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에 직면한 한국 교회 ‘부활의 거룩성’ 회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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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에 직면한 한국 교회 ‘부활의 거룩성’ 회복할 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2.03.2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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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연합으로 치러지는 2012 부활절연합예배의 의미

정동제일교회 역사적 의미 살려 회개와 변화 모색
죄의 고백과 십계명 신앙고백 등 새로운 예전 시도

한국 교회를 향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열리는 부활절연합예배는 당연히 ‘회개’와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스도인이 달라지지 않고서는 한국 교회를 살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가득한 것이다.

사실상 6년 만에 교회협-한기총 공동주관이 깨진 것도 ‘교회의 혼란’이 원인이다. 한기총이 파행을 겪는 가운데 부활절 예배 준비가 늦어졌고, 양 기구가 대표성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교회 조직인 각 교단에 책임을 맡긴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2012 부활절연합예배’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아 ‘정동제일교회’로 장소를 확정했다. 작지만 내실 있고, 외형보다는 예전 중심의 예배로 하나님께 드리기로 했다. 때문에 올 부활절연합예배는 준비과정의 어려움을 딛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예배가 될 전망이다.

#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가

올 부활절연합예배 주제는 ‘부활, 거룩한 변화’로 선정됐다. 누가복음 24장 32절 ‘우리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는 말씀을 본문으로 채택했다.

준비위원회는 “부활은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3일 만에 되살아 난 것을 뜻하며, 이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내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즉, 부활은 우리의 현실적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부활의 증인 공동체가 되어야할 교회가 영적으로 깊은 잠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 교회는 분열과 불화에 빠져 있고, 예루살렘으로 달려가기보다 엠마오에서 편히 쉬려고만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교회가 애써서 사랑하라는 말씀은 사라지고 뜨거운 사랑은 식어 차가운 교회의 제도만 남아 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결국 이러한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며, 그 변화는 그리스도의 거룩성을 회복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준비위원회는 강조했다.

예배문 작성에 참여한 신학자들은 “에스겔서 18장을 통해 죄악의 길을 걸어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와 심판이 지금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2012년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 교회가 생명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지, 아니면 죽음과 사망의 길로 퇴락하고 있는지를 물어보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 가슴 벅찬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뜨거운 마음으로 고백하고 온전히 세상을 향해 삶으로 선포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부활절 예배는 이런 간절한 열망을 담아 ‘말씀과 성찬’을 통해 뜨거움을 회복하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성도의 변화를 추구할 예정이다.

# 2012년 부활절 맞은 한국 교회의 과제

지난 2006년 교회협과 한기총이 처음으로 부활절연합예배를 공동주관을 시작하면서 차별화된 것은 ‘예전’의 회복이었다. 초대교회 부활절 예배를 재현하는데 주력하고 성만찬을 통해 ‘회개’를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두 연합기구의 공동주관 대신 ‘교단 연합’이라는 명분을 세웠지만 전열을 정비하는 측면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연합기구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름’만 내세우며 강제로 예배를 추진할 경우 예배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기총의 분열을 보며 기꺼이 이름을 내려놓은 교회협은 한 걸음 뒤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지원하며 이 예배가 오직 하나님을 향해 드려지도록 돕고 있다.

교회협 김태현 국장은 “부활절 준비가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구중심의 예배는 더 이상 어렵다고 판단해 교단중심의 예배로 내놓았다”며 “성도들이 기쁘게 참여하는 예배가 되어야 하고, 이 모든 준비와 예배는 하나님의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인 논리가 예배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올해 달라진 것도 많다. ‘물의 예전’ 대신 ‘죄의 고백 예전’을 삽입해 회개의 의미를 강화했고, 세례 받았던 초심을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십계명’으로 신앙고백을 하며 한국 교회에 필요한 회개가 무엇인지 돌아볼 예정이다.

과거 설교자에게 거액의 설교비를 요청했지만 올해는 ‘빈손’으로 초청했다. 예배에 대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처음으로 지켜진 것이다.

부활절 준비위 관계자는 “오늘 한국 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거룩함”이라며 “부활의 공동체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는 거룩한 변화의 신앙 결단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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