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짜릿함, 그 곳에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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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의 짜릿함, 그 곳에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뿐이었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1.11.29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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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펠스타C 1등, One thing 밴드 리드싱어 김지선 씨

금식기도의 힘으로 6명이 하나되는 연단, 그리고 찬양
다치고 아픈 자들을 찬양으로 치료하는 예배자 되고파

더운 바람이 가시고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여름이었다. 동덕여자대학교 실용음악과 김지선 씨(24세, 서울수정교회, 신익수 목사)는 학교 정기공연으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참이었다. 공연 준비로 바쁘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교회 동생에게 문자가 왔다.

“언니, ‘가스펠스타C’라는 CCM 오디션이 있던데 언니가 한 번 나가보면 좋겠다!”

이미 국민 방송으로 이름난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등 많은 공중파 오디션은 들어봤지만 가스펠 오디션은 생소했다. 일단 “알았다”고 대답만 한 채 잊고 있었다. 그러던 오디션 마감 일주일 전. ‘아 맞다, 그 오디션이 있었지!’라며 부랴부랴 알아보기 시작했다.

# 나 혼자가 아닌 함께함으로 더 큰 영광을
오디션에는 혼자 나갈 법도 했지만 왠지 밴드를 꾸려 참가하고 싶었다.

“혼자 나가자니 부담도 되고, 마침 지난 학교 정기공연 때 도와줬던 주희(건반)의 공연 곡이 생각났어요.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인데, 주희가 직접 쓴 곡이거든요.”

먼저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예지(드럼)에게 같이 나가자고 제시했다. 그리고 주희와 성미(건반)에게도 함께 오디션에 나가보자고 말했다. “어때? 해보겠어?” 다들 오디션에 참가하려니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다. 하지만 지선 양은 친구들을 격려했다. “그래도 우리 경험삼아 해보자! 하나님께 예배하러 간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예지 학생이 교회에서 함께 찬양사역을 하는 은지(베이스 기타)와 재용이(기타)를 합류시켰다. 그렇게 결성된 밴드 ‘One Thing’은 원서 접수 마지막 날 오디션에 참가하게 되었다.

“평생의 소원은 하나님만 찬양하고 하나님만 사랑하고 싶어요. 그래서 오직 한 가지의 것. 주님만을 바라보는 밴드가 되기 위해 ‘원씽밴드’라고 이름지었죠.”

그리고 원씽밴드는 마음을 다해 진정으로 예배했다. 오디션에 나간다는 것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연습했고 하나님 앞에 온전히 예배하며 찬양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서울에서만 4백여 개의 팀이 참가했다. 그 중에서 30개의 팀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긴장과 떨림이 있었다. 첫 예선 때 심사위원들이 다른 팀에게 ‘오래 준비한 것 같네요’라며 칭찬할 때는 마음이 철렁거렸다. 원서 마지막 날 결성된 원씽밴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무대. CCM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김명식 교수는 날카롭게 원씽밴드를 지적했다. “이름은 원씽인데 하나된 것 같지 않다”며 “너무 배운 테가 나는데 왜 의상에는 신경을 안 썼느냐”고 했을 땐 정말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통과’.

# 하나되는 힘, 금식기도
2차 예선을 준비하면서 지선 씨는 어떻게 하면 하나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무엇보다 모두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먼저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아침 금식기도. 모든 멤버들이 일주일 뒤에 있을 2차 예선무대에 앞서 아침마다 금식하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또한 서로의 기도제목을 나누며 점점 여섯 명은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서로 함께 오디션에 참가하고 알게 된 지 2주가 채 되지도 않았지만 마치 몇 년이나 된 죽마고우 같았다.

무엇보다 원씽밴드는 다함께 연습하면서 오디션 참가곡 가사의 내용처럼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실된 행실로 세상 가운데 빛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 심사위원들에게 경고 받은 것들을 고쳐 준비한 2차 예선. 무대의상도 특별히 빌려 입었다. 그리고 결과 역시 통과. 전국의 70팀 중 TOP10에 든 것이다.

“우리가 하나되기 위해 했던 금식기도의 응답이 2차 예선 통과였어요. 우리의 중심을 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다시 세워주신 것이었죠.”

2차 예선에서는 1차 때보다 더 다양한 장르와 수준 높은 실력자들의 모습에 마음이 더 떨렸다. 그리고 통과되지 못할 거라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2차 오디션 발표가 있는 월요일 새벽기도에서 이상하게도 확신의 마음이 들기 시작했죠. 모든 열쇠는 하나님께 있어요.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길을 다 예비하신 거였어요.”

그리고 오후 5시. 멘토에게 직접 전화가 왔다. 본선에 나가게 되었다며 앞으로 잘해보자는 CCM 그룹가수 ‘The Blessing’ 멘토였다.

▲ 본선 무대에서 열창중인 김지선 씨와 원씽밴드

# 오디션이 아닌 예배하는 것
TOP10 경합에 앞서 주어진 2주의 시간. 금식기도의 힘을 느껴서였을까. 이번엔 릴레이 금식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 속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어요. 무대 위에서 최고의 모습으로 섰지만, 너희들은 가장 낮은 마음으로 예배하라고 응답하셨죠.”

오디션이 아닌 예배가 되었던 본선을 지선 씨는 잊을 수가 없다. 본선 당일 날, 10팀 중에서 10번째로 무대에 오르게 된 원씽밴드. 아침 9시에 모였지만 저녁 8시 반이 되어서야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12시간을 대기하며 너무 떨려 지쳐있었지만 예배는 불안함이 아닌 ‘설레임’이라고 생각했다.

반주가 시작되고, 노래가 시작되자 원씽밴드는 자신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상의 것을 예배하고 있었다. 온 힘을 다해 하나님께 찬양하고 주님이 말씀하신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마음을 온전히 드리는 원씽밴드였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알 수 없는 감격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밴드를 세워주심에 그저 감사했다. 1등을 하든 10등을 하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여섯 명이 하나되어 하나님께 최고의 예배자로 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너무나도 감사했다.

▲ 대상 트로피와 상금을 받고 무대 뒤에서 코러스를 도와준 학교 친구들과 원씽밴드
그리고 나서 10분 뒤. 무대에서 받은 찬양의 감동과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도 감사해 아직도 마음이 쿵쾅쿵쾅 떨려있었다.

펑펑 울다 마음을 조금 가라앉혔을 때였을까. 무대편에서 영예의 1등이 원씽밴드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커다란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외마디조차도 지를 수 없었다. 너무너무 감사했다. 원씽밴드의 모든 멤버가 부등켜 안고 서로를 바라보며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외쳤다. 두 손을 마주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기도했다.

“우리의 오디션은 1등을 가리는 것이 아닌 10팀 모두 하나님의 사역자로 세워져 하나님께 찬양한 것 뿐이에요. 그렇기에 원씽밴드는 승자가 아닌 하나의 예배자일 뿐입니다.”

꿈같은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온 원씽밴드. 부천, 신촌, 수원, 과천 등 사는 곳도 다 다르지만 또다시 모여 어떻게 쓰임받게 될 지 하나님께 여쭤볼 계획이란다.

# 찬양하는 예배자가 되기까지
교사가 되길 원하셨던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공부를 줄곧 하던 지선 씨였다. 하지만 중학교 때 만난 전도사가 지선 씨의 음악에 대한 재능을 발견했다. 전도사는 어릴 적부터 지선 씨를 싱어로 예배에 세웠고 교회의 큰 행사 때에도 찬양 사역자로 세웠다. CCM 대회가 있으면 대신 먼저 신청해 나가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그렇게 찬양은 지선 씨의 마음속에 신실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공부도 좋았지만 찬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대학에 대한 진로를 ‘노래’로 결정했을 때 부모님께서 실망할까 걱정돼 말도 못하곤 했다. 용기를 내 고3이 되어서야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하셨다. 하지만 그 해 어느 대학에서도 합격통지서가 날라오지 않았다. 부모님은 재수보다는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했지만 지선 씨는 한 번 더 기회를 요청했다.

부모님은 허락하셨지만 조건이 있었다. 모든 생활비에 대한 지원이 한 푼도 없다는 것이었다. 차비와 학원비, 심지어 식사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끊겼다. 지선 씨는 불평 한 마디 없이 부모님의 말씀에 따랐다. 노래를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커피숍 아르바이트. 오전에는 아르바이트, 오후에는 연습실에서 밤늦게까지 노래연습을 했다.

“저는 하나님께 ‘대학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저 하나님을 믿고 나아갔죠.”

하지만 또 한 번의 참패. 다시 시작된 삼수. 부모님과는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집에서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들어오는 생활의 반복으로 가족들과의 대화는 단절됐다. 심지어 이메일을 통해 대화를 나눌 정도였다. 그렇지만 지선 씨의 마음속에는 늘 확신이 있었다.

“떨어질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예비하신 길에 대한 더 큰 믿음을 주시고 노래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주셨죠.”

분명한 믿음이 마음속에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사용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저에게 그 때가 언제인지 말해주시지 않았어요. 저는 그 때를 기다리며 하나님께 저의 노래를 드렸죠.”

재수와 삼수, 2-3년의 연단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하는 김지선 씨. 그녀는 하나님께서 그 시간 동안 자신에게 독립심과 자립심을 키워주신 것이라고 오히려 축복이고 자랑거리라고 말한다.

앞으로 지선 씨의 계획은 하나님의 찬양사역을 하면서 치료하는 자가 되는 것. “제 삶의 최종 목적은 하나님을 찬양하며 다치고 아픈 영혼들을 치료하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에요.” 지선 씨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굴곡들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 과정이 있기에 자신이 아픈 자들을 치료하는 은사가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지선 씨는 눈물과 고난의 시간이 깊게 있기 때문에 “응, 네가 아픈 그 마음, 나 잘 알아”라고 말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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