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과 요리문답,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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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고백과 요리문답, 왜 중요한가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1.09.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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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정체성 회복ㆍ이단으로부터 교회 및 복음 사수에 적합한 교육

▲ 한국 교회는 이제 단순히 성도간의 교제에 치중하기 보다 종교개혁의 유산인 신조와 신앙고백, 요리문답 교육을 통해 성숙하고 고백적인 교회로 세워져야 한다.
반지성주의 확산ㆍ무지와 무관심으로 교리 교육 외면
설교 및 소요리문답 교실 통해 신앙의 성숙함 꾀해야

한국 교회는 현재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까. 개혁주의 신앙과 전통을 추구하는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교회 전반적으로 신앙고백과 교리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은 교회를 교회되게 하고,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최고의 신앙교육이라며 목회와 신앙생활의 장에서 바르고 부지런히 사용하고 실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이 개최한 ‘창립 19주년 세미나’에 강사로 참여했던 김준범 목사(양의문교회)도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의 가치와 적실성을 강조했다. 한국 교회에서 신앙고백과 교리가 무시되는 이유와 이로 인해 발생한 심각한 폐해와 부작용들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한국 교회 안에서 실제적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방향성을 제시한 그의 주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무시되는 개혁주의 신앙과 전통
현대 사회는 인간 자신이 규범을 규정하도록 함으로써 최상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 미덕인 시대다. 인간의 자율성을 치켜세우고, 모든 권위로부터 자유하기를 원한다. 신앙고백과 교리는 권위 있는 진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고 싫어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교회에서 신앙고백과 교리 교육을 중요시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자유주의적 성향 때문이다. 특히 교리 교육은 일부 보수주의 교회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신앙고백과 교리가 무시되는 또 다른 이유는 반지성주의와 감성주의의 확산이다. 신앙고백과 교리에 담겨져 있는 여러 신앙의 조항들은 지나치게 논리적이고 머리 아플 정도로 어렵고 지식적이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그 양도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교회는 신앙고백과 교리 교육, 말씀 사역을 통한 훈육보다 편안한 성도 간의 교제나 삶 나누기로 대체되고 있다.

또한 많은 교회 지도자들은 신앙고백과 교리와 같은 신조들은 교회의 일치와 연합운동에 장애물이 될 뿐, 실제로 교회에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는 매우 실용주의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회들이 신앙고백과 교리 교육을 꺼려하는 보다 더 단순한 요인은 이에 대한 전반적인 무지와 무관심 때문이다. 교회는 신앙고백이나 신조에 대한 흥미를 잃은지 이미 오래다. 또한 실제로 신앙고백과 교리의 정확한 내용과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이러한 교육을 시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신앙고백과 교리의 필요성
모든 종교의 정체성은 ‘무엇을 믿는가’에 달려 있다. 종교인들은 각각 자신들의 믿는 바 신조, 그리고 고백하는 바 신앙고백을 갖고 대대로 자신들의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믿는 사람들이다. 신구약 66권에 계시된 대로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믿고 성경에 기록된 기독교의 모든 진리를 믿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성경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성경이 가르치는 바를 통합하고 요약하고, 정밀하게 진술한 것이 바로 교리다. 그리고 그 교리는 신조나 신앙고백과 요리문답 형식으로 주어진다. 형식은 서로 조금씩 다르더라도 성경에 대한 바른 해석에 기초한 진리 교훈의 체계인 교리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신조는 비교적 간략하지만 신앙고백은 신조보다 좀 더 자세히 교리를 진술한다. 일반적으로 종교 개혁 이전의 것은 신조 또는 신경이라 부르고, 종교개혁 후의 신조는 신앙고백으로 일컫는다. 요리문답은 문답 방식을 통해 신조와 신앙고백에 담긴 교리를 교육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신앙고백이란 성경이 가르치는 바 그 교리를 가장 간략한 선언의 형태로 모아 성도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도록 만들어진 역사적 문건이다. 신앙고백은 신앙일치와 신앙전달, 신앙수호를 위해 중요한 것이다.

신앙고백은 교회가 알아야 하고, 믿어야 하고, 행해야 하는 모든 중요한 것의 요약이며, 그것을 대내외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신앙고백은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과 사람에 대해, 구원 도리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고, 믿어야 하는지를 분명하고 정밀하게 밝히고 진술한다. 그러므로 신조와 신앙고백, 요리문답은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의 보고다.

특히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은 교회가 무엇을 진리로 믿고 받아들이는지, ‘신앙의 규범’을 밝히는데 필요하고 유익하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실천에 관해 이론만이 아닌 실제적 기준을 제시하거나 교회의 순결과 일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자녀들의 신앙교육과 성도들의 신앙적 성숙에 있어서도 필요하고 유익하다. 교리 교육은 신앙의 뼈대를 형성한다. 더 나아가 이단으로부터 복음 진리를 지키는데도 매우 필요하다.

# 어떤 대책을 마련할까
한국 교회는 우리에게 남겨진 위대한 신앙고백의 유산을 돌아보고, 신앙고백에 대한 전반적인 무지와 무관심, 그리고 왜곡을 심각한 폐해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적 교회가 기독교 신앙을 공동적으로 표현한 신조와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을 유산으로 보유해 사용하는 것을 은혜와 복으로 알아야 한다.

보다 고백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 “나는 하나님을 믿노라”는 신앙고백이 있다며 그 신앙고백에 따라 그리스도가 행하신 대로 행위와 실천이 함께 있어야 한다. 신앙고백을 간판으로만 걸어놓지 말고, 신앙고백대로 행하며, 신앙고백대로 되기를 추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한국의 장로교회는 거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소요리문답을 교리표준으로 밝히고 있다. 이는 기독교 역사 가운데 가장 양질의 신앙고백과 요리문답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오랜 세월 동안 검증받고, 고증된 신앙고백이다.

한국 교회의 문제는 신앙고백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신앙고백의 실천에 있어서 신앙고백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너무나 훌륭하고 아름다운 양질의 신앙고백을 갖고 있는데 반해 교회의 행태는 비신앙고백, 반신앙고백적이다. 종교개혁의 결연한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의 신앙고백의 조항들을 성경으로 치열하게 비춰가며 비성경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것이 과연 그러한지 씨름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보다 고백적인 교회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교리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교회 안에서 교리 교육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요리문답을 중심으로 하는 요리문답 설교를 들 수 있다.

요리문답 설교는 특별히 화란을 비롯한 유럽 교회의 전통이다. 한국의 장로교회도 개혁교회의 전통을 본받아 저녁예배 시에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계속 설교한다면 일 년에 한 번씩 소요리문답 전부를 설교할 수 있다.

요리문답 중심의 설교는 성경 진리와 신앙생활의 실제에 대한 귀한 교훈을 늘 새롭게 깨우쳐 준다. 소요리문답을 1년 동안 설교했다면 그 다음에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전부를 1년간 설교하면 된다. 이렇게 계속 번갈아 가면서 매년 설교를 한다면 목회자나 성도들 모두 성경의 주요한 가르침들을 균형 있게 배워나가면서 점점 신앙의 성숙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형태의 교리 교육은 요리문답 교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주일학교에서의 교리 교육이나, 새신자반에서의 교리 교육, 새가정반이나 임직 대상자들의 예비학교에서 교리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한국 교회는 신앙고백과 교리 교육을 회복해야 한다. 신앙고백과 교리는 교회를 교회답게,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답게 만드는 뼈대다. 유익한 신조와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을 바르고 부지런히 사용하고 실천함으로써 한국 교회가 보다 더 고백적인 교회로 세워져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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