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여 디아스포라 “우린 하나님의 자녀” 정체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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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여 디아스포라 “우린 하나님의 자녀” 정체성 확인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1.07.2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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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민족 재외동포 세계선교대회’ 결산

▲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재외동포 세계선교대회는 '선교의 결단'을 끌어내는 자리였다.
혁신은 새로운 동력원의 발견에서 시작된다. 한국 선교 성장의 동력에도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2011 한민족 재외동포 세계선교대회’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미래선교사역의 커다란 동력원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번 대회는 전세계 40개국에서 2,000명의 한인 디아스포라가 참여한 가운데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 파송선교사는 사명감을 가지고 출발하지만 언어, 문화, 관습의 장벽으로 인해 많은 해외선교의 위기를 경험한다. 그리고 현지인선교사의 경우 국내파송교회의 해외선교의 목적이나 방향을 그대로 선교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대회는 신앙 정체성과 민족 정체성을 소유한 한인 디아스포라를 통해 이 두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선교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미래 선교의 동력원을 발굴하게 되었다.

# 세계 곳곳에 예비하심
외교통상부 공식통계에 따르면 재외한민족 동포의 수는 2009년 기준으로 682만 2천 60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은 단기거주자까지 통계에 포함한다면 전세계 175개국에 적게는 750만에서 많게는 850만 명의 한민족이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750만 명의 동력. 이것이 한인 디아스포라가 갖는 선교 잠재력이다.

이형자 대회장(기독교선교횃불재단 원장)은 “이들이 확고한 신앙과 한민족 정체성을 회복할 경우 해외선교에 있어 한국 교회는 새로운 부흥의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선교횃불재단 김덕주 목사는 “이번 5일간의 대회를 통해 해외현지선교사로 지원한 한인 디아스포라는 총 500여 명에 이르고 이 중 전임선교사(full time missionary)로 지원한 사람이 300여 명, 평신도선교사(part time missionary)로 지원한 사람은 200여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대회 참가자 2,000명 중 1/4에 해당하는 500명이 해외현지선교사로 결단한 것은 최근의 해외선교 역사에 비춰볼 때 주목할만한 성과다.

# 정체성의 회복
이번 대회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상실한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대회 마지막 날 간증을 통해 드러났다.

러시아에서 온 조영해 씨는 1944년 영아시절 부모님이 러시아로 삶의 터전을 옮김에 따라 한인 디아스포라가 됐다. 그는 “하나님이 왜 한국인인 나를 이 땅에 보내셨는가, 무슨 계획과 뜻이 있어서인가 하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며 “그동안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일상적인 일을 하며 쉽고 편안하게 삶을 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 씨는 “이번 2011 디아스포라 대회를 통해서 일생의 고민이자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풀렸다”며 “나를 러시아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깨달아 알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조씨의 나이는 은퇴연령이 지난 67세다. 그러나 그는 “삶의 목적을 깨닫게 된 기쁨으로 모세와 같이 끝까지 충성하며 현지복음화에 아낌없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멕시코에서 온 리살라 굿 씨는 “할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서 개최된 선교 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고 모든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길을 열어주셨다”고 말했다. 리살라 씨는 할아버지가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와 자신은 한국에 대해 알 수 없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로 인해 살아오는 동안 정말 내가 누군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다”는 리살라 씨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뿌리가 한국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조성민 씨는 1972년 10살 되던 해 부모님을 따라 미국 볼티모어에 이민 간 한인 1.5 세대다. 그는 “한인교회공동체를 통해 신앙생활을 하며 성장해 왔기 때문에 다행히 신앙적으로 헤매지 않았으나 한국계 미국인이란 사실 앞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가 평생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었다”고 그 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피부 색깔의 차이와 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자신을 짓눌러 온 정체성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 간증자로 나선 사람은 일본 하나가와현에 살고 있는 이예자 씨였다. 이 씨는 “일본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해 20살이 될 때까지 일본 이름 이레이코로 살았다”며 “학교 선생이 된 후 한국인으로 살기로 마음먹고 이예자라는 이름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때부터 자식들 4명에게 모두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 음식도 한국음식을 먹이며 키웠다. 다행히도 이 씨는 “신앙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밖에서는 차별을 당해도 가정에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최선을 다해 키웠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씨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며, “지금까지 일본에서 억압받고 차별당하며 살아온 것이 하나님의 예비하심 가운데 있었던 일 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 이번 선교대회가 남긴 것
이번 대회는 무엇을 남겼을까? 대회가 끝난 뒤 한인 디아스포라와 봉사자들에게 물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타냐(53세) 씨는 “한국에 와서 자신이 한국인임을 느끼게 됐고, 신앙 정체성의 회복을 통해 선교사역의 의미를 알게 되어 기뻤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중보기도를 해주었고 이로 인해 신앙의 회복과 치유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2년 전 이번 대회에 대해 알게 되었고 지난 3월 티켓을 받은 것이 인생의 소중한 전환점으로 연결되었다”며 고마워했다.

미국 어반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인 이재훈 군은 “나 같은 디아스포라가 세상에 많이 있고 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5일간의 찬송과 중보기도로 많은 은혜를 받았고 일평생 이 시간들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다음 미션트립에는 친구들과 함께 참가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한국대학생자원자운동(이하:KSVM) 단체에서 참여한 강민석(20세) 군은 2011 한인 디아스포라 대회를 섬기고 중보하려고 참여했다. 그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이번 대회를 통해 성령의 불씨를 마음에 담고 열방으로 나가 자신의 터전에서 선교의 겨자씨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또한 “나도 선교의 마음을 품게 되었고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다짐했다.

KSVM에서 온 강성결(21세) 군은 한민족을 남한, 북한, 한인 디아스포라라는 세 개의 공동체로 보고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 남한과 한인 디아스포라가 참여했지만 앞으로는 북한의 성도들도 함께 참여하는 디아스포라 대회가 되기를 소망했다.

# 새로운 동력원을 얻다.
이형자 대회장은 “이번 대회의 목적은 한인 디아스포라를 통해 미래 선교의 새로운 동력원을 발굴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외선교는 국내선교사 파견, 현지인선교사 양성, 제3국을 통한 외국인선교사파견 등의 선교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새롭게 개척이 필요한 선교의 블루오션을 발견하게 됐다.

이 대회장은 “한인 디아스포라는 선교의 대상인 동시에 해외 선교사가 될 수 있는 동력원”이라며 “해외 선교에 있어서 이들에게는 언어도 문화도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이들이 선교의 동력원이 되기 위해선 정체성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한인 디아스포라가 신앙정체성과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선교의 비전을 품는 날 우리나라는 또 다른 해외 선교의 장을 새롭게 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종필 목사(필리핀 선교 대학원 총장)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앞으로 교회개척, 문화 사역, 선교네트워크 2세 사역, 현지인 목회, 비즈니스 선교 등과 같이 폭넓은 선교 사역의 영역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중 문화구조 가운데 성장한 이들이야말로 양쪽 문화의 튼튼한 교량”이라며 “미래 한국 해외 선교사역의 가장 큰 열매가 이들로부터 나오길 바란다”고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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