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성과, 사회적 인식변화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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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성과, 사회적 인식변화 추구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1.07.14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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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1년간 성과와 과제

OECD에 가입한 우리나라에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상담보호센터를 이용한 홈리스 수는 1만7천815명으로 나타났다. 사회문제로 까지 대두된 홈리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빅이슈가 지난해 7월 5일 창간됐다. 당시만하더라도 사회적 기업인 빅이슈의 성공여부는 불투명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빅이슈는 다양한 성과를 거두며 홈리스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 빅이슈 1년간 성과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는 빅판들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희석씨, 김수원씨, 오현석씨, 홍삼용씨가 지난 6월 강서구 공항동에 12평 임대주택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임대주택 월세는 20만원 정도, 이 금액도 임대보증금을 백만 원씩 추가로 낼 때마다 7천 원씩 감소한다.

임대보증금이 2천9백만 원이 되는 날 이들은 더 이상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영국과 일본의 경우 일반적으로 노숙인이 자립하는데 5년에서 6년이 걸린다. 이와 비교할 때 빅 이슈 코리아는 속도나 성과 면에서 현재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빅이슈 코리아를 거쳐 간 빅판 누적 지원자 수는 현재까지 162명에 이르며, 현재 서울과 수도권과 대전에서 빅판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40여 명이다. 빅판이 사용가능한 판매장소도 초기 14곳에서 현재 88곳으로 늘었다. 판매량은 초기 4,901부에서 현재 18,000부로 증가했으며 이를 금액 기준으로 보면 천4백칠십만 원에서 5천4백만 원 증가한 것으로 4.5배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빅이슈는 올해 빅판원 수를 100명으로 늘리고 월 판매량을 4만부 올릴 목표를 갖고 있다.

# 앞으로의 과제
빅이슈가 지적한 홈리스 문제의 핵심은 ‘인식과 소통’이다. 그들은 “홈리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사회 소통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의 시선도 문제지만 스스로 그 시선을 회피한 채 절망 속에 살아가는 습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빅이슈는 “홈리스와 사회에 대한 소통의 통로가 되길 희망 한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들의 과제는 빅판의 자립이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빅판의 자립은 비단 경제적인 차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빅판의 정신적 자립인 홀로서기도 포함된다. 즉, 빅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계획하는 삶 그 자체를 의미한다. 빅이슈는 그래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데 얽매이는 삶이나 오늘만 생각하고 소비하는 삶의 습관을 버리는 것이 진정한 빅판의 자립이며 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빅이슈 코리아는 사회인식의 변화를 향후 과제로 손 꼽았다. 빅이슈는 “보통 홈리스가 직업을 가지더라도 홈리스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고 지적하며 “굳어진 사회의 인식과 일어설 수 없게 만드는 시선은 주홍글씨가 되어 그들을 삶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빅이슈 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사회의 인식과 시선의 변화를 추구한다고 말하며 빅판에 대한 사회인식을 바꿔줄 것을 부탁했다. 붉은색 복장과 모자, 10가지 행동수칙, 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한 조건을 고려할 때 이들은 빅판 정식 사원이지 더 이상 홈리스가 아니라는 얘기다.

# 하나의 희망에 승부를 걸다
일반적인 사회 통념으로는 노숙자 문제는 단순히 직업 훈련을 통해 직장을 제공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빅이슈 미디어 담당자 박효진 씨는 “홈리스가 일어서기 위해서는 직업훈련 이전에 사회적응 훈련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들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잊은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홈리스가 사회에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두려움과 좌절은 여기서 나오고 이로 인해 스스로 일어설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그들만의 합리성과 정당성이 바로 문제라는 것이다. 박 씨는 “먼저 일어설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사회를 향한 그들만의 합리성과 정당성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그들을 진정으로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빅이슈 코리아는 그래서 구호가 아닌 자립을 돕는데, 빅판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둔다”고 강조했다. 빅판은 홈리스 생활로 인해서 대부분 건강이 좋지 않다. 추운 한 겨울에 노상에서 5시간 이상 서있는 일이나 한 여름 땡 볕 아래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박씨는 말한다. 그들은 여기서 희망을 보았고 그 희망 하나에 승부를 걸었다고...

# 다시 시선을 끄는 기사
빅이슈는 현재 15호까지 발간됐다. 그 중 가장 인상 깊거나 기억에 남는 기사를 빅이슈 미디어 담당자 박효진 씨에게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지난 2월 8호에 실린 ‘노르웨이 스트리트페이퍼 판매원 국왕을 만나다’ 기사를 꼽았다.

그 이유는 빅이슈 8월호에 노르웨이 스트리트페이퍼 이퀄오슬로의 판매원(이하 밴더) 크리스테르가 하랄 국왕을 만난 기사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통해 노르웨이 사람들이 밴더를 보는 시각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빅판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밴더는 우리나라에서 빅판으로 통한다.

박 씨는 “노르웨이는 국민에서부터 국왕까지 밴더를 직업과 미래를 가진 사람으로 존중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그렇게 변화되길 희망한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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