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앞당기는 마음으로 ‘한국 신앙고백서’ 작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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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앞당기는 마음으로 ‘한국 신앙고백서’ 작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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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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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 (백석대)

2012년 말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지도권 교체의 시기이다. 국내 대선을 비롯해 미국ㆍ중국ㆍ일본의 지도층이 새롭게 등장하는 시기에 직면한 상황속에서 통일전문가들의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학회가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 교회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와 관련 몇 차례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주장을 요약해 싣는다. <편집자 주>

한국 교회는 이제 성숙한 교회여야 한다. 교회의 양적 비만을 말하는 허세를 버려야 한다. 이제 한국 교회는 건강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가 성숙한 모습을 갖기 위해서는 교회가 걸어가야 할 바른 길 위에 서 있어야 한다. 그럴 때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교회의 길은 정치의 길과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교회의 길이란 예수님이 가신 길을 걷는 것이다. 그 예수님의 길은 안이하고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이다. 예수님도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막12:17)고 구분하면서 둘이 섞이는 것을 금하셨다. 정치가 권력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교회는 스스로 낮아져서 이웃을 섬김을 목적으로 한다.

교회사를 통해 볼 때도 교회의 길과 정치의 길은 분명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권력을 힘입을 때 교회는 순간 혜택을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멀게는 바른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았다. 로마권력에 힘을 입은 기독교는 양적 비만을 가져왔지만, 타락의 길을 가기가 어렵지 않았다. 교회의 길이 따로 있다는 말은 교회의 역할이 정치와는 다르게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남북분단 시절 교회는 자신이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성경에 근거하여 조심스럽게 찾아야 한다. 그 길이 어떤 때는 진보처럼, 또는 보수처럼 또는 좌파처럼 또는 우파처럼 보일지라도 상관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판단 근거는 그 길이 우리 주님이 가신 길인지 아닌지 하는 점이다. 한국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이런저런 말을 듣게 되며 비판과 욕을 먹게 되는 이유는 교회가 가지 말아야 할 길에 서 있을 때다.

언젠가 21세기 세계사의 최대의 사건이 될 남북의 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분명 한국 교회가 할 일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과 세계 교회 앞에 ‘한국 신앙고백’을 ‘제2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평양성에서 선포하는 것이다. 이토록 지난하게 처절하고 철저하게 나눠져 서로를 원수로 미워하고 적대시하던 남과 북이 특별하신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하나 되었을 때, 한국 교회는 감사, 회개 그리고 비전을 담아 한국 신앙고백을 내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교회는 북한을 위해 많은 일을 긍정적으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부정할 수 없는 많은 죄악도 저질렀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거의 반세기 동안 공산당에게 당한 상처를 안고 한국 교회는 남북분단에 대해 침묵을 해왔으며, 또는 분단을 넘어 하나 되는 통일운동에 대해서도 바른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위정자들의 정치놀음에 편승한 적이 적지 않았다. 곧 성경적 길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기보다는, 그 성경적 길을 어두운 세상에 제시하며 앞서 가기보다는 잘못된 시대정신을 따라가는 자의 비겁함과 나약함을 보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사실 분단 70년이 다 되어감에도 공교회적으로 한국 교회가 성경적 통일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가 뭐라 해도 변명할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라도 한국 장로교회의 신앙고백은 더욱 요구된다.

이를 위해 총회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공교회적으로 ‘한국 신앙고백’을 위한 TF (Task Force)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 TF는 그 분명한 하나의 목적을 위하는 일일 뿐 아니라, 한국 교회가 비로소 마땅히 자신들이 해야 할 숙제를 감당하기 위해 일을 시작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교회의 중요한 신앙의 유산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수 백 명의 사람들에 의해 거의 5년에 걸쳐 완성되었던 것처럼 우리 한국 교회도 가슴 벅찬 남과 북의 하나 됨에로의 비전을 안고 뜨거운 기도 가운데 거룩하고 신중하게 성경적으로 우리의 부끄러운 분열의 과거를 회개하고 청산하면서 모이고 또 모이면서 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TF의 결성은 결국은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하는 불씨, 새로운 한국을 만드는 불씨, 통일한국을 하나님의 공의 위에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비로소 한국 교회가 남북의 분단이 오늘 한국 교회에게 무엇을 의미하며, 이 분단 하 한국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바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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