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수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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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수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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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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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지지한 영성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12) / 안용준 목사(목원대학교 겸임교수)

짐승의 수 666 (요한계시록 13:1~18)

요한계시록에는 우리가 세상에서 볼 수 없는 두 짐승이 출현한다. 이 짐승은 기독미술가들이 자주 다루는 빈도 높은 소재는 전혀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독미술가들이 성경의 테마를 즐겨 작품화했지만 ‘두 짐승’에 관한 이야기는 유독 제외되기 일쑤였다.

생긴 것이 정말 괴물 같아서 어느 화가도 쉽게 그릴 수 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종말의 주요 현상에 대해 분별없는 주장으로 성도들을 미혹하는 사람들이 날로 증가한다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이 이야기를 더욱 밝히 드러내야 할 것이다.

하늘로부터 쫓겨난 용은 두 짐승을 호출한다. 사탄의 상징인 용은 먼저 바다에서 올라오는 짐승에게 힘과 왕위와 큰 권세를 주었다. 화면 우측에서 보듯이 이 짐승은 거의 용과 흡사하다. 열 개의 뿔과 일곱 개의 머리가 있다. 각각의 뿔에는 왕관이 쓰여 있으며 표범과 비슷하고 그 발은 곰의 발과 같으며, 그 입은 사자의 입과 같다.

그렇다면 이 짐승의 정체는 무엇인가? 사탄의 화신인 어떤 악의 세력이고 폭군적인 제국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요한은 당시 교회공동체를 박해하는 로마제국과 황제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짐승의 머리 중 맨 우측에 있는 하나가 치명상을 입은 듯 뒤로 축 늘어져 있다.

요한은 이 치명상이 하나님의 진노의 상징으로 짐승의 권세에 치명타를 가한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한 말로 보인다.

그러나 로마제국이 안정을 되찾았듯이, 짐승은 회복된다. 더욱이 용은 이 짐승에게 능력과 권세를 부여한다. 이일은 부끄러운 광경을 연출하게 만든다. 화면의 좌측 하단을 보라. 온 세상 사람들은 놀라운 사건을 목격하고 따라가 경배하고 있다. 그들의 입에선 짐승에 대한 찬사가 터져 나온다. 진리의 기준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눈가림과 위선의 현장이다.

화면 중간 좌측에는 땅에서 올라온 둘째 짐승이 보인다. 이 짐승은 어린 양같이 두 뿔이 있고 용처럼 말한다. 그러나 그의 사탄적 목소리는 그의 모습은 가짜라는 것이 드러나게 할 뿐이다. 이 거짓 어린양은 황제숭배를 주도하는 제사장과 거짓 선지자 집단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아시아지방에는 ‘코이논’(Koinon)이라고 알려진 황제숭배를 장려하는 자치단체가 있었다고 하니 이 일이 얼마나 일반에 파급되었는지 짐작이 간다. 그 짐승은 모든 부류의 사람들에게 오른 손이나 이마에 666 표를 받게 한다. 이 ‘표’는 짐승에게 속해 있다는 고도의 상징적 표시다.

뒤러는 특별히 화면 위에 하나님이 천사들로부터 경배받으시는 장면을 그려 넣었다. 사실 하나님은 세상의 승리자 그 이상의 분이시다. 하나님과 화면 위 우측에 있는 천사는 최후 심판의 날에 있을 ‘추수’를 위해 낫을 들고 있다. 세상에 보내어질 추수꾼이 천사들이란 말이다.

그날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천사는 나무로 된 거대한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전사의 모습으로 멋지게 날고 있다. 우리가 영적 전투에서 사탄을 이기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십자가 어린양의 피로 구속함을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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