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자본주의 4.0 시대와 하나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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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자본주의 4.0 시대와 하나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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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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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경영학 박사)

자본주의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이코노미스트이자 저널리스트인 아나톨 카레츠키는 지난해 말 ‘자본주의 4.0: 위기와의 씨름 중 새 경제 탄생'이란 저서에서 자유시장자본주의에 어둠이 드리우고 다음 단계에 대한 요구가 등장하고 있다면서 ‘자본주의의 새로운 버전’의 도래를 예고했다.

자유시장자본주의가 2008년 세계경제에 위기를 몰고 오자 ‘시장 지상’의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시작되었으며,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의 자본주의가 나와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최선진국인 미국에서 나오고 있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자유시장자본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다. 수출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수출로 해외시장에서 많은 돈을 벌어들이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벽이 높기로 유명한 선진국의 시장을 파고들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개발도상국들의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시킨 결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다.

거두어들인 과실이 크기에 나누는 몫도 크다. 대기업의 대주주들은 수백억 원의 배당금으로, 경영자들은 수십억 원의 연봉과 성과급으로, 직원들은 고액의 연봉과 상여금으로 잔치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90%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이익은 고사하고 손실을 내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고, 비정규직근로자, 일용직근로자, 사내하도급근로자들은 저임금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심지어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불안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빈곤층은 다섯 가구당 한 가구꼴(21%)인 352만 가구며, 922만 명에 달한다. 이것은 OECD 국가 평균의 2배 정도다.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소득이 높아져도 빈곤층의 비율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1990년도에 10%도 되지 않던 빈곤층이 지금은 그 두 배가 넘어가고 있다. IMF 사태로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늘어났고, 신용카드정책 실패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켜 그룹의 덩치를 키워나가면서 문제를 더 심각한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영역까지 뛰어들어 무차별적으로 시장을 잠식함으로써 사업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가격을 다운시켜 영세사업자들의 생업을 빼앗아 가고, 대형마트를 앞세워 골목상권을 잠식해 들어와 하루하루 벌어 먹고사는 서민들의 삶을 파괴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제시대에 시장을 통한 무한경쟁은 약육강식으로 승자들이 독식하도록 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의 골이 깊어져 양극화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을 해도 점점 더 가난의 수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절망 가운데 주저앉는 신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고금리 사채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5만 명에 달하고, 청년들이 직업을 가져도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는 관계로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회갈등이 폭발 직전이다.

이와 같이 사회갈등이 극심한 현상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버전’이 요구되는 미국에도 없다.

우리나라 자본주의는 모양은 자유시장자본주의를 따르고 있지만 자본주의를 움직여 나가는 문화는 천민자본주의에 속한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자유시장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천민자본주의 문화를 극복하지 않는 이상 어떤 버전의 자본주의가 등장하더라도 한국형 자본주의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최저생계비를 지원해주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형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생성된 사회적 갈등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

정부와 기업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자본주의가 성경에서 출발하였으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성경에 있다.

자본주의가 하나님의 말씀에서 멀어질수록 내부적인 모순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최악의 경우 무너지게 된다.

한국형 자본주의가 파생시키고 있는 모든 문제는 성경적 자본주의로 돌아가야 해결될 수 있다.

정부와 기업과 가진 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자비와 긍휼의 마음으로 성경적 자본주의 문화를 만들어나갈 때 이사야에서 40장 4절의 말씀과 같이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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