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벗겨진 심정으로 자기부정의 고백을 외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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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벗겨진 심정으로 자기부정의 고백을 외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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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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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분열은 이미 1960년대에 이 땅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 때의 분열은 신학적인 문제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의 갈등의 원인은 주도권의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교회를 대표하던 대형교회들이 겪고 있는 오늘의 갈등은 1세대의 퇴장과 2세대의 진입으로 빚어지는 신구간의 갈등으로 풀이 될 수 있다. 지도자가 교체되는 교회들 전체가 이 갈등과 내홍을 치루고 있다. 이 갈등은 솔직히 지적하자면 전임자의 자기부정 미숙의 결과이고 후임자의 전임자 잔영 지우기의 행태에서 비롯된 갈등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보수와 진보간의 신앙상의 갈등도 우려 수준이다. WCC 한국대회를 놓고 주최기구와 보수교단간에 심각하게 대립되는 것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불교에 대한 극 보수파의 봉은사와 조계사 경내 땅 밟기 사례나 또 극보수 선교단체의 무분별하며 공격적인 세계선교의 갈등야기 등도 우려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사례들로 지적되고 있다.

KNCC와 한기총의 대립은 거리를 좁히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마침내 이 두 기구는 사회문제가 야기될 때마다 야당과 여당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갈라져 서로를 대변하는 양상이다. 

복합사회와 거대화 된 한국 기독교에 갈등과 부조화가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문제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한국기독교에는 이와 같은 갈등들을 치유하는데 큰 약점이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한국교계에는 다방면에서 발생하는 갈등들을 중재할 권위 집단이나 중재기구가 없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그러므로 갈등구조가 다방면에서 발생하고 표출됨에도 불구하고 갈등들은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극단으로 치닫게 되어 종종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하고 사회에 그대로 노출되기에 이른다.

여기에 종교지도자들의 공동체의식의 결여가 또 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한기총 사태나 감리교 문제 그리고 소망교회 문제 등의 발화지점을 보면 모두 지도자 당사자들의 공동체 의식의 결여에서 비롯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며 한국 교회 전체를 생각하고 염려하는 의지가 결여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 교회는 이미 지도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교단 내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조차도 교단이 제제하거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 단내 대형교회들의 문제들은 교단이 간섭할 수 없는 치외법권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그렇다고 해결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교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들은 스스로 해결하고 치유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제는 종교개혁을 단행하는 심정으로 우리 기독교 지도자들부터 뼈를 깎는 자성의 몸부림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자기부정 의지를 시급하게 발휘하여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기독교 지도자들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내려놓음의 의지가 발휘하여야 한다. 모든 갈등의 문제는 당사자들이 내려놓지 않음으로서 야기된 데서 기인한다. 각종 기득권과 자기주장들을 무서운 마음으로 포기하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 하나님 앞에서 발가벗겨진 심정으로 자기부정의 고백을 소리 높여 외칠 때 모든 갈등들은 치유되고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 교회는 이제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지금 한국 교회에는 가장 기초적인 상식조차도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내면의 투명화와 질서를 유지하여야 한다. 사회에 공감을 줄 수 있을 만큼 속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어야 하며 합리성과 상식이 통하여야 한다. 그때 한국사회는 다시 한국 기독교를 인정하게 될 것이고 신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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