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를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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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를 걷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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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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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기 목사 (예수로교회)

태평양 한 가운데 어느 외딴 섬에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파하러갔다. 그들은 먼저 주님의 기도를 가르치고 복음을 전파한 후에 돌아왔다. 일 년 후에 선교사들은 이 섬사람들이 신앙생활을 확인하기위하여 섬을 다시 방문하기로 하였다.

그들의 배가 섬에 닿으려면 아직 멀었는데 저 멀리서 섬사람들이 배를 향하여 오는 것이 보였다. 선교사들이 의아해 하며 눈을 의심하고 있는데, 가까이 오는 사람들을 보니 섬사람들인데 물위를 그냥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선교사들은 눈이 휘둥그레 질 수밖에 없었다. 물위를 걷는 것은 예수님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가? 섬사람들이 뱃전에 와서 말했다.

“선교사님들 안녕하셨습니까?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선교사들은 물위를 걸어온 사람들에게 질려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그들은 계속 말한다.

“가르쳐 주신 주의 기도를 사실은 다 잊어버리고 첫 구절밖에 기억을 못하거든요. 그래서 그 구절만 가지고 기도를 했는데, 이제 오셨으니까 다음 구절을 가르쳐주십시오.”

그 섬사람들은 일 년 동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만 반복했던 것이었다.

선교사들은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다. 선교사들은 감동하여 말하였다.

“그냥 그렇게 기도하십시오. 다음 구절을 아실 필요가 없습니다.”

선교사들은 이 섬에 자신들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섬에 내리지도 않고 다시 배를 돌려 집으로 향하였다고 한다.

비록 주님의 기도를 첫 구절밖에 몰랐지만 매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전심으로 믿고 불렀던 것이다.

풍랑을 만난 베드로가 예수님이 ‘오라’하시는 말씀 한 마디에 믿음을 싣고 배에서 발을 내렸을 때 물위를 걷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했지만 바다를 보고 무서워 말씀을 놓치는 순간 여지없이 물속으로 빠지지 않았던가. 결국은 주님의 손에 잡힌바 되어 주님이 함께 배에 오르실 때에야 비로소 풍랑이 그쳤던 것이다.

믿으면 결국 영광을 본다. 말씀을 놓치면 결국은 풍랑에 휩쓸리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물위를 걷는 사람들이다. 믿음으로 구원받은 우리에게 주님이 믿음을 물어 오실 때는 우리는 우리의 삶으로 답해야한다. 믿음은 순종이 말하기 때문이다.

요즘 대선 정국에 합종연횡(合縱連橫)하는 정치인들을 일컬어 “담장 위를 걷는 사람들‘이라고 빗대어 말한다. 따는 맞는 말이 교도소 담장 안과 밖은 불과 한 걸음 차이다. 자칫 잘못하면 오늘의 선택과 처신에 따라 후일에 걷잡을 수 없는 우환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법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 중에 “I’ll take the fifth”란 말이 있다. 이는 ‘I’ll take the Fifth Amendment’의 약문이다. 이 표현은 미국 수정 헌법 5조에 명시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지금 당장이야 묵비권을 행사하면 형벌을 모면할 수는 있을지언정 하나님 앞에서 실상은 모두가 우리는 담장 위를 걸어가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우리나라 가수가 세계음악을 주도하는 거대시장에서 1위를 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누군가 그 음악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가진다면 역시 멋진 일이다. 하지만 시청 앞에 팔만이 모여 떼춤을 추고, 강남스타일이 애국가 불리듯 모든 이의 입에 익숙해지고, 나도 모르게 일상의 관심사가 빌보드차트 순위가 되어버린 세태의 여유가 영적으로 불안하다.

백 명 남짓 교우들과 강단에 씨름하다 지쳐 절규하는 한국교회 대부분의 목회자들에게는 수만 명의 군중을 열광케 하고 대중가요 하나로 쥐락펴락하는 공감의 마력에 질리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니체는 광기는 개인에게는 드문 일이지만 집단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라 했다.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개별 인간은 현명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지혜로운 인간)였다가도, 집단을 이루는 인간은 ‘호모 데멘스’(Homo Demens-광기의 인간)로 돌변하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어리석은 자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집단적 어리석음을 조장하는 사회 시스템이다. 당신은 지금 돈과 명예와 권력의 담장 위를 걷는 스타인가? 피를 토하더라도 십자가의 복음을 증거하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말씀을 붙잡고 물위를 걷는 예수의 사람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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