세 지팡이 대신 새로운 나무를 지정하셔서 모세가 사용하도록 하셨다. 모세 지팡이 자체에서 능력이 나오는 것은 아님을 보이시기 위함이었다.

우리 그리스도인도 모세의 지팡이나 나무와 같다. 우리 스스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하실 때 우리는 큰 능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때로 하나님께서는 나무를 마라의 샘에 던져 넣으시기도 하신다. 나무가 그렇게 물속에 던져질 때 쓴 물이 단 물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쓰디쓴 물로 가득 찬 이 세상에 던져지셨을 때 이 세상이 달콤한 세상으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난다. 사마리아 여인은 목마름을 잠시밖에 해결해주지 못하는 야곱의 샘물을 얻기 위해 뜨거운 낮에 물을 길으러 오는 수고를 해야 했다. 쓴 맛을 보여주는 세상을 위해 자신의 귀한 피를 흘리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가 되어 주셨다. 사마리아 지역에 있던 야곱의 우물은 예수의 생수를 발견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사마리아 여인은 광야에서 목마름을 경험하던 이스라엘 백성과 같았다. 남편에게서 위로를 얻고자 했으나 다섯 명의 남편도 그녀에게 진정한 위로를 주지 못했으며, 현재 함께 있는 남편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에게 참되고 유일한 위로를 주실 수 있는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수를 얻게 되었다.

그러하기에 그녀는 하나님과의 교제인 예배를 회복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자기 동네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함으로써 그들이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하는 일종의 중보적 역할을 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날 교회 공동체에게 원하시는 제사장적 역할이기도 하다.

어려움 앞에서 쉽게 좌절하거나 원망하는 교인들이 오늘날 교회 공동체 안에도 있다. 하나님과 자신을 향해 원망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모세가 하나님께 부르짖었던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교회 안팎의 연약한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본받아 세상을 위해 희생함으로써, 세상에서 쓴 물만 맛보던 사람들이 참되신 생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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