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하나님의 피조물, 사랑의 영성 키워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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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하나님의 피조물, 사랑의 영성 키워야 ”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1.04.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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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환경연구소, 지구의 날 기념 ‘생태신학세미나’ 개최

“인간 외에 자연도 구원을 열망하는 피조물의 한 부분임을 고백한다면 더 이상 인간의 욕구총족만을 위해 자연을 착취하거나 자연의 고유한 존엄성을 짓밟을 수 없다.”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지난 20일 오후 2시 지구의 날을 기념해 ‘그리스도인의 고난, 피조물의 탄식’을 주제로 동물과 육식에 대해 생태신학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구제역 참사와 관련 동물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자칫 소홀하게 여겨질 수 있는 동물들에 대한 신학적 의미 및 위치를 고찰함으로써 인간과 동물, 자연 등 모든 피조세계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안에 포함돼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창조의 세계에서 본 동물의 신학적 의미’를 주제로 발표한 김형민 교수(호남신대)는 자연을 착취하거나 자연의 고유한 존엄성을 짓밟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평화를 깨뜨리는 비신앙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 책임의 주체는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에 대한 폭력을 최소화해야 할 과제를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자연의 존엄한 권리를 보존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제한하는 ‘자기절제의 윤리’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교회는 하나님이 지으신 각 동물을 자기 종에 맞는 생식과 번성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줄여가면서 창조의 평화가 회복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히브리 성서의 동물과 육식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한 이영미 교수(한신대)는 “성서는 우리에게 동물과 육식에 대한 원론적이고 당위적인 원칙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단지 창조설화의 식물과 동물, 인간의 창조 묘사는 생태계를 먹이사슬이 아닌 공존의 창조세계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구제역 감염 가축 살처분의 사태에 직면한 우리는 인간의 오만과 강팍함을 회개하며, 동물이 단순히 우리의 먹을거리가 아닌 생태계 속에 우리와 더불어 생육하고 번성하며, 인간의 생태동반자로 창조세계에서 더불어 살아갈 피조물임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노영상 교수(장신대)는 “동물의 생명이 하나님 앞에서 잘 보호될 때, 인간의 생명도 함께 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동물을 우리 마음대로 사용하며 착취하고자 하는 것은 인류에게 심각한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인간의 동물에 대한 대우 문제가 윤리적 관심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한 노 교수는 “우리와 비슷한 신경체계를 가지고 있는 동물을 하나의 물건과 같이 취급하는 그 행동에 따라 사람 자체도 물건화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생명을 다루는 일은 신성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늘의 강단에서 동물과 식물을 포함하는 모든 자연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해방의 사역에 대한 설교가 선포되고 있다”며 “예배를 통해 인간 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게 되고, 인간을 위한 동물을 사용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모든 자연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확장적이며 창조적인 시랑에 응답하면서 인간만을 위한 사랑에서 모든 것을 향한 사랑으로 넓혀가야 한다”며 동물에 대한 사랑의 영성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영상 교수가 제시한 동물보호를 위한 실천적 제안들>

1. 오늘과 같은 구제역의 상황에 즈음해 창조와 구속에 대한 신앙과 동물보호에 대한 신학적 반성을 통해 하나님께서 전피조물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2. 인간의 생명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하나님 앞에서 다 귀중하다는 생명신학에 대한 이해가 요청된다.

3. 모든 피조물의 하나님 앞에서의 본유가치를 인정하며, 인간의 자연에 대한 청지기적 사명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4. 자연친화적 영성의 형성과 동물들의 사랑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5. 동물학대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6. 동물의 고통에 대한 배려, 곧 동물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사육과 도살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7. 오락으로서의 사냥과 낚시 및 투우, 투계, 투견 등은 억제되어야 할 것이다.

8. 동물실험과 동물의 유전자 조작은 동물들의 고통을 고려하며 신중히 해야 한다.

9. 육류 소비의 억제와 정의로운 소비로서의 에코 달걀과 같은 친환경 식품의 소비가 요청된다. 이를 위해 친환경적 축산을 하는 농가들에 대한 이윤을 보다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10. 공장식 영농의 축소 유도에 관심을 가져야 함과 동시에 예전의 친환경적 축산 방식의 장점을 이해하며, 한국의 기후와 토양에서 재래종의 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요청된다.

11. 불법사냥, 밀도살 등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 및 동물들의 주거 권리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12. 애완동물들에 관한 법을 비롯한 전반적인 ‘동물보호법’의 정비와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13. 각 교단 총회 산하 환경위원회 속에 동물보호 문제를 다루는 전문부서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14. 동물들과 함께 드리는 야외예배 등에 대한 연구와 실천이 요청된다.

15. 동물과 접할 수 있는 교회정원의 조성, 교회 내 수족관을 만드는 것, 교회 마당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물고기들을 키우는 것 등을 통해 사람들이 동물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16. 무엇보다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오늘의 시대에 우리의 죄됨을 하나님 앞에 고백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함으로, 이 땅에 미친 이와 같은 재앙을 하나님께서 거두시도록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드리는 성도가 되어야한다.

17.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동물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자세와 축산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요청된다. 그것을 일부 축산방식의 변화만으로 극복될 사안은 아니다.

18. 이러한 변화를 위해 축산농가의 구조변화를 유도하고, 그들이 보다 적합한 환경 속에서 행복한 축산을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다각적으로 돕는 것이 필요하다.

19. 오늘의 축산농가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이를 방치한 우리의 책임을 통감하며, 함께 어려움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

20. 무엇보다 오늘의 시대를 함께 하는 동식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에게도 주님의 자비와 은혜가 임할 수 있도록 주님 안에서 노력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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