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돈을 무시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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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돈을 무시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1.09.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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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 제4회 종로포럼에서 한국 기독교 정신 회복 강조

▲ 손봉호 교수는 지난 22일 제4회 종로포럼에서 한국 교회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은 복 받는 수단이지 경외하고 섬기는 대상이라는 생각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서울 YMCA 종로포럼 운영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4회 종로포럼에서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한국 기독교, 희망이 있는가’를 주제로 열린 종로포럼에서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 기독교의 지난 역사 속에서의 위상과 역할의 변화상을 되짚으며 변질되어가는 한국 기독교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손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식민지 반대, 독립운동, 문맹퇴치, 3.1운동에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반상철폐, 남녀평등의 주장, 한글 운동과 같이 한국 사회를 현대화시키는데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또한 “이승만, 김구, 안창호와 같은 독립운동가 뿐만 아니라 역대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할 만큼 한국 인재배출의 요람”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렇듯 과거 한국 기독교는 믿을 수 있는 종교, 신뢰할 수 있는 종교로 한국 사회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한기총 문제를 비롯해 여의도 순복음교회 문제, 교회세습 문제, 보은사 땅 밟기 문제 등으로 사회로부터 질타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했다.

그 원인에 대해 손 교수는 “70, 80년대 기독교의 급성장이 오히려 현재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즉 한국 교회의 성공이 타락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어 “돈과 명예가 우상이 된 시대에 기독교인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런 세태에 젖어 들고 있다”며 “존경의 대상이던 한국 기독교가 새로운 우상으로 부러움의 대상으로 전락했고 주객이 전도된 가운데 한국 기독교는 권위를 잃어갔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이제 한국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이름보다 우리교회의 이름을 더 중요시 하는 상황에까지 도달했다고 비판했다. 우리 교회의 이름이 아니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는 봉사를 하지 않는 경향을 꼬집은 것이다.

이렇듯 손 교수는 세속화된 교회 속에 신도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은 순종과 경배의 대상이 아니라 단순히 복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교회가 교인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만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우리가 하나님께 바치는 것은 하나님께 더 받기 위함이라는 생각과 거짓 권위는 이미 초대교회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내용이라며 성경이 말하는 복을 30배, 60배, 100배를 거두는 것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 교수는 오늘날 한국 교회에는 돈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돈 보다 기도 많이 하고 성경 많이 읽는 전통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손 교수는 그런 목회자와 성도들이 일어나 한국을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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