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혁의 열망 ‘개혁연대’를 끌어안다
상태바
교회 개혁의 열망 ‘개혁연대’를 끌어안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05.15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10년을 돌아본다 (3) 급진성 논란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는 대형교회 세습 반대 운동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개혁연대의 직접적인 세습 반대 활동은 기독교계 안에서도 논란이 됐다. 처음 세습 반대 운동의 목소리를 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지도그룹도 ‘선언적 경고’를 넘어서는 개혁연대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교회와 함께하지 않는 개혁운동은 오래갈 수도 없고 지속될 수도 없다’는 것이 지도그룹의 조언이었다. 그러나 개혁연대는 ‘자유롭고 적극적인 세습 반대 운동’을 주장하며 기윤실과는 차별화된 노선을 선택했다. 이들의 세습 반대 운동은 일반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지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남오성 사무국장은 “세습에 대한 문제제기를 운동차원에서 최초로 제기한 것이 바로 개혁연대”라며 “아직도 일부 교회에서 세습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 교회 안에서 ‘세습’을 대놓고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세습 반대 운동에 대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개혁연대가 가진 급진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개혁연대는 교회 내부의 비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 교회 분쟁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을 통해 적극적인 교회 개혁 활동을 펼쳤다. 이 때문에 한해에도 수십 건씩 교회 분쟁 사례가 개혁연대 사무실에 접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계 한 인사는 “개혁연대의 가장 큰 문제는 폭로성에 있다”며 “교회 내부의 치부를 무조건 감추자는 것도 동의할 수 없지만, 자정능력을 기대하지 않고 드러내기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개혁연대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남오성 사무국장은 “개혁연대가 접수된 모든 교회 비리 사건을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거나 언론사로 가져가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고발의 진위 여부, 양 당사자와 성도들의 입장, 비공개 질의와 답변, 공개 질의와 답변, 면담 요청 등의 단계를 거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를 찾거나 기자회견까지 나아간 것은 3~4달 동안 진행된 조정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 뿐”이라고 말했다.

남 국장은 실제로 개혁연대가 가진 조정 프로세스를 통해 교회 분쟁이 해결된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 서명운동 등 드러나는 활동을 통해서만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개혁연대는 한 회원교회의 분열을 통해 스스로 급진성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도 있었다. 개혁연대 정신에 따라 개혁적인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민주적 제도를 갖고 출발했던 언덕교회가 2010년 4월 분열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 교회를 시무했던 박득훈 목사는 개혁연대 창립맴버였다. 개혁연대 활동가들은 이 사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2011년 개혁연대는 2기 출범선언문을 통해 자기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개혁연대는 “타인에게 요구하는 엄격한 개혁의 잣대를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못했다는 뼈아픈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교회를 사랑의 마음으로 감시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혁연대 2기 출범식에서 양희송 집행위원은 “개혁연대가 이슈를 던지고 압박하는 활동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개혁연대가 안팎으로 건강하고 영향력 있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산은혜교회 강경민 목사는 “교회 개혁을 외친다면 먼저 기성 교회에 대한 신학적, 신앙적 합의 도출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교회의 본질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개혁연대는 교회 개혁이라는 창립정신에 기초한 신앙개혁 운동, 교회 재정 투명성 운동, 민주적 교회운영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개혁연대는 월 5천원에서 많게는 20만원까지 개인 및 교회 후원제도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매달 일정액을 내는 회원교회나 성도가 300여 명 정도다. 남오성 국장은 “지난해부터 개혁연대가 재정적으로 자립하고 있다”며 “한국 교회의 교회 개혁에 대한 열망이 개혁연대를 받아 안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개혁연대 활동에 대해 교회언론회 심만섭 사무국장은 재정 투명성 운동, 신앙개혁 운동 등 교회를 향한 대안적인 제안이나 프로그램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교회 앞 피켓팅 등 급진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잘못이다. 교회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개혁과제에 대해 교회의 공감대를 얻어가면서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