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 ‘다음 세대 양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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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 ‘다음 세대 양육’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2.10.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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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LA 국제기독사관학교 박헌남 선교사

▲ ICLA 국제기독사관학교 학생과 교사진이 학교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가운데 수염을 기른 사람이 박헌남 선교사)
목사가 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보통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후 목사안수를 받는다. 하지만 사역의 방향은 모두 제각각이다. 어떤 목사는 제자양육을 어떤 목사는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어떤 목사는 오로지 말씀을 그리고 이날 만난 박헌남 선교사는 청소년을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만 감당할 수 있는 비전과 달란트를 주시고 각자의 비전을 찾길 바라고 계신다.

# 다음 세대 양육법
박 선교사 내외는 현재 필리핀 마닐라에서 ICLA 국제기독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비전이 ‘다음 세대’의 양육이었기 때문이다. 왜 꼭 필리핀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그는 세 가지의 교육적 장점을 강조했다.

첫째는 문화 적응 훈련. 박 선교사는 “문화적응 훈련에 있어 필리핀은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며 “ICLA의 학생들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서는 하나님이 주신 부요함을 느끼고, 주말이면 도시 외곽으로 나가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돕는다. 선진국과 후진국 두 형태의 나라에 적응하는 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둘째는 영어교육. 과거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은 대부분 영어를 사용한다. 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약 3년의 기간이면 어느 정도의 영어를 충분히 숙달할 수 있다는 것. 글로벌리더로서 나아가기 위해 언어. 그 중에서도 영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박 선교사의 설명이다.

셋째는 고전을 만나는 독서시간. ICLA의 모든 수업은 오후 2시 30분이면 모두 종료된다. 이 시간에 학생들을 마냥 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하도록 권유하는 것이다. 특별히 서양의 고전, 철학서적, 인문서적을 위주로 지도한다. 지식과 교양을 겸비해야한다는 박 선교사의 고집. 물론 이 모든 책들은 영어로 기록된 것들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봤을 때 강점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이런 부분들은 다른 국제학교들도 가지고 있는 부분. 교육에 집중했을 때 자칫하면 소홀해질 수 있는 신앙의 문제. ICLA는 기독교학교로서의 정체성 또한 확실히 지니고 있었다.

매일 드려지는 두 번의 예배와 큐티가 바로 그것. ICLA의 모든 학생들은 아침, 저녁으로 예배를 드리고 오전에는 NIV성경으로 큐티를 진행한다. 또한 학교에 재직중인 18명의 교사들이 모두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선한 영향력 또한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다.

이런 ICLA에는 현재 25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그 중 한국인 학생은 50명 필리핀 학생은 200명이다. 다른 문화권의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학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학생들 중 눈여겨봐야 할 아이들은 바로 200명의 필리핀 아이들 중 50명. 박 선교사는 이 아이들을 ‘가난한 천재’라고 부른다.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가난 때문에 학업에 나서지 못했던 아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이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배움의 꿈을 이뤄주고 있다. 그는 “필리핀에는 실제로 많은 가난한 천재들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그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그 아이들을 데려다 무상으로 교육시키는 것. 그는 “제가 데려가 가르친 학생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의 무장은 물론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까지 갖게 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 이 아이들이 필리핀내의 지도자가 되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는 훨씬 수월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박 선교사는 필리핀의 아이들은 물론 한국의 청소년들이 비전을 품을 수 있는 방법 또한 만들어뒀다. 여름과 겨울 방학 3주간 진행되는 비전캠프가 바로 그것.

“한국의 많은 학생들이 방학이면 학원, 어학연수로 바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 비전을 받고 그 비전을 이룰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죠. 그리고 나중에 하나님 나라를 위해 어떻게 쓰임 받을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시간을 놓치고 있는 한국의 학생들에게 비전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도록 돕고 싶습니다.”

비전캠프는 3주 동안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영성집회다. 하지만 비전을 펼치는데 필요한 도구인 영어도 함께 가르친다. 일과시간에는 영어를 저녁집회에서는 영성을 강조하는 구조로 진행하는 것이다. 비전캠프는 학생들이 지식은 물론 신앙까지 겸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사역의 연장선
박 선교사는 파송교회가 없다. 예장 합동 측 선교사로 파송 됐지만, 실질적으로 그를 돕는 교회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자비량으로 사역을 계속해왔다. 1995년 파송돼 교육 사역을 시작하고, 필리핀 문교부의 승인을 받아 ICLA를 설립하기까지 다른 이들의 후원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는 “ICLA의 규모가 커지고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자 ICLA는 개인의 사역에서 나아가 한국 교회적 사역이 돼야한다는 맘을 품게 됐다”며 “한국 교회가 다음 세대를 그리스도에게로 이끌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함께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박 선교사 내외가 새롭게 준비하는 사역은 마닐라국제대학(가칭). 매년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면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학을 설립해 계속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부는 할 만큼 했고, 예수님을 만나 이제 세상에서 무얼 할까 고민하는 가장 중요한 때에 자신들을 이렇게 교육시킬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가, 그들의 요구가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는가 기도했고, 기도 끝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일이라면 대학을 더욱 부요케 하시리라 믿어지게 됐습니다.”

현재 마닐라국제대학은 몽골국제대학이사장 이승종 목사가 이사장으로, 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의 고석희 목사가 명예 이사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박 선교사는 “아직 교사 선교사, 행정 선교사, 음악, 미술, 체육 선교사 등은 물론 재정문제까지 해결된 부분이 없어 많은 분들의 기도 동참이 필요하다”며 “모든 문제를 하나님이 감당하실 줄 믿고 나아간다”고 고백했다. 박 선교사는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품고 청소년과 다음 세대의 리더를 위해서 헌신하고 있었다.

“저는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보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하나님은 미국에 유학을 와서도 자신의 비전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하는 유학생들을 만나게 하시고, 제가 청소년들이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비전을 받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이런 저의 모습을 보고 많은 청년들이 하나님의 비전을 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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