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나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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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나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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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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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지지한 영성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7) / 안용준 목사(목원대학교 겸임교수)

일곱 나팔 (요한계시록 8:1-13)

예상치 못한 환난이 몰아칠 때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일의 대부분은 인간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해명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서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의 한계를 철저히 인정하고 다가올 환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나팔 심판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라”는 열방을 향한 부르심일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 인봉인 일곱째 인이 떼어질 때 하늘은 반시간동안 고요했다. 최후의 심판이 임하기 직전 폭풍전야와도 같은 시간이 흐르는 것이다. 화면 중앙 위, 제단 주위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나팔을 수여받고 있는 천사들의 모습이 선명하다. 일곱 나팔의 심판은 이렇게 시작될 것이다. 뒤러의 이 판화는 그 중 네 개의 나팔 심판을 보여주고 있다.


일곱 천사 이외 또 다른 천사가 금향로를 가지고 제단 곁에 서서 제단 불을 가득 채워 땅에 던지고 있다. 향로가 쏟아지자 땅에서는 ‘우레와 음성과 번개와 지진’이 일어나며 일곱 천사는 나팔을 불 준비를 한다. 긴장감이 도는 순간이다.

드디어 첫 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우박과 불이 피에 섞여 땅에 떨어지고 있다. 뒤러는 이 사건을 화면 우측 하단에서 전개시키고 있다.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하나하나 파괴되어 가고 있다. 칠흑 같은 어둠에 드리워진 마을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충격에 휩싸여 있다. 땅과 나무의 삼분의 일이 타버리고 푸른 풀이 다 타 들어가고 있다.

화면의 하단 중앙에는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불타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일로 인하여 배들의 삼분의 일이 난파당하고 있다. 바다 가운데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떠있는 사람, 배 위에서 두 손을 들고 절규하는 사람이 보인다.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불어 하늘에서 큰 별 하나가 횃불처럼 타면서 떨어지고 있는 장면은 화면의 좌측 하단에 그려져 있다. 그 별은 강과 인간이 조성한 듯 보이는 샘물 위를 덮치고 있다. 이 별의 이름은 쓴 쑥이다. 이제 이 물을 먹는 사람마다 말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서 죽게 되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넷째 천사가 나팔을 불 때 해와 달과 별의 삼분의 일이 타격을 입는다. 뒤러는 이 말씀 중에서 해와 달이 빛을 잃고 어두워진 모습을 화면 중간 좌우에 배치하여 묘사하고 있다. 이 삼판은 인간에게 치명적이 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과 환경인 자연계를 구성하고 순화시키는 가장 근원적 요소에 돌이키기 어려운 충격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화면 중앙에는 창공을 순회하던 독수리가 위엄 있게 땅을 향하여 큰소리로 외치고 있다. 땅 위에 사는 사람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며 아직도 세 천사가 불어야할 나팔 소리가 남아 있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인간이 창안하고 구성한 문명과 문화 예술은 많은 부분 낙관적이기보다는 절망의 늪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 이제 인간과 현대 문명의 위기를 불러온 성경적 역사적 원인들을 잘 살펴보고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도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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