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화칼럼] “가을은 독서의 계절” 식상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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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화칼럼] “가을은 독서의 계절” 식상하지 아니한가!?
  • 추태화
  • 승인 2012.10.2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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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화의 종횡무진 문화읽기(3)

우리에게 ‘상투적이다’란 생각이 들면, 새로운 것도, 흥미스런 것도 일시에 구태의연하게 변한다. 예를 들면,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추수의 계절, 가을은 사색의 계절, 가을은 고독의 계절, 가을은 기도의 계절 등이 그렇다. 학생들에게 정말 식상한 말은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표현이 아닐까 싶다.

여름 지나 찬바람 불면 의례 온갖 매체는 독서를 경쟁하듯 선전한다. 이 경우 책은 가을을 만난 이들에게 상품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인다. ‘너의 영혼을 말처럼 살찌게할 책이 여기 있어. 이 책을 홍당무처럼 한번 잘근잘근 씹어먹어봐. 영혼에 정말 좋은데, 당신에게 정말 좋은데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네....’

그런데 식상해도 할 수 없다. 여기 가을 독서에 정말 좋은 책 한권 소개하려 한다. <불편한 진실: 내 안의 바리새인>(이경미 역, 홍성사, 2012). 저자는 미국에서 풍부한 목회경험을 쌓은 허베스톨 목사이다. 그는 바리새인이 내포하고 있는 부정적 모습이 편견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바리새인처럼 신앙에 열심을 품고 진지하게 살려고 노력한 이들도 보기 힘들다고 한다. 최소한 역사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어쩌다 바리새인이 위선적 신앙인의 대명사가 되기는 했지만 바리새인의 본 모습은 그렇게 이중적이지 않았다고 본다.

그렇다면 그가 관찰한 바리새인의 진짜 위선은 어디에 있는가. 바리새인을 정죄하며 그 뒤로 숨어버리고마는 현대판 신앙인들이 바로 바리새인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신약 성경에 등장하여 예수님의 심판을 받은 바리새인들이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등장하여 교회를 허물고, 신앙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리새인을 들먹이며 신앙을 비판하는 이들이 다름 아닌 현대의 크리스천일 수 있다. 온갖 사조와 사상으로 무장하고, 전통 신앙을 고루하다면서 화려한 사설로 난도질한다.

결국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마 23:13) 선선하고 산들바람이 마음까지 움직이는 계절, 조용히 묵상하는 자세로 이 책을 대하면 영혼 깊숙이 우리를 떨리게 하는 음성 있다. 그러면 가을이 확실히 독서의 계절임에 틀림없다고 재차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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